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중도원(任重道遠)’은 ‘태백편(泰伯篇)’에 실린 고사성어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역대 모든 대한민국 대통령은 취임 후 ‘임중도원’의 소명에서 단 하루도 편안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대통령직은 어려운 자리이다.한국이 이룬 ‘한강의 기적’을 말하면 진부한 이야기라고 치부하는 부류가 있지만, 그것은 놀랍게도 한국인에게만 그렇다. 개발도상에 있는 인류에게 한국은 여전히 경이로운 대상이며, 가보고 싶고 배우고 싶은 희망의 나라다.박정희 대통령이 펼친 경국대본(經國大本)은 부국강병과 국태민안으로 압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9.23 09:11
-
조선은 폐쇄적인 자급적 농업 중심 사회였으며, 노비가 전체 인구의 30~40%를 차지한 신분제 사회였다. 조선의 노비는 생사여탈(生死與奪)이 주인에게 있는 재물로서의 노예였다. 노비는 주인의 토지를 경작하고 지대를 바쳤다. 노예적 생산양식이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체제는 ‘지배와 보호’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한 국가체제는 외부의 충격에 무척 취약하다.1592년 4월 13일.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왜군의 한양 도성 침입이 임박하자 4월 30일 선조(宣祖)는 평양으로 몽진(蒙塵, 임금이 난리를 피하여 안전한 곳으로 떠남)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9.19 08:55
-
산업단지의 날은 ‘수출산업공업단지개발조성법’이 제정된 1964년 9월 14일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산업단지는 서울시 구로동(현 구로디지털단지)에 한국수출산업공업단지란 이름으로 조성됐다. 2022년 국내 제조업 생산의 60.6%, 수출 65.5%, 고용 47.9%를 차지하며 한국을 GDP기준 세계 13위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렸다. 현재 1,306개가 있으며, 12만여 기업 233만 명의 보금자리다.한국의 산업구조는 아직도 1960~70년대 ‘박정희 모델’에 근간을 두고 있다. 이승만 정부가 국가의 독립과 국격의 고수를 위한 ‘정치 제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9.13 08:57
-
미국·영국·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중산층을 구분하는 기준의 공통점은 물질이 아니라 정신·문화적 삶의 태도이다. 건전한 신념을 가지고, 페어플레이를 하고,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사회적인 약자를 돕는 등의 문화적 행태가 중시된다. 반면 우리의 중산층 기준은 물질의 유무가 주를 이룬다. 소득수준, 주택보유 여부, 중형 자동차 소유, 직업의 안전성, 학력 등이 중시된다. 한국 사회의 팽배한 물신주의(物神主義)가 하루빨리 정신문화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당연히 중산층의 기준도 구미 선진국처럼 바뀌어야 한다. 전교조 등의 왜곡된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9.06 12:02
-
인간의 역사는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를 극복하기 위한 도전과 응전의 과정이다.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자유주의를 억압했으나 1880년대에 세계 최초로 의료보험, 산업재해보험, 연금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를 시행함으로써 독일 정부가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는 복지국가의 길을 선택했다.박정희 대통령은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시스템과 의사양성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가장 부러워하는 게 건강보험 시스템이다. 한국은 OECD 국가에서 의료 접근성이 제일 높은 나라이며, 임상의학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8.28 08:52
-
박정희 대통령은 집권 후 미국, 일본과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고, 그 일환으로 1964년 초 한일국교정상화의 조기 타결을 추진했다. 긴축정책 및 외화 부족으로 심한 어려움을 겪을 때였다. 미국도 강력히 한일 수교를 지원했다. 하지만 야당과 대학생들의 강력한 역풍(3·24데모, 6·3사태) 때문에 국교정상화는 1년 넘게 지연되고 있었다.65년 5월18일. 미국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기자클럽에서 한·일국교정상화에 대해 이렇게 연설했다. “이 긴박한 국제사회의 경쟁 속에서 우리는 지난날의 감정에만 집착해 있을 수는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8.21 11:23
-
