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시의원 “약자와의 동행이 우선”
서울시 “세계 도시 최초 사업, 총력 다해”

메타버스서울 플레이 환경. [서울시]
메타버스서울 플레이 환경. [서울시]

[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2026년까지 4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서울시의 야심작, ‘메타버스 서울’이 올 상반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일 평균 400명대 이용자와 2건의 상담률로 저조한 이용률을 보였다.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약자와의 동행을 우선으로 하라는 비판이 나온 상황. 한편 서울시는 최소한의 예산으로 다채로운 콘텐츠를 개발 중이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1월 가상현실 공공행정 플랫폼 ‘메타버스 서울’을 출시했다. 비대면 시대, 디지털 문화 확산, 가상현실 보편화 등 시대적 흐름에 맞춰 행정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하고 있다.

메타버스 서울은 경제·교육·세무·행정 등 분야별 행정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정책 정보를 얻거나 의견을 낼 수 있다. 서울 주요 랜드마크도 둘러볼 수 있으며, 민원서류 발급·청소년 멘토링 등 단계별 시정 관련 전 분야 서비스도 구현될 예정이다.

저조한 성적표… ‘하루 이용자 425명, 상담 건수 2건’

메타버스 서울이 출시된 지 150일 정도, 앱 설치 횟수는 2만 건을 겨우 넘겼다. 일 평균 이용자 수는 425명. 플랫폼을 통한 민원 해결도 하루 2.39건으로 1만 건에 달하는 120 다산콜센터에 비하기도 어렵다는 평.

저조한 사용률의 원인으로 잦은 오류, 과도한 데이터 사용량,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 한계 등이 지적받고 있다. 지난해 개발단계에서부터 20억 원이 투입됐고, 올해까지  총 48억 원, 그리고 오는 2026년까지 405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사업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메타버스 서울은 실패한 사업, 약자와 동행하시라”

지난 15일 서울시의회 제319회 정례회 서울시정 질의에서 이소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메타버스 서울’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메타버스 서울은 불편하고 효용성 없는 실패한 사업”이라며 막대한 예산 투입과 저조한 상담 건수를 함께 꼬집었다.

오세훈 시장조차 메타버스 서울을 사용해본 적 없다고 답변한 가운데, 이 의원은 “효용성이 낮은 공약사업들보다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예산 확대가 우선”이라며 “진정 소외된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시장이 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5월부터 이용자 수 상승추세, 콘텐츠 다양화에 심혈”

오세훈 시장은 “메타버스를 관광에 활용해 외국인들에게 서울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고, 관광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통로로 쓰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라며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이 게임체인저로 등극을 했는데, 메타버스를 생성형 인공지능과 접목할 방법은 없는지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이희옥 메타버스서울팀 팀장은 일요서울 취재진에게 “애당초 계획됐던 관광 문화 콘텐츠 부분은 대책 회의가 예정돼 있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추진할지 논의 중이다”라며 “1단계는 기반을 만드는 게 역점이었고, 이후 개선 작업에 꾸준히 들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2단계는 4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되며, 현실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콘텐츠를 특화해 도입할 것”이라며 “시장과의 상호작용 콘텐츠, 부동산 계약 체험 등도 시행되고, 1단계 기능이 고도화되며, 만족도 조사와 시민 의견을 수렴해 반영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메타버스 서울 비판과 관련해 “메타버스 서울 민원 서비스는 기존 다산콜센터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소통 창구를 개설한 것”이라며 “채널이 다양화되고, 전화상담을 어려워하는 MZ세대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시범단계이고, 세계 도시 최초로 시작해 모든 게 시험이며 어려운 부분도 분명이 있다”라며 “예산과 관련해서도 전문가들은 적은 비용이 소요됐다고 평가한다. 꼭 필요한 부분만 효용성 있게 콘텐츠화하고 있다. 5월부터 이용자 수도 상승추세이며, 2단계 콘텐츠 보강 이후에는 더 유입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소라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일요서울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사업의 취지를 잘 모르겠다”라며“ 서울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얼마나 체감이 되고,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예산 투입 대비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와닿는 게 무엇이 있는가, 시민들의 욕구가 반영된 사업이 시행 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총 400억 대 예산이 투입되는 서울시의 역점사업인 만큼 시 관련 부서는 총력을 가하는 상황. 시작 단계부터 시행착오를 겪은 가운데, 시민들을 위한 사업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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