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의 도로와 도시들이 교통대란과 쓰레기 더미로 몸살 앓을 날이 바로 코앞이다. 길고 긴 설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법정 연휴일수는 딱 3일간, 하지만 바로 주말로 이어져 사실상 5일간의 연휴다. 게다가 가령 연휴 시작 직전의 화요일과 월요일을 연차휴가로 쓴다면 그 직전 주말을 합해서 무려 9일간의 연휴가 가능하니 시민의식이 확 바뀌거나 특단의 대책이 효과를 낸다면 혹 모를까 교통과 쓰레기 대란은 그야말로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여서 놀기를 매우 좋아한다. 놀아도 슬슬 노는 게 아니라 화끈하고 흐벅지게 논다. 더러는 우악살스럽기 조차 하다. 곳곳에 노래방 없는 데가 없고, 프로급의 노래실력에 춤과 웃기기 솜씨를 뽐내는 사람이 수백만은 족히 될 것이다. 그 어려웠던 보릿고개 시절에도
최종문학장
기자
2008.02.04 18:56
-
소리만 요란한 ‘헛방’이 아니었다. 덕지덕지 더께처럼 쌓인 울화와 스트레스를 단 숨에 날려 보낸 진짜 ‘한방’이었다. ‘한방’이냐 ‘헛방’이냐 피 터지는 공방전으로 사람들의 속을 끓탕치게 했던 대선 이야기가 아니다. 며칠 전 연말을 포함해서 지난 24년간 매년 12월 29일이면 거의 빠짐없이 만원청중과 함께 즐겼던 ‘솔리스트 앙상블’ 이야기다. 하필이면 ‘솔리스트 앙상블’? 50명 이상의 대표적 성악가들로 이루어진 남성 합창단의 음악적 퀄리티와 청중을 위한 서비스, 그리고 고품격 재미가 장난이 아니어서 송년 음악회로는 그야말로 ‘딱’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솔리스트 앙상블’이 베토벤의 ‘교향곡 9번(합창)’이나 헨델의 ‘메시아’ 등 명작대곡을 연주하는 여느 송년 음악회보다 조금 가볍지만 차별화
최종문학장
2008.01.07 16:13
-
내 경험에 의하면 조직의 경영원리와 리더십을 설명할 때 좀 진부한 느낌이 들더라도 오케스트라와 음악감독 또는 지휘자에 비유해서 설명하는 게 가장 좋다. 국가 또는 정부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조직의 통치, 또는 경영원리가 오케스트라의 그것을 쏙 빼 닮았기 때문이다. 며칠 후로 다가온 12월 19일을 제17대 대통령 선거일로 보기 보다는 앞으로 5년간 우리 ‘대한민국 오케스트라’를 이끌 새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선택하는 날로 삼고 누구를 선택할까 고민하는 게 더 편한 이유다. 그런데 축일이 돼야 할 그날을 생각하는 국민들의 어깨가 일천근이요 마음이 일만근처럼 무거운 이유는 대관절 무엇일까? 올해 내내 계속된 그야말로 유치찬란한 폭로공방을 축으로 한 ‘온리 네거티브’선거전 때문일 수도 있지만 혹시
최종문학장
기자
2007.12.14 13:44
-
‘킹카’ 라는 말이 있다. 얼짱, 몸짱, 매너짱을 일컫는 ‘짱’ 과 비슷한 뜻으로 쓰이는 말인데 카드놀이에서 으뜸 패로 꼽히는 ‘킹 카드’(K)가 그 뿌리다. ‘퀸카’ 는 킹 다음의 버금 패인‘퀸 카드??(Q)의 준말이고, 1-9까지의 보통 카드는 뭉뚱그려 ‘물카’ 라 한다. 이 세 가지 용어 모두 미팅 또는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방의 외모를 지칭하는 젊은이들의 은어로 한 동안 사용됐다. 이제는 학벌, 가정, 직업, 연봉규모 등 갖가지 기준에 따라 킹카, 퀸카, 물카 따위의 타이틀을 붙이는 것으로 진화됐다. 요즘 젊은이들의 냉정한 현실주의와 영악한 공리주의의 산물이지만 뭔가 좀 서글프고 안쓰럽고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킹카는 그 개념이 다르다. 21세기의 핵심 키워드인
최종문학장
2007.11.12 14:50
-
이번 ‘2007 남북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지지도가 회담 이후 53.7%(KBS+미디어리서치), 또는 43.4%(SBS+한국리서치)로 급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84.3% 에 이른다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조사결과(2007.10.5)가 그 근거다. 천만다행이다. 남북관계의 발전이라는 측면 외에도 임기가 몇 달 남지 않은 대통령과 정부의 레임덕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도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정상회담의 모든 프로세스와 메커니즘이 모두 옳고 바람직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자존심에 생채기를 낸 일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월 3일
최종문학장
2007.10.15 13:57
-
