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 408 GT 타고 얼마나 달려봤니?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푸조의 가치는 달릴 때 느낄 수 있다. 오랜 기간 디젤 엔진의 효율적인 연비 성능을 증명해왔던 푸조의 차량들이 가솔린 엔진을 얹고 모양새를 제대로 갖추기를 기대해 온 것은 비단 유럽에 있는 푸조 마니아들만의 바람은 아니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시장 장악력을 손에 쥔 푸조는 모든 자동차 오너들의 기대이기도 했다. 그만큼 푸조의 역사와 잠재력은 완성차업계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본보기가 되기도 한다. 그 끝단에서 만난 푸조 408 GT를 달려 1200km 주행을 완성했다.
장거리 주행을 계획하며 푸조 408 GT를 만나자 여느 때와는 기분이 달랐다. 최근 다운그레이드(Down grade)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푸조 408 GT. 이에 ‘1200cc 엔진으로 1200km를 주행해본다’는 나름의 의미도 부여했다. 그런데다 야성미 넘치는 외부 디자인마저 주행의 기쁨 선사했다. 주차장에 들어설 때면 눈길을 사로잡았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차량으로 돌아오면 차량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모여 있었다.
물론 외형의 실루엣만으로도 408 GT의 매력은 선방했다.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 특히 엔터테인먼트 기능의 업그레이드는 408을 시승하는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푸조가 보유하고 있는 중형 SUV 3008이나 5008 역시 동일한 엔진을 적용하고 있었으나, 내부 인테리어 측면에서는 단연 408 GT가 앞섰다.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스마트폰 연결 서비스 ‘안드로이드 오토’의 적용은 유선으로 접속시켜야 했던 아쉬움을 날렸다. 더불어 계기판으로부터 이어져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10인치의 와이드 모니터로 보여주는 내비게이션과 차량의 각종 기능은 기존 모델들에 비해 시인성(視認性)을 훨씬 높였음은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차량에 앉으면 시동버튼의 위치부터 맘에 든다. 스티어링 휠 뒤에 숨어 있기보다 눈 아래 드러나 있는 버튼으로 1초라도 빨리 움직이고자 하는 의지가 느껴진다. 단 유럽인들이라면, 어쩌면, 쉬이 넘어갈 수 있겠지만 한국인으로서는 바깥쪽에 위치한 빨간 삼각형의 긴급버튼의 자리가 한 가지 아쉬움이었다.
그럼에도 화면 내 원터치형 버튼 일색인 최근의 추세를 넘어 직관적인 물리버튼을 남겨준 데 조금의 고마움을 느끼며 차량의 시동을 걸었다. 어쩌면 ‘부릉’하는 스포츠카나 슈퍼카 수준의 시동음을 기대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살짝 제정신으로 돌아와 주행을 시작했다. 일반(normal)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자 기대 이상의 반응을 내보였다.
나쁘지 않은 초반 스피드와 저속 구간의 가속력에 오히려 화가 났다. 좀 더 느린 반응을 기대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1200cc 가솔린 세단을 향한 편견이다. 자동차를 처음 배울 때만 하더라도 1300cc, 1500cc, 1600cc 등으로 점점 올라갈수록 당연히 출력과 가속력을 더해가는 것이라고 느꼈었다. 하지만 최근의 다운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차량들은 이런 고정관념을 벗어야 제대로 누릴 수 있다.
에코(Eco)모드에서의 출력은 1200cc 다움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것도 잠시. 스포츠(Sport)모드를 선택하고 달려보면 408 GT의 GT다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스포츠카처럼 ‘쌩’하고 달려나갈 수는 없지만 길거리를 화면에 담는다고 가정해보면, 빠른 화면으로 돌리듯 신나게 주행할 수 있었다. 더불어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깊이의 단차로부터 얻어지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었다.
서울을 출발해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 경상도, 지리산을 넘어 전라도를 돌아 다시 충청도와 경기도를 거쳐 서울로 오기까지 총 1200km를 1200cc의 푸조 408GT와 함께 하는 동안 평균 연비는 리터당 평균 14.0km를 기록했다. 총 1200km 주행 중 평균 속도는 약 50km/h를 유지했고 장거리 주행에서는 고속도로보다 각 지방의 자동차 전용도로를 이용했다.
스텔란티스코리아에 따르면 직렬 3기통의 1.2리터 퓨어테크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한 푸조 408 GT는 푸조 특유의 경쾌한 핸들링이 더해져 도심 및 일상 주행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한다. 공식적인 최고출력은 131마력에 최대토크는 23.5kg.m를 발휘한다. 복합 효율은 리터당 평균 12.9km라는데 이번 주행에서는 이를 훌쩍 넘겼으니, 매우 흡족한 결과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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