중국 춘추시대의 명재상 관중(管仲)은 부국강병책의 일환으로 이렇게 말했다.“일년 계획에는 곡식을 심는 것만한 것이 없고(一年之計 莫如樹穀·일년지계 막여수곡), 10년 계획에는 나무를 심는 것만한 것이 없으며(十年之計 莫如樹木·십년지계 막여수목), 평생 계획에는 사람을 키우는 것만한 것이 없다(終身之計 莫如樹人·종신지계 막여수인).”한 국가의 백년대계를 보려면 그 나라 어린이의 눈동자와 산을 보라고 했다. 전자는 그 나라 교육을 보라는 것이고, 후자는 그 나라 국민의 미래에 대한 투자를 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6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8.16 09:05
-
고대국가에서 치수(治水)는 나라의 명운이 걸린 문제였다. 중국 역사에서 태평성대로 꼽히는 요순시대에 요(堯)임금은 곤(鯀)이라는 사람을 치수 책임자로 임명하여 홍수를 막도록 명령을 내렸다. 곤은 9년간 제방을 쌓는 방식으로 치수에 나섰지만 결국 실패해 귀양가서 죽게 되었다.요임금 다음으로 왕이 된 순(舜)임금은 곤의 아들 우(禹)를 새로운 치수 책임자로 임명했다. 우는 아버지 곤의 실패를 교훈 삼아 전국의 하천과 지형을 직접 답사하고 새로운 치수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제방을 쌓는 것과 더불어 하천의 흐름을 소통시켜 주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8.08 10:25
-
7년 전 박근혜 대통령의 구속으로 ‘법불아귀(法不阿貴)’가 크게 조명받은 바 있다. 법가인 중국의 한비(韓非)는 ‘유도(有度)편’에서 ‘법불아귀(法不阿貴), 승불요곡(繩不撓曲)’이라 했다.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이라고 특별히 아부하지 않고, 먹줄은 나무가 굽었다 하여 같이 휘지 않는다”는 뜻이다. 법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잣대로 변함없이 적용되어(法莫如一而固·법막여일이고) 다스려지는 것이 한비가 생각한 이상적인 법치국가의 모습이었다.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7월 22일 검찰이 김건희 여사 소환 대면 조사를 ‘제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7.31 12:10
-
맹자는 군자의 ‘인생삼락(人生三樂)’으로 부모 생존과 형제 무고, 부끄럽지 않게 사는 당당함, 인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을 꼽았다. 천하의 왕 노릇도 이 세 가지 즐거움에 미치지 못한다고 그는 강조했다.북송의 대 유학자 정이(程頤)는 ‘인생삼불행론(人生三不幸論)’을 이야기했다. 그것은 어린 시절 과거에 급제하는 소년등과(少年登科), 부모 형제의 권세가 높은 것, 뛰어난 재주와 문장력이다. 일찍 출세하면 교만해질 수 있고, 부모형제 잘 만나 노력을 게을리할 수 있으며, 재주와 문장이 출중하면 안일함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하는 말이다.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7.24 09:59
-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월 TV토론에서 후한 평가를 받은 데다 7월 13일 유세 도중 빚어진 피격사건을 계기로 당선 가능성이 급증했다. 11월 미국 대선 결과를 예단할 수 없지만 ‘미국 우선주의’가 한국에 끼칠 악영향이 우려된다.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 주한미군 감축·철수의 현실화, 보호무역주의 득세 등에 대비해서 국제정세를 빨리 읽고 면밀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거야(巨野)는 특검 정국을 조성하고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까지 추진하고 있다. 국제정세를 제때 읽지 못하고 당쟁에만 몰두하면 국망(國亡)으로 가게 되는 게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7.18 09:14
-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에서 박정희 시대를 “민주주의는 피를 먹기보다 빵을 먹고 자란다.”라고 요약했다. 87년 체제 이후, 보수우파는 30년 동안 이승만-박정희가 구축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부국(富國)의 과실을 단지 소비만 하며 안주했다. 보수우파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전략’으로 새롭게 혁신해야 하며, 좌파의 ‘갈라치기 전략’에는 ‘포용적 통합전략‘으로 맞서야 한다.선진국의 문턱을 넘은 대한민국이 저성장·저출산 늪에 빠진 경제, 북핵 위협 등 안보 복합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지리멸렬(支離滅裂)한 역사를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7.11 08:56
-
올여름 극장가에 ‘박정희 바람’이 예고 되고 있다. 보릿고개에 허덕이던 최빈국 대한민국의 선진국 초석을 다진 박정희(朴正熙, 1917~1979) 대통령의 발자취를 담아낸 ‘박정희: 경제대국을 꿈꾼 남자’(감독 손현우)가 오는 7월 10일 개봉한다. 세계경제 불황 속에서 한국경제 위기가 박정희를 소환하고 있고, 그의 위대한 업적이 다시금 재조명되고 있다.박정희는 일제강점기인 1917년 경북 선산에서 가난한 농부인 박성빈과 백남의 사이에서 5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1937년 대구사범학교를 졸업, 문경소학교에서 3년간 교직 생활을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7.04 09:22
-
