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김종필 증언록>에서 박정희 시대를 “민주주의는 피를 먹기보다 빵을 먹고 자란다.”라고 요약했다. 87년 체제 이후, 보수우파는 30년 동안 이승만-박정희가 구축한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부국(富國)의 과실을 단지 소비만 하며 안주했다. 보수우파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전략’으로 새롭게 혁신해야 하며, 좌파의 ‘갈라치기 전략’에는 ‘포용적 통합전략‘으로 맞서야 한다.

선진국의 문턱을 넘은 대한민국이 저성장·저출산 늪에 빠진 경제, 북핵 위협 등 안보 복합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지리멸렬(支離滅裂)한 역사를 끊어내고 조국 근대화와 굳건한 안보를 달성한 박정희 대통령의 높은 기상과 ‘기적의 리더십’이 소환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만주군관학교, 일본 육사, 미국 유학, 군 생활의 경험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개조할 수 있는 사고와 능력을 얻게 되었다. 5.16혁명 후 박정희는 6개 항의 ‘혁명공약’을 발표했는데, 넷째 항은 이러했다. “절망과 기아선상에서 허덕이는 민생고를 시급히 해결하고 국가 자주경제 재건에 총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가난은 박정희에게 스승이자 은인이었다. 가난에 대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그 가난을 잉태한 구체제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고, ‘민족성의 개조’라는 목표로 마무리된다.

5.16혁명은 국민의 갈망이 담긴 ‘구국의 결단’이었다. 메이지유신도 터키혁명도 이집트혁명도 어마어마한 피의 기록이었지만, 5.16혁명은 무혈혁명이었다. 박정희가 제시한 혁명은 정신적으로는 주체의식의 확립혁명이고, 사회적으로는 근대화혁명이고, 경제적으로는 산업혁명이었다. 다른 말로 민족중흥을 여는 창업혁명이고, 국가의 재건혁명이며, 국민 개혁혁명이었다<국가와 혁명과 나>.

이승만의 건국과 박정희의 ‘기적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을까. 윤종성 박사는 자신의 저서 <박정희 리더십의 모든 것, 2023>에서 박정희 리더십의 핵심 키워드를 ‘잘살아 보세!’라는 선명한 비전(Vision), ‘스스로 하고 서로서로 돕자!’라는 확고한 가치(Value),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라는 일관된 전략(Strategy), 조선·철강·기계·자동차·전자·석유화학·고속도로·원자력 등 과제(Tasks)라고 정리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발전’, ‘민주주의’, ‘조국통일’이라는 국가과제 중에서 경제발전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먹고사는 일이 우선이고,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민주주의와 조국통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울러 그는 국민이 간직해야 할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근면·자조·협동이라는 새마을정신의 ‘가치’를 장려하고 신장시켰다. 즉 ‘영혼 있는 국가’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박정희정신’은 단군 이래 ‘보릿고개’를 극복한 대한민국의 ‘새 정신’이고,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부국에 오르게 한 ‘박정희 시대의 가치관과 철학’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하면 된다(Can-do)’이다. 박정희 정신은 ‘자기책임 정신, 자립·자조 정신, 실용주의 정신, 부국강병 정신’의 복합체다.

또한 박정희정신은 맹자의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 생업이나 재산이 없으면 올바른 마음가짐도 없다)’으로 귀결된다. 산업화를 이루면 민주화 기반이 마련된다는 ‘선(先)경제개발 후(後)민주화’ 국가발전전략이다.

20세기 많은 신생국은 ‘민주화 우선’, ‘경제와 정치 동시 발전’을 추구했지만 모두 실패한 사례에서 박정희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이 입증된다. “취임 후 만난 세계 92개국 국가의 정상들이 모두 박정희 대통령이 이룬 압축성장을 부러워하고, 경의를 표했다”고 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 한다.

지난 2월 세계도덕재무장(MRA/IC) 한국본부 총재로 취임한 이주영 전 국회부의장은 취임사를 통해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을 비롯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각계의 모든 지도자도 도덕재무장 훈련이 제대로 된 사람이라야 한다.”며 “이것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창조하는 길이다.”라고 역설한 바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도덕적 타락이 극심하다. 그중에서도 도덕 재무장이 가장 시급한 대상이 정치인이다. 이재명과 조국으로 대표되는 거짓과 위선, 부정과 부패를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 아울러 전통 가치와 도덕이 무너지고,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이 모호해진 ‘이상한 사회 풍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민족성 개조’를 목표로 세웠던 박정희정신이 재조명되어야 한다.

일요서울 논설주간 우 종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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