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 차량의 대명사 캐딜락‘에스컬레이드’ 타고 1400km 주행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대한민국을 향해 차량을 쏟아내고 있다. 그만큼 한국시장이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면서 업체들은 비판도 감내하면서 한국 소비자의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 미국계 대형 SUV의 대표 주자로, 최근 국내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의전용 차량의 대명사, 캐딜락의 에스컬레이드를 시승했다.
사실 에스컬레이드가 미국에서는 대형 SUV에 해당하지만, 국내에서는 대형을 넘어 플래그십 초대형 SUV로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국내 여건에 맞춰 자동차 분류가 세분화됐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중형급 SUV로 불리는 차량들이 북미에서는 소형 SUV로, 국내 준대형급 SUV들이 북미에서는 중형 SUV로 불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해가 쉽다.
그렇게 초대형 또는 플래그십 SUV로 불리는 에스컬레이드를 만났다. 가까운 교외나 이웃 도시 정도를 방문하는 것으로는 그 매력을 제대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았다. 에스컬레이드의 매력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최소한 미국 1개 주를 횡단하는 수준으로 주행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왕 시동을 걸었으니,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서울을 출발해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원도 원주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를 따라 경북 안동으로, 경주로, 다시 대구광역시를 들러 대구-광주고속도로를 타고 광주광역시로, 더 내려가서 전남 목포로 갔다. 목포 유달산 끝자락 바다와 맞닿은 곳에 위치한 식당을 찾아가 준치회와 준치무침을 먹고 서울로 올라왔다.
주행 거리로는 총 1450km를 달렸다. 이 정도는 달려야 미국을 대표하는 차량이 한국에서 얼마나 잘 달리는지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나라를 삼천리금수강산이라 부른다. 그렇게 3000리를 환산해 보면 1178km정도 되므로, 부산에서 출발해 우리나라를 넘어 만주벌판까지 달려 나간 정도의 거리를 이번 시승으로 주행한 셈이다.
우선, 에스컬레이드의 큰 차체는 장거리 운전에 대한 피로감을 확연히 줄여줬다. 차량이 큰 만큼 높은 시야각으로 주변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또한 프리미엄이라 불리는 만큼, 세단 수준의 질 좋은 승차감을 제공했다. 이는 주행 중 운전자가 가질 수 있는 부담을 줄여주는 역할도 했다. 높은 시야와 편안한 승차감은 좋은 차의 기본 조건이 된다.
여기에다 6.2리터 8기통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은 말 그대로 ‘과한’ 출력 성능을 갖추고 있었다. 426마력의 최고 출력에 무려 63.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도로에서 마음만 먹으면 어떤 순간에도 힘차게 치고 나갔다. 캐딜락이 적용한 풀타임 사륜구동 성능은 어느 순간에도 힘을 드러냈다. 주행의 안정성은 두말하면 잔소리. 그럼에도 브레이크는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시동을 걸 때도 묵직한 배기음이 공기를 진동케 하지만, 치고 나갈 때도 중후한 배기음을 동반했다. 일종의 힘껏 달린다는 신호인 셈인데 1열 탑승 시에 느낄 수 있는 배기음과 엔진의 펌프질은 제법 짜릿했다. 그러면서도 정속으로 주행할 때는 AKG 스튜디오 레퍼런스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해 입체감 있는 음향으로 탑승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이미 오디오 시스템 등으로 잘 알려진 AKG의 사운드는 에스컬레이드 실내에 36개 스피커를 통해 풍부한 사운드를 구현했다. 모니터에 보이는 사운드 시스템의 그래픽 효과마저 눈을 즐겁게 했다. 이른바 ‘막귀’라 불릴 정도로 음향 차이를 모르는 이도 다르게 들을 수 있는 강력한 사운드이 차이점이 분명 있었다.
특히 총 길이가 5.38미터에 이르는 만큼 2열과 3열 폴딩 시 3427리터의 광활한 적재공간을 드러냈다. 3열만 접어도 2065리터의 적재공간을 제공하는 만큼 장거리 여행이나 가족 여행 시 충분한 짐을 실을 수 있다. 그럼에도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에 의해 업계 최고 수준의 서스펜션 응답력으로 초대형 차체가 여행을 가는 탑승객에게 편안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번 시승을 통해 ‘큰 차는 대한민국 지형에 맞지 않아’라던 일각의 비판적인 시각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는 판단이다. 오히려 대한민국만큼이나 도로가 잘 구성된 곳이라면 더더욱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장점을 잘 확인할 수 있다고 답하고 싶다. 분명 협소한 주차 공간에 의한 제약은 있을 수 있지만 최근 정부의 신설 건물 주차 공간 확대 정책은 차량의 대형화 추세에 걸맞다고 본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를 한번쯤 시승해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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