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국세청 “세금 신고 및 납부가 정상적으로 반영”
경찰조사는 아직 진행 중…김범수, 악화된 여론 달래기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 2월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청년희망ON 간담회에 김부겸 국무총리(왼쪽)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 2월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청년희망ON 간담회에 김부겸 국무총리(왼쪽)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카카오와 다음(Daum)의 합병 과정에서 8800억 원 규모의 탈세 의혹 등으로 고발당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김 씨 소유의 업체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해 국세청이 “정상적으로 세금 납부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앞서 김범수 창업자와 케이큐스홀딩스 등은 지난해 9월 투기자본감시센터에 의해 탈세 혐의가 있다는 이유로 서울지방국세청과 국가수사본부 등에 고발한 바 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측은 당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케이큐브홀딩스가 3639억 원, 김범수 의장이 5224억 원 등 모두 8863억 원을 탈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의 탈세에 따른 특가법 등을 적용해 최대 탈세액의 5배 벌금을 부과해 총 2조6458억 원을 추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대지 국세청장이 반드시 추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국수본은 해당 건을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로 이첩하고, 지난 1월18일 김범수 당시 카카오 이사회 의장을 고발한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당시 윤 대표는 “경찰청에 접수한 김 의장 관련 고발사건에 대해 경기남부경찰청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세청, 세금 정상납부 결론…향후 경찰은?

경찰이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서울지방국세청은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신고 건에 대해 “해당 내용은 세금 신고 및 납부에 정상적으로 반영돼 있는 사항”이라고 통지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비밀유지 규정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국세청 결과에 항의하면서도 경찰의 조사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지난해 12월27일 국수본에 같은 이유로 고발 후 올 초 경기남부경찰청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은 만큼 경찰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경찰이 피고발인을 불러 추가 조사에 나설지, 국세청 결과가 나온 것과 같은 이유 등으로 종결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2018년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과정에서의 의혹을 두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김범수 당시 의장 등을 고발했으나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측은 언론에 “해당 이유로 2018년 10월 고발 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2019년 3월22일 불기소 처분한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범수, 계열사 먹튀 논란 등 ‘여론 달래기’…“무거운 책임감”

김범수 전 의장 겸 창업자는 남부경찰청의 고발인 조사가 이뤄진 이틀 뒤인 1월20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오랫동안 쌓아오던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 같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회복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 14일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를 위한 카카오 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한다”며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간 김범수 전 의장 겸 창업자는 이와 별개로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는데 총력을 기울였으나 한번 악화된 여론은 쉽게 카카오를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해 9월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시장 독점과 불공정 거래 이야기도 여러 분야에서 들려오면서 정부과 정치권까지 카카오 규제를 언급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카카오 당했다’는 말까지 돌았다. 김 전 의장은 직접 진화에 나서 “최근의 지적은 사회가 울리는 강력한 경종”이라며 “카카오와 모든 계열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해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11월 온갖 기록을 세우며 소비자들의 큰 관심 속에 상장했던 카카오페이가 불과, 상장 한 달 만에 일을 냈기 때문.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시간외매매로 23만주를 매각해 469억을 현금화했다. 주요 8명도 주식 매도에 나서면서 총 900억 원 규모의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카카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마저 곤두박질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카카오]
여론이 악화되면서 카카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주가마저 곤두박질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의 다음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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