혜성처럼 나타난 트레일블레이저, 소형부터 준중형 SUV 넘나든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쉐보레의 효자 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 RS. 지난달까지 누적 26만 대가 글로벌 시장에 판매됐다. 현재 기준으로 월평균 1만 대가 수출 길에 오르고 있는 셈이다. 2018년 군산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한국에서의 GM 철수가 연일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던 중 혜성처럼 나타난 트레일블레이저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RS를 만나러 갔다. 막 시승을 마치고 나온 녀석은 오프로드를 달려온 흔적이 역력했다. 세차를 했지만 오랜 시승 경력자의 눈을 피할 수는 없다. 진흙이 타이어 및 휠과 바디 하부까지 묻어 거친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사실 트레일블레이저는 거친 길을 주로 달리는 오프로드용 SUV는 아니다. 모던한 느낌의 도심형 SUV지만 2022년형 RS 모델의 넘치는 힘에 사륜(험로주행)모드를 덧입히면서 일어난 일이 아닌가 한다.
시승 모델은 스노우 화이트 펄 색상을 기본으로 모던 블랙을 루프에 투톤으로 처리해 세련되고 날렵한 인상을 보여 줬다. 시내 도로로 끌고 나가면서 핸들과 계기판 및 센터페시아 등 한국GM으로부터 이어진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다만 센터의 모니터 커버를 자연스러운 역(逆)사다리꼴 구조로 만들어 시인성을 높이고 모니터가 커 보이게 했다.
핸들은 D컷으로 주행을 즐기는 젊은 세대의 감각에 맞췄다. 핸들 D자 형태 하단의 구멍은 개인적으로 칭찬하는 점이다. 도심 주행 출퇴근 시 차량이 밀릴 때 좌우 공간을 비롯해 손을 거치할 수 있는 용도로 쓸 수 있다. 차량 기능을 활용하는 버튼의 위치나 아이콘은 조작이 용이했다.
오프로드를 달릴 수는 없지만 도심에서 느낄 수 있는 4륜 구동의 효과를 활용해 보고자 강제로 AWD를 선택했다. 여기에다 스포츠 모드를 함께 얹으면 도심 내 오르막 도로에서의 등반 능력도 알 수 있다.
트레일블레이저 RS의 성능은 기대 이상. 평지 주행 능력이 좋은 차량도 등반 구간이 나타나면 축 처지는 경우를 만날 수 있는데 트레일블레이저 RS는 이태원을 빠져나와 장충체육관 방향으로 올라 동대문운동장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기까지 오르막과 내리막을 교대로 안정적인 주행 능력을 보였다.
트레일블레이저 RS는 GM의 차세대 엔진이라 불리는 E-터보 엔진에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156마력에 최대토크 24.1kg.m의 성능을 보이면서도 리터당 평균 12.9km의 연비 능력을 보였다. 한국GM은 전면 그릴에 적용된 액티브 에어로 셔터가 공기의 저항을 감소시켜 연비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쉐보레는 트레일블레이저 RS에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얹어 운전자가 시선을 전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안전성은 2020년 신차안전도평가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며 별5개로 1등급을 획득했다. 78%의 고장력 & 초고장력 강판 적용으로 차체 강성을 높였고 전면과 측면에 사이드 임팩트 빔 등으로 운전자의 안전을 우선으로 설계했다.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ACC) 및 6에어백, 전방 충돌 경보 및 거리 감지시스템과 저속 긴급 제동시스템, 보행자 감지 제동 및 차선이탈 유지 보조 시스템까지 적용해 안전한 주행 및 운전자의 사고 예방까지 고려했다. 특히 ACC 기능이 회전 구간에서는 자동 감속 및 자동 가속 기능을 통해 고속 주행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케 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소형 SUV로 출격했지만, 현대자동차 투싼이나 기아의 스포티지까지 경쟁차종으로 볼 정도로 공간이나 성능이 뛰어나다. 투싼이나 스포티지의 구형 모델과는 차체 크기도 비슷한 수준이다. 차박으로 대변되는 최근의 여가 활동에 트레일블레이저 선호도가 높은 이유로도 보인다. 여기에 최첨단 안전 사양까지 대거 적용해 한국GM의 효자 노릇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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