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오프로드까지 넘본다… 더 뉴 트레일 블레이저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오프로드를 타게 될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 적은 없다. 사실 국내 출시되는 대부분의 SUV는 도심형 SUV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식어가 붙어있어서다. 그렇다고 못 할 것도 없는 것 아닌가. 실제 캠핑과 차박이 유행하는 요즘 어지간한 캠핑 장소는 일부 산을 타고 넘거나 산에 올라야 한다. 그런 산길을 다니다 보면 비포장도로를 만나기 일쑤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는 이런 길도 잘 넘어갈 수 있을까. 결국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오프로드로 내몰았다.
GM이 또 한 번 국내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3월 쉐보레의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출시한 이후 4개월 만에 2024년형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2020년 글로벌 데뷔와 함께 현재까지 62만 대가 넘는 판매실적을 올리면서,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국내 승용차 수출누적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출시된 신형 트레일블레이저는 외관을 조금 더 세련되게 다듬었다. 보닛 바로 아래 그릴의 꼭대기 부분에 위치하던 쉐보레 엠블럼이 듀얼그릴을 가로지르는 크롬바 위에 얹혔다. 양 옆으로 더 날카로워진 헤드램프도 눈에 띈다. 후방의 디자인은 큰 차이는 없으나, 제동 시 관찰되는 LED 후미등은 육면체를 절반 자른 컵(cup) 모양으로 안정감을 키웠다.
차에 오르자 연속성을 강조한 계기판과 11인치의 센터페시아 모니터가 눈에 들어온다. 디지털 계기판은 시인성을 강조했다. 한 가운데 엔진회전수를 나타내는 RPM 수치는 둥근 그래프로 보여주고 그 가운데 수치로 속도를 나타냈다. 가운데 놓인 11인치 모니터는 내비게이션 및 편의 사양 메뉴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선 폰 프로젝션 기능을 탑재했다. 기존 모델에서 상부에 위치하던 송풍구는 가운데 모니터와 공조장치 가운데로 옮겼다.
ANC(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적용해 엔진이나 외부 소음을 명확하게 줄여줄 수 있는 대안도 마련했다. 다만 대다수 소형 SUV로부터 유사하게 나타나는. 고속 주행 시 하부로부터 전해오는 노면 소음은 향후 좀 더 개선의 여지가 남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유리로부터 전해오는 풍절음이나 엔진 소음은 잘 단속했다는 생각이다. Bose의 프리미엄 7스피커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셈이다.
이번 오프로드 시승에 동원된 차량은 RS 또는 ACTIV(액티브) 사륜구동 모델이었다. 타이어는 오프로드 전용으로 교체하지 않고 온로드용으로 출시 당시 장착된 그대로 일반 타이어를 사용했다. 평시 캠핑을 가다 만날 수 있는 상황을 재현한 셈이다. 다만 안전을 위해 쉐보레 사륜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리딩카(Leading car)로 두고 그 뒤를 따랐다.
일부 구간은 물이 흐르며 진흙웅덩이가 생긴 곳도 있었고, 최대 오르막 또는 내리막의 경사는 약 25~30도 수준이었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첫 오르막에 다가섰다.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고 평지를 가듯 살짝 밟았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엔진에 큰 소음 하나 없이 차분하게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했다. 앞서 콜로라도가 지나간 길을 그대로 따라 올랐다.
내리막에서 제동했을 때도 미끄러짐이 전혀 없었고, 4개의 타이어가 땅을 단단하게 짚고 서있었다. 오르막을 오르는 중에는 멈췄다가 재출발하는 과정도 있었지만, 이 때도 트레일블레이저는 ‘슬립’ 현상 한번 없이 ‘야무지게’ 길을 올라섰다. 진흙탕과 물 고인 웅덩이를 지나갈 때도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흔들림으로 흙탕물을 튕겨냈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사륜구동 모델은 Z-링크 서스펜션 시스템을 탑재해 한층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GM의 설명. 사륜구동 모델 특징은 2열 바닥이 볼록 올라온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하부에 전륜과 후륜을 연결하는 축이 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어서다. 도심에서는 전륜 모델도 나무랄 데 없이 충분하지만, 캠핑마니아나 산악주행을 원하는 이들은 사륜구동을 선택하길 권해본다.
한편 트레일블레이저는 GM의 직렬 3기통의 1.35리터 가솔린 E-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로 자연흡기에 맞먹는 성능을 보유했다. 전륜구동 모델에는 효율 극대화를 위한 VT40 무단변속기를 사륜구동 모델에는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를 매칭해 각각 12.9km/h, 11.6km/h의 복합 연비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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