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괴물이 나타났다”… 7인승 대형 SUV 하이랜더의 등장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공식연비를 달성하고자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두고 안간힘을 썼다. 일부 구간에서는 과속하면서 있는 힘껏 가속 페달을 밟기도 했고, 신호등 앞에서는 급출발도 했다. 정차하는 중에는 당연히 무더운 날씨에 맞서서 에어컨을 최대로 가동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총 주행거리 200km 넘게 왕복하면서 얻어낸 주행연비 기록으로는 도저히 토요타가 공개한 하이랜더의 공식연비를 맞출 수가 없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대기 중의 열기가 절정에 달하던 7월 말의 어느 뜨거운 날, 토요타의 2023년 세 번째 전동화 모델 하이랜더가 한국시장에 모습을 공개했다. 토요타가 공개한 하이랜더(highlander)는 공식적으로 국내시장에 처음 등장했다. 이는 하이랜더의 4세대 모델로, 토요타의 한국향 첫 번째 준대형 SUV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명가, 토요타의 첫 도전이 국내 SUV 시장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기대가 된다.
앞서 2020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SUV는 대체로 5인승이 대세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캠핑이나 차박의 유행과 더불어 패밀리카의 이미지로 7인승 중형 이상의 SUV가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대형화 추세에 맞춰 일부 수입 또는 자체 생산 등의 방법으로 7인승 이상의 SUV를 소비자들에게 내놓고 있다.
토요타가 하이랜더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이끌기 위해 가장 내세운 것 가운데 하나도 패밀리카로서의 이미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2열이었다. 2열은 3인 탑승도 충분히 가능한 공간이지만, 2개의 독립시트 설치로 편안함과 안정감을 높였다. 특히 3열 탑승자를 위해 2열 시트의 레일을 움직일 때 널리 통용되는 시트 아래 메탈바가 아니라, 시트 측면에 위치 조절레버를 설치했다. 처음 각도를 기울이고, 앞으로 접은 후 위치 이동을 수월하게 만든 것으로 편의성을 고려한 토요타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토요타는 한국 시장에 출시한 하이랜더에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2.5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달았다. 엔진출력 188마력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더해 총 출력 246마력과 23.9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공식연비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평균 13.8km/ℓ다. 동급 모델에 비해 매우 준수한 연비 성능을 갖춘 셈이다. 국내에서 저공해자동차 2종으로 인정받아 세제혜택과, 공영주차장할인 및 혼잡통행료 면제까지 받게 됐다.
이번 시승에서는 경기도 파주시에서 출발해 인천광역시 영종도를 다녀오는 코스가 선택됐다. 자유로와 평택파주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및 하늘대로 등으로 고속화도로와 국도 등을 번갈아 타며 영종도 서편의 왕산해수욕장 인근 카페까지 왕복으로 총 230km를 주행했다. 하이랜더는 어떤 도로에서도 든든한 주행 성능을 뽐냈다.
특히 이번 시승에서는 효율적인 연비 주행보다는 일상에서 가능한 수준의 주행 성능을 보고자 했다. 때로는 급출발을 포함해 일부구간에서는 급가속까지 하면서 차량의 상태를 확인했다. 심지어 시승 구간의 절반이 넘는 도로에서는 주행모드를 ‘스포츠’로 두고 달렸다. 뜨거운 날씨 탓에 에어컨도 최대로 가동되는 상황이 유지됐다.
그렇게 달려서 얻어낸 연비 성적은 평균 15.5km/ℓ였다. 일부 구간에서는 평균 연비가 16~17km/ℓ를 유지하기도 했다. 계기판에 보이는 연비 성적을 떨어뜨려 보기 위해 급제동을 하기도 하고, 급출발에 급가속을 이었지만, 연비는 숫자 15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실제 3~4인이 탑승하고 적재 물량에 따라 연비가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하이랜더에 적용한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과 수준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토요타는 하이랜더 2열에 전열기 콘센트를 갖춰 캠핑이나 패밀리카로서의 면모를 더욱 부각시키도록 했지만, 일본이나 북미에서 주로 쓰이는 120V 전용으로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일명 ‘돼지코’라 불리는 110V용 어댑터를 사용해야했다. 향후 토요타가 국내 소비자 대응을 위해 배려해주길 권해본다. 아울러 보닛 개방 시 수동 거치대로 고정시켜야 했다. 향후 유압식 댐퍼 등으로 개선 가능성이 엿보인다.
주행 모드 옵션을 얹어 도로 사정에 따른 주행 방법을 고를 수 있도록 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고 판단된다. 스포츠모드에서도 좋은 연비 성적은 그대로 유지되므로 연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미디어 시승을 마치면서 가장 장점으로 꼽힌 것은 역시나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었다. 대형SUV 분류에 포함되는 7인승 하이랜더가 보여주는 연비라고 믿기 힘든 연비 성적은 취재진이 인정하는 점이었다. 고유가 시대, 국내 판매 성적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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