‘핵무장론’이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가장 뜨거운 이슈로 급부상했다. 당권 주자인 나경원 의원은 6월 25일 페이스북에 “6·25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합니다”라고 썼다. 26일에도 “북핵은 고도화되고 있으며, 북러 협력 등 국제정세도 대한민국의 안보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견고한 한미동맹으로 억제력이 작동하고 있지만, 미래 안보환경 변화까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가 되면 ‘국제정세를 반영한 핵무장’ ‘평화를 위한 핵무장’ ‘실천적 핵무장’이라는 ‘핵무장 3원칙’을 당론으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6.28 09:15
-
필자는 올해 을 펴낸 바 있다. 한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위인 중에 100인을 엄선해 그들이 살았던 시대의 ‘위국헌신’과 ‘애국애민’을 현재의 정세와 대응해 논설해 보았다. 아울러 지금의 대한민국은 절정기와 쇠퇴기가 교차하는 시기로 로마사를 반면교사 삼아 ‘재조산하(再造山河, 나라를 다시 만들다)’와 ‘국가대개조’가 필요한 때라고 규정한 바 있다.모든 역사는 굴곡과 부침을 지니고 있고, 득의와 실의가 교차한다. 씨줄과 날줄이 엮여서 천이 되는 것처럼, 유구한 오천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6.20 09:13
-
‘설니홍조(雪泥鴻爪)’는 눈 녹은 진창 위의 기러기 발자국처럼 흔적 없는 인생의 자취를 비유하는 말이다. 우리의 역대 대통령 중 ‘설니홍조의 삶’을 영위하지 않은 지도자는 건국 대통령 이승만과 부국 대통령 박정희가 아닐까 생각한다. 성공한 대통령 되기가 어렵고, 역사에 남는 대통령 되기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이다.여야 모두 당 대표의 임기는 2년이다. 그러나 정치 관례상 집권당 당 대표는 사실상 임기가 없다. 보궐선거에 져도, 총선에 져도 사퇴해야 한다. 심지어 대선에 승리해도 대통령 당선인에게 인사 재량을 주기 위해 사퇴하는 게 그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6.13 09:49
-
한국갤럽의 총선 전(3월) 유권자 정치 성향 조사를 보면 보수(32%)가 진보(28%)보다 앞섰다. 그러나 4.10 총선에선 참패했다. 중앙일보(4월 22일 자)의 여론조사는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 10명 중 1명(10.1%)이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은 반면, 이재명 후보를 찍은 유권자 중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은 5.8%였다.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는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기존 지지층인 ‘보수의 이탈’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54개 지역구에서 양당이 얻은 득표율 차이는 5.4%p에 불과하다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6.05 09:05
-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특사가 전란(戰亂)에 빠진 나라를 구한 영의정 류성룡을 높게 평가하며 쓴 글귀인 ‘재조산하(再造山河, 나라를 다시 만들다)’가 다시 필요한 시기이다. 필자는 신년 특별사설로 ‘멀리 내다보고 국가대개조에 나서자’라는 칼럼을 쓴 바가 있다.“2024년 대한민국은 어느 길을 갈 것인가. 430년 전 조선 선조의 ‘국운 쇠망의 길’을 갈 것인가. 아니면 45년 전 영국 대처의 ‘국운 융성의 길’을 갈 것인가. 예로부터 한반도가 처한 지정학적 상황을 앞뒤로 적을 만나는 ‘복배수적(腹背受敵)’이라고 했다....”4.10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5.29 10:52
-
어떤 국가도 흥망성쇠(興亡盛衰)라는 역사의 도도한 물결을 거부할 수 없다. 로마의 1,000년 제국, 해가 지지 않는다던 대영제국도 ‘흥망성쇠의 법칙’을 비껴가진 못했다. 어떤 문명도 번영기는 길어야 수백 년에 불과하며, 고대국가에 비해 현대국가의 번영기는 더 짧아지고 있다.세계제국을 이룬 칭기즈칸은 자손들에게 유목민의 기질을 잃지 말고 ‘멈추지 말고 정복하라’고 유언했다. 그러나 정주민 사회의 안락에 길들여진 후손들은 그 유언을 망각했고, 원나라는 백 년도 못 채우고 역사에서 사라졌다.에드워드 기번은 에서 로마의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5.22 09:15
-
한반도를 둘러싼 총체적 위기 상황이 엄중하다. 국내에선 고금리·고유가·고환율의 ‘3고’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해외에선 한국경제를 어디 한 곳 성한 데가 없는 ‘성인병(成人病) 종합 세트’라고 진단하고, 한국경제 기적의 종언과 인구절벽에 따른 국가소멸을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2024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일부에선 바이든 행정부의 확장억제 전략을 부인하는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되는 외교안보 위기 상황이다.22대 4.10 총선의 유일한 키워드는 ‘심판’이었고, 윤석열
우종철의 일요논단
우종철 자하문 연구소장
2024.05.16 0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