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 중추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 대사계 등에 약용 효과
‘미국 산삼’ 사포닌 함유량 높지만, 효능 우열 가리기는 힘들어

[검증대상]
인터넷 커뮤니티에 ‘미국산 산삼의 위엄’이라는 제목과 함께 “‘미국 산삼’이 ‘한국 산삼’보다 함유량이 2배 높다. 한국에서는 미국 산삼은 도라지만도 못하다는 소리가 퍼져있다”라는 게시글이 게재됐다. 이에 일요서울이 확인에 나섰다.

[검증방법]
네이버 식물학백과 ‘사포닌’ 참조
중앙일보 보도 미국식물위원회(ABC) 자료 인용
그레이스 마운틴(Grace Mountain) 자료 인용
미국 건강전문 매체 웹엠디(WebMD) 참조
북캐롤라이나(NC)산삼원 인용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시험연구소 자료 참조

[뉴시스]
[뉴시스]

[검증내용]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창에 ‘미국 산삼’을 검색하면 ‘한국 산삼’과 사포닌 함유량 비교하는 게시물이 즐비하다. 인터넷 커뮤니티 ‘엠엘비파크(MLBPARK)’에 한 네티즌은 ‘미국 산삼의 위엄’이라며 미국 산삼의 사포닌 함유량이 한국 산삼보다 2배 높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식물학백과 ‘사포닌’에 따르면 사포닌은 다양한 식물 종에 존재하는 양친매성 배당체(amphipathic glycoside)이며, 식물에서 사포닌은 주로 곰팡이나 다른 미생물로부터의 공격을 방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식물의 사포닌은 동물에게도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사포닌은 쓰고 얼얼한 맛을 가지고 있어 포유류가 섭취할 시 위장 자극이 일어날 수 있다. 이어 어류와 같은 냉혈동물에게 독성이 있고, 특정 농도의 사포닌은 곤충에게도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사포닌은 콜레스테롤과 인지질 같은 세포막 구성요소와 상호작용 가능한 계면활성제로서 화장품 및 약품 개발에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산삼 속에서 발견되는 사포닌을 통칭해 진세노사이드라고 하는데, 현재까지 산삼에서 38종 이상의 진세노사이드가 분리돼 구조가 밝혀졌다. 

매우 오래전부터 약용 식물로 사용돼 온 산삼의 사포닌인 진세노사이드는 중추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 대사계 등 인간의 신체기능 조절에 약용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항암효과 등의 약리작용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중앙일보가 보도에서 인용한 미국식물위원회(ABC)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진세노사이드 농축 최저 함유량 평균이 아시아 지역 산삼은 0.59%, 미국 산삼은 1.10%로 2배 가량 높다고 한다. 캐나다의 오타와대학에 제출된 논문에도 미국 산삼의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한국 산삼보다 더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Grace Mountain]
[Grace Mountain]

미국의 건강 제품 업체 ‘Grace Mountain’는 2011년 발표된 미국 과학 논문 ‘파이토케미스트리(Phytchemistry)’를 근거로 “미국 인삼이 아시아 인삼보다 킬로그램당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더 풍부하다(40~60g, 20~40g)”라고 설명했다.

미국 산삼은 일조량, 기후, 습도, 토질 등 최적의 자연 환경 조건에서 자란 덕분에 진세노사이드 함유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미국은 연방정부산하 미국어류야생동물보호국(USFWS)과 주 농무부에서 산삼을 관장하며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채취허가증을 취득한 후에야 채취가 가능하며 판매할 때는 검증된 각 주 소속 딜러에게만 판매할 수 있다. 이어 반드시 자격증이 있는 딜러가 주정부로부터 받은 진품 인증서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인증서가 없는 산삼을 팔거나 구입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할 만큼 엄격하다.

하지만 미국 산삼이 한국 산삼보다 사포닌 즉, 진세노사이드 함량이 더 풍부하다고 더욱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미국의 건강 정보 사이트 ‘웹엠디(WeBMD)’는 “미국산 인삼을 아시아산 인삼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이들은 각기 다른 효능을 가진 식물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산삼 판매처 ‘북캐롤라이나(NC)산삼원’은 “미국 산삼의 경우 ‘파낙스 퀸커폴리우스(Panax Quinquefolius) L’, 한국 산삼의 경우 ‘Panax Ginseng C.A. Meyer’으로 종이 다르다”라며 “미국 산삼이 사포닌 함유량이 두 배 가량 높지만, 사포닌의 종류는 한국산이 18종으로 미국산 15종보다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산삼과 한국 산삼을 둘 다 먹어보고 똑같은 조건에서 실험한 자료는 없기 때문에 어느 것이 더 좋은지는 단정 지을 수 없다”라며 “사람과 병 증상에 따라서 다른 효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LC MS/MS를 이용한 원료 인삼(한국산 고려인삼, 중국산 고려인삼, 미국 인삼)에서 진세노사이드 함량 비교’ 연구를 통해 “한국산 고려인삼, 중국산 고려인삼, 미국산 인삼에서의 LC MS/MS분석법에 의해 진세노사이드를 정량한 결과 24종의 진세노사이드 중 11종(Ro, F11, Ra1, Rb1, Rc, Rb2, Rd, Rg1, Rf, Re, Rg2)이 존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진세노사이드 종류 중 Rb1의 양이 미국 산삼이 한국 산삼보다 평균 약 7배 정도, 중국 산삼보다는 약 40배 정도 많다”라고 서술했다.

하지만 “미국 산삼에서 월등히 Rb1 함량은 많았으나 한국 산삼에서는 미국 산삼에서 존재하지 않는 Ra1, Rf, Rg2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분포함을 볼 수 있어 미국 산삼보다 한국 산삼에서 다양한 약효발효 내지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즉 미국 산삼이 한국 산삼 내지는 아시아 산삼보다 사포닌 함유량은 더 높으나, 이것이 산삼의 효능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 

[검증결과]
따라서 ‘미국 산삼이 한국 산삼보다 사포닌 함유량이 높다’는 ‘사실’로 판명된다. 다수 자료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산삼이 한국 산삼보다 진세노사이드 중 Rb1의 함량이 높아 전체 사포닌 함유량이 더욱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사실’로 판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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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삼 #사포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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