이제 세계는 일일생활권으로 글로벌화 되어 지구촌 한 구석에서 일어난 일도 즉시, 일파만파로 전파되기 일쑤다. 소전염병인 광우병도 그렇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작은 금융위기도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있다. 1997년의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 7월에 시작된 태국, 인도네시아의 외환위기가 그해 11월, 12월에 한국을 급습했는가 하면 최근 미국에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유럽, 아시아에 거의 동시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불안해소를 위한 시스템적 사고에 의한 관리는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영역 전반에 걸쳐 요청된다. 얼마 전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는데도 천정부지로 계속 올라갈 줄만 알고 모여든 개미투자자들이 떨어질 때 쯤 빠르게 대출까지 해서 주식에
최종문학장
2007.09.17 00:00
-
영화 ‘타이타닉’(1997년,제임스 카메룬 감독)은 두 젊은이의 지고지순(至高至純)한 러브스토리가 매우 아름답다. 그리고 호화 여객선 타이타닉 호의 침몰 시 승객 2천2백명 중 7백여명을 구하고 자신은 배와 운명을 같이 한 선장과 승무원들의 모습도 의롭고 아름답다. 곧 닥쳐 올 자신의 죽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승객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겠다는 승무원들의 모습은 마치 경건한 제사의식을 드리는 성자였다. 그리고 여성과 아이들을 구명정에 먼저 태우라는 명령을 내리고 바닷물이 밀려오는 조타실로 들어가 홀로 최후를 맞이하는 선장, 자신만 먼저 탈출하려는 파렴치한 승객들을 권총으로 다스리고 자살한 선원의 모습은 차라리 거룩한 희생제물이었다. 침몰하는 여객선의 선상에서 음악연주를 계속했던 스트링 앙상블 멤버들도 수
최종문학장
2007.09.10 14:54
-
세상이 너무 살벌하고 썰렁하다. 대립과 갈등, 증오와 저주, 술수와 책략이 거침없이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목소리가 큰 사람, 얼굴이 두꺼운 사람, 눈치 빠르고 몸놀림이 잽싼 사람들이 윗자리에 앉는 세상이다. 큰 소리로 분위기를 제압하는 사람, 반칙 저지르기를 밥 먹듯 하되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사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끼어들기와 새치기를 잘 하는 사람이 재미를 보는 세상이다. 그리고 위선의 가면이 벗겨질 것 같으면 ‘도둑놈 허접 대듯’ 둘러대다가 여차하면 삼십육계 줄행랑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목에 힘을 주고 행세하는 세상이다. 시와 낭만이 없고 해학과 풍류도 없으니 스산하기 짝이 없다. 이 같은 사회현상을 약간 느끼하고 닭살 돋는 어법으로 말해 본다면 토머
최종문학장
2007.08.13 15:46
-
세상이 너무 살벌하고 썰렁하다. 대립과 갈등, 증오와 저주, 술수와 책략이 거침없이 횡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목소리가 큰 사람, 얼굴이 두꺼운 사람, 눈치 빠르고 몸놀림이 잽싼 사람들이 윗자리에 앉는 세상이다. 큰 소리로 분위기를 제압하는 사람, 반칙 저지르기를 밥 먹듯 하되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사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끼어들기와 새치기를 잘 하는 사람이 재미를 보는 세상이다. 그리고 위선의 가면이 벗겨질 것 같으면 ‘도둑놈 허접 대듯’ 둘러대다가 여차하면 삼십육계 줄행랑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 목에 힘을 주고 행세하는 세상이다. 시와 낭만이 없고 해학과 풍류도 없으니 스산하기 짝이 없다. 이 같은 사회현상을 약간 느끼하고 닭살 돋는 어법으로 말해 본다면 토머
최종문학장
2007.08.13 15:46
-
