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GLE 450 4Matic, 부드러운 ‘강함’으로 도로 점령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아마추어적인 마인드지만 이 정도 크기 되는 SUV를 시승할 때면 내뿜는 파워에만 집중하게 되곤 했다. 그런데 GLE 450 4Matic은 운행 중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기대치 못한 의외의 부드러운 면이 있었다. 창과 노면으로부터 스며들어 오는 방음과 진동을 잘 차단했을 테지만 미세하게 느껴지는 6기통 엔진은 부드러움 뒤에 힘을 숨긴 채 도심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중복(中伏) 이다. 더 이상 뜨거워지기도 힘들 만큼 더운 날 시승 일정이 잡혔다. 달리 말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독일계 고가 브랜드인 벤츠의 GLE 450은 중형 또는 준대형 수입 SUV 가운데서도 고급형에 속한다. 기회를 놓치기 아쉬워 시승을 하기로 했다.
그간 벤츠의 SUV 시리즈인 엔트리 모델 GLA부터 GLB, GLC를 시승해 오면서 익숙해진 벤츠 특유의 기어 변속 레버를 만나니 반가웠다. 간혹 일본계 박스형 차량 중에 간간이 만날 수 있는 핸들형 기어변속 레버는 익숙해지면 오히려 센터페시아 하단에 위치한 기어 레버보다 더 편할 때가 있다.
GLE 450 탑승과 함께 에어컨 및 통풍시트를 풀가동했다. 우선 땀을 식히며 서울 도심을 벗어나기로 했다. 평일 낮 시간이지만 서울역과 용산역 앞 도로를 지날 때면 여느 운전자들과 마찬가지로 때론 지친다. 촘촘한 신호등 때문이거나 유동 차량이 많아서겠지만 유독 힘든 도로 가운데 하나다.
한강이 다가올수록 힘이 났다. 강변북로에 올리고 달리다 한강을 건넜다. 다리를 지나 올림픽대로로 넘어가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자율주행 2단계의 성능 테스트에 돌입했다. 벤츠 GLE는 지난해 유럽의 신차평가제도(NCAP)에서 자율주행 레벨 2 수준의 주행 보조 테스트에서 ‘Very good(매우 좋음)’ 등급을 받아 냈다.
‘인증이 거저가 아니구나’ 싶었다. 차간거리를 조절하며 주행하는 실력은 제법이었다. 직접 운행하는 것 이상으로 완급 조절까지 하는 듯 부드럽고도 예리했다. 벤츠가 이를 자율주행이 아닌 주행 보조시스템이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는 만큼 운전자는 절대 전방 주시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GLB나 GLC 역시 이에 못지않은 성능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생각이다.
외곽고속도로로 빠지면서 가속성능도 조금 맛 봤다. 벤츠가 공식적으로 이른바 ‘제로백’을 5.7초로 밝히고 있어 운전자라면 당연히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주변의 교통 상황을 확인하고 조금 속도를 줄였다가 힘껏 밟았다. 367마력의 힘은 폭주했다. 밟는 순간 시속 100km에 도달한 것 같은 착각마저 들 만큼 힘은 남았다. 브레이크 성능도 부족함 없이 단단하게 작용했다.
벤츠에 따르면 최대토크 54kg.m는 1600~4500rpm에서 발휘된다. 3.0리터 가솔린 6기통 엔진에 9G-트로닉(Tronic) 변속기를 얹어 부드러운 가속에서 느끼기 힘든 엔진의 힘과 진동을 제대로 느꼈다.
벤츠는 엔진과 변속기 사이 48V 통합 전기 시스템(마일드 하이브리드)을 얹어 22마력의 출력과 25.5kg.m의 토크를 더했다. 총 200km의 시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벤츠가 GLE 450에 얹은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은 아델(Adele)의 ‘Hello’로 차 안을 가득 채우며 짜릿함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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