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충돌방지시스템 등 동급 최강 안전 사양 기본 풀 장착
가격 2600만 원대부터 3040만 원까지...가성비도 역대급

쌍용자동차가 신차 중형 SUV 토레스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계약 첫날 1만2000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토레스는 오는 7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쌍용차]
쌍용자동차가 신차 중형 SUV 토레스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계약 첫날 1만2000대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토레스는 오는 7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쌍용차]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쌍용자동차가 내달 출시 예정인 신차 SUV 토레스의 사전계약 물량이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하면서, 부활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13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토레스가 첫날 계약대수 1만2000대를 돌파하면서 사전계약 물량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사전계약 역대 최고기록 1만2000대 

이는 그간 쌍용차가 출시했던 신차들의 사정 계약 기록과는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파격적인 인기몰이로 풀이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번 계약 실적과 관련 “디자인과 성능으로 재도약을 기대하며 나름의 인기를 누렸던 모델들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는 반응을 내보였다. 

2005년 당시 파격적인 디자인과 실용성을 바탕으로 집중 조명되기도 했던 코란도 1세대의 후속으로 출시됐던 액티언이 3013대, 그 다음이 2001년 렉스턴 초기 모델로 1870대, 그리고 최근인 2017년 G4 렉스턴이 세운 기록으로 1254대 순으로 사전계약 실적을 보였다. 

쌍용차에 그간 1만대의 장벽은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쌍용차가 출시한 차량 가운데도 나름의 인기를 누렸던 모델들이 있었으나 내수 시장에서 선두로 나서는 것은 쉽지 않았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특히 2020년 초 코로나19 발생으로, 대주주 마힌드라가 손을 털고 나가던 당시만 하더라도 쌍용차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업계는 가늠하지 못했다. 2300억 원의 투입과 2500억 원의 투자금 유치를 예고했던 마힌드라의 포기 뒤에 홀로 남은 쌍용차는 몸을 낮췄다. 

임단협은 임금을 동결시켰으며, 임직원은 급여를 토해냈다. 노조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 ‘무급휴직 2년’을 받아들이며 생존의지를 천명했다. 노사가 합심으로 지역사회에 호소했고 부품협력사들은 외상 거래에도 쌍용차를 떠나지 못했다. 급기야 평택시를 중심으로 시작된 쌍용차를 살리기 위한 시민운동이 전개됐고, 국회까지 나서서 방안 마련을 외쳤다. 

위기는 있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절대 돕지 않겠다는 신호를 수차례 보냈다. 이동걸 당시 산업은행장은 공식 석상에서 쌍용차의 회생이 불가할 것이라는 뉘앙스의 언급을 자제하지 않았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산업은행 거절, 아슬아슬한 줄타기 연속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기안기금도 쌍용차에는 혜택이 돌아오지 않았다. 산업은행이나 기안기금운용심의회는 항공업만 앞에 두고 논의를 진행했을 뿐 쌍용차의 회생을 위한 업계와 국회의 요청에도 답하지 않았다. 

당시 산업은행 관계자는 ‘기안기금이 쌍용차에 지원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일요서울에 “쌍용차는 예외 항목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쌍용차는 코로나19만의 영향이 아닌 그 전부터 구조적 취약 요인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이동걸 당시 회장은 쌍용차를 향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구 노력을 하라”며 잘라 말했다. “잠재적 투자자와의 협상에 성실히 임하라”는 주문도 있었지만, 결국은 지원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로 업계에서는 풀어냈다.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마련됐던 기안기금은 수개월동안 주인을 찾지 못하다 항공 업계지원을 위한 자금으로만 일부 투입됐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이후 쌍용차는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출시하며 재도약의 물꼬를 텄다. 월 8000대 내외의 판매율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글로벌 반도체 부품 품귀 현상 속에 국내 부품사들의 협조를 받았다. 외상으로 받아 렉스턴 스포츠가 팔리면 갚는 구조로 가까스로 연명해왔다. 