맹신(盲信)은 맹종(盲從)을 낳고, 그 반복과정을 통해 광신(狂信)으로 진화한다. 그리고 광신은 광기(狂氣)와 광분(狂奔)으로 치닫기 마련이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여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중국관헌에 체포된 사람을 교주로 떠받드는 사이비 종교단체와 교묘한 사기 마케팅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낸 혐의로 구속돼 있는 사람의 기업도 맹신의 그늘에서 자라나 광신의 덫에 걸린 칙칙한 열매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의 문제인 동시에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이 수반되니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문제는 정치적, 또는 사상적 맹신과 광신의 경우다. 그것은 법적 심판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거나 심지어 깔보기도 하는 정치영역인 데다가 국민들의 일방적 희생이 어김없이 뒤따르기
최종문학장
2007.06.18 14:18
-
맹신(盲信)은 맹종(盲從)을 낳고, 그 반복과정을 통해 광신(狂信)으로 진화한다. 그리고 광신은 광기(狂氣)와 광분(狂奔)으로 치닫기 마련이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여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로 중국관헌에 체포된 사람을 교주로 떠받드는 사이비 종교단체와 교묘한 사기 마케팅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낸 혐의로 구속돼 있는 사람의 기업도 맹신의 그늘에서 자라나 광신의 덫에 걸린 칙칙한 열매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개인의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의 문제인 동시에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이 수반되니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문제는 정치적, 또는 사상적 맹신과 광신의 경우다. 그것은 법적 심판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거나 심지어 깔보기도 하는 정치영역인 데다가 국민들의 일방적 희생이 어김없이 뒤따르기
최종문학장
2007.06.18 14:18
-
해당자와 그 가족은 물론, 웬만큼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지긋지긋 넌더리를 낼 만큼 무지막지하고 야비한 국가적 관행이었던 ‘연좌제’, 이것이 지난 1980년 헌법으로 금지되자 그 괴물은 진짜 완전히 없어질 줄 알았다. 다시는 이 땅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 것으로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역사의 저편으로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던 ‘연좌제’가 지금도 기세 등등, 그 위세가 여전하니 문제다.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한 과거의 ‘원조 연좌제’는 사라졌지만 훨씬 더 뻔뻔하고 간교하게 진화된 ‘변종 연좌제’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가 아닌 보통시민의 눈으로 보았을 때 불특정 다수의 보통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적용받는 ‘변종연좌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금융기관의 ‘신용연좌제’와 요즘
최종문학장
2007.05.21 15:17
-
해당자와 그 가족은 물론, 웬만큼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지긋지긋 넌더리를 낼 만큼 무지막지하고 야비한 국가적 관행이었던 ‘연좌제’, 이것이 지난 1980년 헌법으로 금지되자 그 괴물은 진짜 완전히 없어질 줄 알았다. 다시는 이 땅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 것으로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역사의 저편으로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던 ‘연좌제’가 지금도 기세 등등, 그 위세가 여전하니 문제다.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한 과거의 ‘원조 연좌제’는 사라졌지만 훨씬 더 뻔뻔하고 간교하게 진화된 ‘변종 연좌제’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가 아닌 보통시민의 눈으로 보았을 때 불특정 다수의 보통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적용받는 ‘변종연좌제’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금융기관의 ‘신용연좌제’와 요즘
최종문학장
2007.05.21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