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신임 사장과 한국 출시 앞둔 GMC 시에라 드날리

GM 브랜드 데이에서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 [한국GM]
GM 브랜드 데이에서 한국지엠 경영정상화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 [한국GM]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한국GM에 새로운 빛이 스며들고 있다. 지난 6월3일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신임 사장의 취임을 비롯해 최근 미국 GM 본사에서 한국에 GMC를 론칭(Launching)하겠다는 의지를 꺼내 보이면서 ‘재도약을 위한 신호탄’을 올린 것이라는 업계 풀이가 나온다. 특히 대형 차량 인기에 힘입어 국내 들여온 미국산 차량의 판매도 약진하고 있는데다 수출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실적도 1년 만에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1년 만에 최고 실적 6월 판매 2만6688대…트레일블레이저 인기 여전 
2023년 창원공장 C-CUV 양산 예정…내수·수출 두 마리 토끼 쫓는다

한국GM이 지난 6월 총 2만6688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한국GM은 이번 실적이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실적으로 기록됐다고 밝혔다. 수출만 놓고 보면 전년 동월 대비 5.3% 증가해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지난 1일 한국GM에 따르면 국내기술로 개발 및 생산한 트레일블레이저 및 트레일블레이저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뷰익의 앙코르 GX 등이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이들만으로도 3.6%의 증가세를 보였다. 내수도 그간 반도체 부족 등의 이유로 밀렸던 차량 고객 인도에 속도를 내며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GM 측은 이날 쉐보레 콜로라도의 내수 판매가 총 264대로 전년 동월 대비 31.3%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픽업트럭이 캠핑과 차박 등 코로나19 이후 바뀐 여행의 흐름으로 강세를 나타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풀박스 프레임 바디를 기반으로 하는 튼튼한 차체가 온오프를 넘나들며 안전한 주행을 인정받은 것도 주효했다는 풀이다. 

여기에다 최근 출시된 쉐보레 더 넥스트 이쿼녹스는 299대 판매되며 시장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간 미국에서 1분기 크로스오버 부문 3위를 달성하는 등 해외의 인기에 반해 한국 내수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했던 이쿼녹스가 신 모델 출시와 함께 판매 성장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GMC 한국 들어 온다…한국GM 불씨 피울까

또 주목할 것은 GMC의 등장이다. 지난 6월22일 한국GM은 GMC의 한국 도입을 밝혔다. 지난 6월3일 취임한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신임 사장은 이날 GMC의 한국 도입과 관련 내용을 밝히고 그 첫 모델로 GMC의 ‘시에라 드날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GMC 시에라 드날리의 국내 공식 판매 일자를 조율하고 있다”면서 “연내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쉐보레의 중형 픽업트럭인 콜로라도의 성공을 바탕으로 내수 시장에서의 프리미엄급 픽업트럭에 대한 성공 가능성을 지속 모니터링 해왔다”며 “그 결과 GMC 시에라의 국내 출시를 결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이미 많은 소비자들이 GMC 브랜드 및 시에라 제품에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GM 역시 연내에 소비자들을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GM 브랜드 데이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소개하는 노정화 한국지엠 마케팅본부 상무. [한국GM]
GM 브랜드 데이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소개하는 노정화 한국지엠 마케팅본부 상무. [한국GM]

여기에 캐딜락도 국내에서 약진하고 있다. 독일과 일본계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내수 시장에서 미국계 차량이 확장할 틈이 많지 않으나, 최근 대형화 추세에 따른 SUV 및 픽업트럭을 앞에 내걸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온 결과로 여겨진다. 특히 쉐보레의 타호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캐딜락의 에스컬레이드는 프리미엄 대형 SUV의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캐딜락이 가지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성은 한국GM의 쉐보레 브랜드와 나란히 성장해왔다. 여기에 GMC 브랜드가 가미되면서 단 한 개 차종이 상륙하더라도 국내에서 GM의 입지가 사실상 확대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의 새로운 입지 ‘7전8기’ 신화 이룩할까?

한국GM은 2018년 군산 공장 폐쇄와 함께 한차례 큰 위기를 맞이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산업은행을 비롯 국내 채권은행과의 협의 등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고 공장 생산량도 늘리기로 결정했다. 고비도 있었지만, 국내 R&D(기술개발) 수준은 말리부와 스파크, 그리고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트레일블레이저 등을 앞세워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다만 그간 인기리에 판매되다 단종의 길로 가게 된 차량들도 여러 종 있었고, 단종을 예정하는 차량들도 있다. 앞서서는 GM의 한국 철수에 대한 의혹도 큰 파장을 불렀다. 노사 갈등은 길어졌고, GM 본사와 한국GM 임원진들은 진압에 땀을 뺐다. 

7전8기의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국GM은 여전히 시끌시끌하다. 해마다 임금단체협상 등으로 세간의 지탄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볼트EUV 등 전기차를 비롯한 신모델 출시는 아직도 고객들의 관심 대상이다. 그만큼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기대로 보인다. 쉐보레 브랜드를 업은 한국GM, GMC, 캐딜락으로 이어지는 GM의 한국내 3형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 

GM 역시 한국 내수시장이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를 통해 정확하게 판별 받을 수 있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유럽과 일본계 차량들 역시 인기에 대한 척도를 한국에서 판단해 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또한 앞선 한국의 기술력도 한국GM의 존재가 필수인 것을 증명한다. 오는 2023년 한국GM의 창원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 C-CUV가 내수와 수출에 다시 한 번 혁신을 불러일으킬지 기대된다.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GM 부사장은 “한국GM은 쉐보레와 더불어 최근 GM의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인 GMC 도입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한층 더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최근 선보인 시에라, 타호 등 GM의 다양한 제품들에 대한 국내 고객들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하반기 더욱 원활한 고객 인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내수 시장에서 GM 내 브랜드들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GM 브랜드 데이에서 캐딜락 브랜드를 소개하는 서영득 캐딜락코리아 대표. [한국GM]
GM 브랜드 데이에서 캐딜락 브랜드를 소개하는 서영득 캐딜락코리아 대표. [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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