그러다 회생법원의 관리를 받으면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이어졌다. 법원과 쌍용차를 관리해 온 회계법인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했던 에디슨모터스컨소시엄(이하 에디슨)이 기대 이하의 행보를 보였다. 

에디슨은 최초 계약과 동시에 쌍용차의 주력인 평택공장 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계획하고 산업은행의 투자 또는 추가 차입금을 암묵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에디슨과 함께 쌍용차 인수를 계획했던 KCGI 등 사모펀드나 투자자들의 생각이 바뀌면서 인수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반전(反轉) 예고… ‘신차만 나와라’ 

법원은 에디슨을 잘라냈고, 쌍용차는 다시 인수 의향자 찾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여론도 지쳤고, 지지와 응원의 댓글은 부정적인 목소리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신차 출시 계획은 지속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쌍용차는 올해 7월을 전후해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언급은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만 하더라도 기대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쌍용차의 불투명한 미래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신차를 보여줄 수 있을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 쌍용차가 2022년 들어 월 평균 8000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지속 유지하는 동안 새로운 인수의향자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쌍방울 그룹과 SM그룹, KG그룹까지 쌍용차가 버텨온 그 투지와 렉스턴 스포츠로부터 이어지는 인기 유지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기 시작한 것. 

최근에는 KG그룹이 쌍용차의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등극하며, 500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마련했다는 소식이 업계에 전해졌다. 이와 더불어 쌍용차의 신차 출시 일정이 다가오면서 지난 4월부터 외관 이미지에 대한 예측도가 각종 SNS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쌍용차는 공식적으로 지난달 17일 ‘토레스’ 이름을 확정지었다. 곧장 각종 커뮤니티를 타고 티저 이미지를 토대로 디자인에 대한 분석의 글도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후 일부 실루엣과 내부 인테리어를 공식적으로 공개했고 최종적으로 지난 13일 외관 이미지 공개 및 사전계약에 들어갔다.   

쌍용자동차 토레스는 중형 SUV를 뛰어넘는 703리터의 적재공간을 갖췄다. [쌍용차]
쌍용자동차 토레스는 중형 SUV를 뛰어넘는 703리터의 적재공간을 갖췄다. [쌍용차]

토레스... 새로운 시작

구원투수, 역대급, 대박, 일냈다, 터졌다 등 토레스의 사전계약 물량이 1만2000대를 넘자 언론들은 저마다의 수식어를 얹어 토레스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쌍용차의 눈물의 역사 위에 토레스가 기록을 갱신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위기 극복은 이제 시작이다. 토레스 계약 물량이 넘쳐나고 판매가 시작되면 그 때부터 집중해야 한다”라며 “구매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잘 살피고 향후 서비스 전개 방식도 시장에서 차별점을 두고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나와 있는 정보만을 토대로 보면 토레스의 가격이 가장 눈에 띈다. 트림에 따라 T5 모델의 경우 2690만 원부터 2740만 원, T7 모델은 2990만 원부터 3040만 원까지다. 그간 가성비로 중형 SUV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르노코리아의 QM6에도 가격으로는 우선 앞선다. 중형 SUV지만 코란도와 동일한 1.5리터 가솔린 엔진을 얹어 170마력을 기본으로 갖췄다. 

여기에 엔트리 모델 T5부터 후측방보조경고, 앞차출발경고(FVSW), 긴급제동보조(AEB), 전방추돌경고(FCW), 차선이탈경고(LDW), 차선유지보조(LKA), 부주의운전경고(DAW), 안전거리 경고(SDW), 다중충돌방지시스템 등 첨단 안전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했다. 작은 위험 요소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쌍용차의 각오이자 차별점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토레스의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이 공개되면서 관심이 뜨겁다. 와일드한 외관 이미지도 주목받고 있는데 동급 모델 가운데 안전 사양도 최고로 적용했다”라면서 “지금 주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칸 등과 함께 쌍용차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정관리 속에서도 픽업트럭 시장이라는 빈틈을 공략하며 버텨온 쌍용차가 신차 토레스라는 중형 SUV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도약의 길로 나설 수 있을지 업계와 자동차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쌍용자동차 토레스. [쌍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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