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의 막내 SUV 트랙스, 준중형으로 거듭나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쉐보레의 막내로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트랙스는 2023년을 맞아 전혀 달라진 새로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크로스오버라는 수식어와 함께 등장한 신형 트랙스는 그간의 통통하고 귀여운 모습보다는 훨씬 더 날렵하고 세련된 모습을 갖췄다. 특히 체급에 비해 큼직한 전면 그릴은 마주할 때 트랙스 크로스오버만의 이미지를 확실히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 주행 능력마저 갖춘 쉐보레의 막내 SUV가 크로스오버로 변신에 성공하면서 소형을 넘어 준중형급의 실내공간과 실루엣을 지닌 것에 박수를 보낸다.
올 초 북미 시장에 공개되면서 뜨거운 찬사를 받았던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트랙스 2세대 모델이지만, SUV보다 자세를 조금 낮추면서 세단과 SUV의 장점을 모두 잡아냈다는 평을 받는다. 이전 모델 보다 넓고 강렬한 이미지를 갖춘 전면의 라디에이터 그릴은 황금색 크롬으로 라인을 강조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특히 측면 실루엣은 얼핏 최상위 대형 SUV인 트래버스의 모습도 살짝 비친다. 그만큼 전체적인 형태는 길고 단단해진 모습을 띈다. 여기에 고급스러워 보이는 휠을 적용하면서, 트랙스는 더욱 빛을 냈다. 바람을 가르며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준비가 된 새끼사자처럼 으르렁대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올랐다.
우선 계기판부터 중앙모니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조합은 이전 트랙스에 비해 상당히 훌륭했다. 직전의 트랙스는 1세대 초기 모델에 비해 훨씬 자연스러워진 계기판과 중앙모니터를 갖추고는 있었으나 가장 기본에 충실한 모양새이었다면,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시각의 부담을 줄이고 전체가 조화롭게 이어지는 구조를 이뤄냈다.
좌측 송풍구에서 우측 송풍구로 이어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라인 위에 계기판과 모니터가 올라가면서 부드러운 인테리어 효과를 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플라스틱 송풍구에도 동그란 실루엣의 가장자리에 붉은 색의 문양까지 넣어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했다. 다만 검은 색의 하이그로시 패널 뒤에 약 60~70% 수준의 작은 모니터가 계기판이나 중앙모니터에서 정보를 보여주고 있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그럼에도 기어 주변부에 보이는 차선이탈방지 및 오토홀드 버튼이 만족감을 높였다. 더욱이 전자식 주차브레이크는 트랙스가 단순한 소형 SUV에서 준중형 크로스오버로 거듭났음을 알려주는 신호처럼 보였다. 더불어 기어 앞으로는 스마트폰 무선충전과 C타입과 USB 2가지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를 고려한 쉐보레의 배려가 묻어나왔다.
특히 쉐보레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컴팩트한 1.2리터 E-Turbo Prime 가솔린 엔진을 얹어 139마력의 최고출력에 22.4kg.m의 최대토크를 구현해 냈다. 가속페달을 밟자, 상위 모델들 못지않은 순발력으로 도로를 박차고 나갔다. 트랙스는 중저속에서 중고속 구간까지 쉬지 않고 속도를 올리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물론 도로에 덩치를 보고 평가받는 거대한 대형 SUV 차량들이 즐비했지만, 트랙스의 가속 페달을 힘껏 밟을 때면 제법 엔진 소리를 그르렁대며 차량들 사이를 치고 나갔다. 기대 이상으로 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힘은 주행하는 동안 핸들을 움켜잡게 했다. 핸들 뒤에 위치한 리모컨 볼륨 조절 버튼이 기분 좋게 와 닿았다.
쉐보레는 트랙스의 전고를 이전 모델 대비 100mm나 낮추면서 전장은 무려 285mm나 늘렸다. 이를 통해 휠베이스가 145mm나 길어지면서 2열 공간의 여유로움이 준중형을 넘어섰다. 실제 무릎이나 머리 공간에서 트랙스는 취재진이 놀랄만한 만족을 줬다.
한편 호돌프 캄포스 GM 차량성능개발 총괄 전무는 지난 3월 취재진들을 만난 자리에서 “(트랙스를 위해) 적합한 크기의 엔진을 골랐다. E-터보 엔진 패밀리는 말리부와 트레일블레이저를 통해 검증이 됐다”라면서 “출력과 주행성능을 인정받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시승하신 분들은 아마 아실 것이다. 굉장한 엔진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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