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고 대기기간 장기화
평균 89% 높은 잔존가치 형성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SUV 잔존가치 1위를 차지한 제네시스 GV80. [이창환 기자]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SUV 잔존가치 1위를 차지한 제네시스 GV80.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중고차가 대세다. 실제로 국내 완성차업체의 차량 가운데 인기 차종은 계약을 하고도 대기 기간이 1년이 넘는 것이 허다하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들이 중고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중고차 가운데 인기 있는 차종은 잔존가치도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중고차 거래 플랫폼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제네시스 GV80이 SUV와 RV 차종을 통틀어 잔존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엔카닷컴이 추석연휴를 앞두고 구매 수요가 증가하는 SUV 및 RV 차량들의 잔존가치 분석에 나섰다. 그 결과, 국내 중형 SUV 인기 차종 8개 모델 가운데 제니시스 GV80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카 측에 따르면 잔존가치 조사 대상은 2020년 식 무사고 차량 가운데 주행거리 4만km 기준으로 현대차의 더 뉴 싼타페와 팰리세이드, 기아의 4세대 카니발과 4세대 쏘렌토, 제네시스 GV80, 그리고 르노코리아의 더 뉴 QM6, 쌍용자동차의 뷰티풀 코란도와 쉐보레의 트래버스 등이다. 

기아 4세대 카니발. [이창환 기자]
기아 4세대 카니발. [이창환 기자]

부품 수급 문제로, 중고차 시장 활성화

엔카 관계자는 “추석 연휴를 앞에 둔 시기는 SUV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증가하면서 중고차 시장이 활기를 띠는 시즌”이라며 “인기 차종인 SUV는 거래가 더욱 빨리 이뤄져 시세와 잔존가치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모델 가운데 고 사양 트림의 잔존가치 분석 결과, 평균 89% 이상의 높은 잔존가치를 형성했다”라며 “SUV는 가격 방어가 잘 되는 경향이 있고, 조사 모델 중 일부는 신차 출고 대기기간 지연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상황으로 중고차 수요가 높아진 것이 잔존가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 등의 인기 차종인 펠리세이드, 싼타페, 쏘렌토 및 카니발 등은 신차를 계약하고도 인수받기까지 대기 기간이 적게는 10개월에서 길게는 1년 8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국내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일요서울에 “코로나19 확산 이후 차량용 주요 부품 가운데 반도체용 부품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고, 주요 생산국인 동남아 공장의 여건이 회복되고 있지 않아 당분간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이 이러질 것”이라고 답했다. 

쉐보레 트래버스. [이창환 기자]
쉐보레 트래버스. [이창환 기자]

공간 및 활용성 높은 SUV 중고차 인기

이번 엔카닷컴의 분석을 통해 잔존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난 모델은 98.79%를 기록한 준대형 SUV인 제네시스의 GV80 디젤 3.0 AWD였다. 분석에 따르면 GV80은 ‘고급스러운 내·외관 디자인’, ‘다양한 편의사양’, ‘넓은 적재 공간’ 등을 갖춘 프리미엄 패밀리카로 특히 4050 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실시했던 ‘갖고 싶은 레저용 SUV’ 소비자 설문에서도 국산 SUV 가운데 1위를 차지한 만큼 패밀리카와 레저용카 역할을 수행하는 GV80에 대한 수요가 중고차 시장까지 이어져 높은 잔존가치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2위는 기아 쏘렌토 4세대 디젤 2.2 2WD 시그니처가 96.12%로 높은 잔존가치를 나타냈다. 쏘렌토와 동급의 현대차 더 뉴 싼타페 디젤 2.2 2WD 프레스티지는 95.16%, 승합차 가운데 높은 인기를 나타내고 있는 기아 카니발 4세대 디젤 9인승 시그니처가 94.86%, 대형 패밀리 SUV로 최근 수요가 높아진 팰리세이드 디젤 2.2 2WD 캘리그래피가 90.99% 등으로 뒤를 이었다. 

르노코리아 QM6. [이창환 기자]
르노코리아 QM6. [이창환 기자]

르노 더 뉴 QM6 2.0 GDe RE 시그니처 2WD는 82.75%, 쌍용 뷰티풀 코란도가솔린 1.5 2WD C5 플러스는 78.62%, 쉐보레 트래버스 3.6 AWD 레드라인이 77.02%의 잔존가치를 보였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이동이 잦은 시기 인기 SUV 모델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중고차 시장까지 이어지고 있다”라며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신차급 SUV에 대한 구매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엔카닷컴은 연간 약 120만 대의 중고차량이 등록되고 온라인과 모바일 방문자 수가 일평균 75만 명을 넘어서는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으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차 시장과 중고차 시장 분석 및 소비자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코란도. [이창환 기자]
쌍용자동차 코란도.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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