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전체 실적 올랐는데… 내수 판매 1.6% 하락

르노코리아의 XM3, QM6, SM6.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의 XM3, QM6, SM6. [르노코리아]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삼성’ 명칭 사용에 대한 계약 기간 종료로 유예기간을 고민하던 르노삼성자동차가 변화 시도에 나섰다. 새로운 사명은 르노코리아. 르노삼성에서 ‘삼성’을 떼고 르노 브랜드로 한국에서 입지 강화에 나선 르노코리아는 새로운 2D 디자인의 태풍 로고도 함께 공개했다. 또한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에서 재정비 기회를 삼아 내수시장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친환경차 중심의 라인업 강화도 예고했다. 

QM6 LPe 고유가 시대 적중…XM3 최고급 사양 인스파이어 기대
제품 다양성 지적에 너무 먼 신차 계획 …2024년 친환경차 개발

2020년 8월 ‘삼성’ 사명 사용에 대한 계약 연장을 하지 않으면서 2년의 유예기간을 가졌던 르노삼성자동차는 ‘삼성’을 지우고 르노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도약한다. 지난 20년간 브랜드 사용계약은 모두 끝이 났다. 

앞서 1998년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숙원 사업이던 자동차 산업을 내려놨다. 한 때 SM시리즈의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으나, 적자 폭 확대는 삼성에게 부담만 안겨줄 뿐이었다. 2000년 8월 글로벌 입찰을 통해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하게 됐고, 당시 체결했던 ‘삼성’ 브랜드 사용은 20년간 이어졌다. 

한때 GM대우를 따돌리고 현대·기아에 이어 내수 시장 3위까지 올랐던 르노삼성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성공적인 인수의 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뒤이어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전 세계가 금융위기를 겪게 되자 르노삼성에게도 타격이 미쳤다. 그로부터 이어진 여파는 르노삼성의 신차 개발 시계를 멈추게 만들었다. 

르노가 닛산 ‘로그’ 위탁생산을 부산 공장에 할당하면서 제2의 전성기가 오는 듯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이어진 임금단체협상의 결렬과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르노삼성의 부품협력사, 그리고 지자체와 고용노동청까지 나서서 조율을 시도했으나 노사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갔다. 

결국 르노 본사는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할당이 어렵게 될 수 있다”며 압박했고, 차기 신제품 또는 생산품 축소까지 언급했다. 급기야 닛산 로그 물량 전체를 일본 규슈 공장으로 넘겼다. 여론도 악화되면서 르노삼성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그제야 노사는 부랴부랴 합의안 마련을 위해 1보씩 양보했다. 

제2의 도약기회 마련 QM6 LPe 및 XM3 등장

우여곡절 끝에 출시된 중형 SUV QM6의 LPG엔진 적용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 LPG엔진을 적용한 SUV라는 타이틀과 함께, 당시 르노삼성이 특허 받은 도넛형 LPG 탱크를 적용해 적재 공간의 손실이 없었다. 즉시 르노삼성의 효자 차량으로 등극했다. 

이어 신형 CUV(Crossover Utility Vehicle)도 개발에 성공했다. 르노의 부산공장에서 생산·판매하던 닛산 로그의 물량을 채워줄 제품으로 떠올랐다. 바로 XM3였다. XM3는 출시와 함께 첫 달부터 혁신적인 디자인과 성능으로 준중형 및 소형 SUV 시장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부산공장은 르노본사로부터 해외 수출까지 할 수 있게 해달라며, 답변을 기다렸다. 노사는 협력과 상생 구도를 이어갔고, 노조는 그간 지역사회에 몽니와도 같이 비춰진 근거 없는 파업을 자제했다. 

지난 1일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총 1만409대를 판매했다며, 전년 동월 대비 21.4% 증가한 실적이라고 밝혔다. 내수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1.6% 감소하며 총 4464대를 판매했으나, 수출은 106.6% 증가한 총 5945대를 판매했다. 

르노 관계자는 “고유가 시대의 대안으로 LPG 차량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면서 “QM6 LPe 모델이 르노코리아의 3월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QM6 LPe 모델로만 내수판매의 절반을 넘어선 의 총 2411대가 판매됐다. 

이어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XM3 최고급 트림 ‘인스파이어’가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TCe 260 엔진 모델이 판매량의 44.3%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신임 사장이 르노코리아자동차 ‘뉴 스타트 뉴 네임’ 행사에 참석한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자동차 신임 사장이 르노코리아자동차 ‘뉴 스타트 뉴 네임’ 행사에 참석한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로 ‘출발’ 남은 과제는 ‘다변화’

지난달 16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사명 르노코리아로 출발했으나, 완성차업계 내에서는 아직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시각이 크다. 특히 그간 르노삼성 시절 출시했던 SM3, SM5, SM7, QM3, QM5 등이 가솔린 엔진, 디젤엔진, 전기차 등으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결국 단종 됐고, 가장 마지막에 출시된 SM6만 그 명목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르노코리아에서는 XM3, QM6, SM6 등 3종을 국내 개발된 차량으로 내수와 수출용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르노로부터 들여온 수입차량으로 전기차 조에(ZOE)와 트위지, 승합차 마스터(Master) 등 3종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은 QM6와 XM3가 견인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히 현재 국내에서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차량들의 다양성이 낮고 수입 차량들은 저조한 인기로 판매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 이를 두고 르노코리아의 제품에 대한 다양성과 다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사명 변경과 함께 재정비를 통해 한국 시장에 더욱 집중하고 친환경차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사명 변경은 르노코리아차가 르노그룹 및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인 동시에 한국 시장에 뿌리를 둔 국내 완성차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소비자들의 높은 안목에 부합하도록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을 재정비한다는 각오다. 또 사명 변경에 따른 2D 디자인으로 새롭게 변화한 태풍 로고도 공개했다. 기존 태풍 로고의 특징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을 단순화한 것이 특징. 

르노코리아자동차는 향후 내수 시장에서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길리홀딩그룹과 협력한다. 업계 최고 수준의 지능형 첨단 기술을 탑재할 예정인 합작 모델은 2024년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생산돼 하이브리드 및 내연기관 차량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르노는 르노코리아에 스테판 드블레즈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의 다양한 신차 개발 이력이 르노코리아의 새로운 성공에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한편 드블레즈 대표는 르노 남미시장 차량 개발 총괄 엔지니어, C(준중형)/D(중형) 세그먼트 신차 개발 디렉터 등 신차 개발 프로젝트에서 주요한 역할을 맡아 왔다. 2024년 신차 개발을 계획하고 있는 르노코리아가 그 사이에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어떻게 충족시켜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이창환 기자]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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