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사정 볼 것 없다”…프리미엄 SUV 모하비, 오프로드 ‘논’을 달리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모하비를 타고 추수가 끝나 볏짚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마른 논 위를 달렸다. 8자로 회전하며 달리는 마른 논은 그야말로 모하비만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코스였다. 밖에서 촬영하던 동승자는 “오프로드도 아니고 그게 뭐야”라고 큰 소리로 웃었다.
하지만 타작이 끝나고 뒷정리를 위해 경운기나 트랙터로 논 위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깊이 공감할 만큼 규칙적인 패턴이 있는 아주 유용한 오프로드 테스트베드(Test Bed)가 바로 논이었다.
기아자동차 모하비 더 마스터의 시승을 기다리며 국내에 몇 안 되는 ‘바디 온 프레임(Body on Frame) SUV’에 대한 기대로 두근댔다. 편하게 ‘프레임바디(Frame body)’라고도 부르는데 이 차량의 특징은 단단한 프레임이 차체를 지지하는 데 있다. 대표적인 차량으로는 기아의 모하비와 쌍용자동차의 렉스턴이 있다.
모하비는 2008년 처음 출시돼 중간에 잠시 3.8리터 및 4.6리터 가솔린 엔진도 도입했으나, 현재는 첫 모델로부터 이어진 3.0리터 V6 디젤 엔진 모델을 고집하고 있다. 처음 후륜구동과 파트타임 4륜 구동 두 가지 방식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풀타임 4륜 구동만을 적용하고 있다.
6기통 모하비를 고속도로에 올리자 넘치는 힘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무리 속에서 질주하는 한 마리의 버팔로(buffalo)처럼 남아도는 힘을 컨트롤하다가도 앞 차량을 추월할 때면 엔진은 순간적인 폭발력으로 주위를 압도했다. 그러면서도 2.2톤의 덩치는 정확한 제동력을 보유했다.
사실 모하비는 비교를 불허하는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가 없었던 탓에 기아차 가운데 가장 많이 우려먹은 사골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10여 년간 눈에 띠는 큰 디자인 변화 없이 버텨오던 모하비는 2020년형 모델 출시와 함께 기아의 전반적인 디자인 변화에 따라 새 옷을 입었다.
이전에는 투박해 보이면서도 네 모서리가 둥글게 디자인돼 부드러운 이미지였다면, 신형은 모서리가 두드러져 보이도록 강조하고 각을 살려 단호한 이미지를 연출해 냈다.
라디에이터가 좌우의 헤드램프로부터 이어져 보이도록 라인을 맞춘 전면부는 시선을 강탈했다. 디자인에 대한 비판도 있는 만큼 호불호가 나뉠 수는 있다.
다만 높은 차체에서 내려다보며 시내도로를 지날 때 옆에서 바라보는 호기심과 부러움의 시선이 느껴졌다. 이런 모하비에게 기아는 요즘 대세인 ‘첨단 운전자 보조 장치’ 또는 ‘첨단 안전장치’ 등으로 불리는 ADAS를 덧입혔다.
모하비에게 적용된 보조 장치는 전방 충돌방지·차로 이탈방지·후측방 충돌방지·안전 하차(경고음)·하이빔·차로유지·고속도로 주행·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등이다.
여기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및 운전자 주의 경고 등 총 10여 가지의 안전 기능을 적용했다. K7이나 K5 등 세단에서 느꼈던 만큼 섬세함은 적었으나 프레임 바디와 안전장치의 결합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프레임 바디임에도 주행은 부드러웠고, 회전 구간에서 코너링도 시원시원했다. 서스펜션과 질 좋은 시트가 이를 받쳐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다만 동승자 가운데 프레임 바디의 높은 차고와 함께 단단함을 넘어서 불편을 호소한 이도 있었다. 차량 선택 시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한편 모하비의 2열 시트는 레일위에 장착돼 접지 않고 앞으로 밀착만 해도 트렁크 공간이 소형 SUV 두 배 가까이 된다. 전장 4930㎜, 전폭 1920㎜, 전고 1790㎜, 휠베이스 2895㎜의 차체가 넉넉한 공간을 제공한다. 자녀가 있거나 차박을 즐기는 드라이버라면 가족용 캠핑카로도 손색이 없다.
앞서 언급한 울퉁불퉁한 논길을 달린 결과를 한마디로 평가하면 ‘역시 모하비’였다. 프레임 바디의 강성과 단단하게 잡아주는 서스펜션이 핸들의 컨트롤 방해를 막았다.
8자로 곡선을 그리며 회전할 때도 핸들 컨트롤은 용이했다. 논에서 전해지는 진동마저 줄여 내부에 전달되는 충격은 가벼운 자갈길 정도였다.
국내 유일의 3.0리터 V6 디젤엔진을 적용한 바디 온 프레임 모하비. 총 1000km 구간을 시승하는 동안 ‘안전’과 ‘주행’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모하비에게 한 마디 던졌다.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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