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트래버스 ‘하이컨트리’… 힘도, 공간도 ‘모두’ 엄지 척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한국GM은 올 초 쉐보레 트래버스 2022년형 부분변경 차량을 출시하면서 최상위 급인 하이컨트리 모델을 공개했다. 앞서 2020년 시승했던(일요서울 1387호 참조) 트래버스와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앞서 시승에서는 트래버스가 ‘크고 든든하다’는 느낌이 강했으나, 이번 시승에서는 트래버스가 ‘세련되고 웅장하다’ 이미지로 다가왔다.
비가 내리다 그치고, 이내 다시 쏟아지는 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쉐보레 트래버스 2022년형 하이컨트리 모델을 시승했다. 비 내리는 날의 시승은 때로는 주변 운치를 느낄 수도 있게 한다. 또한 차량의 안전 사양을 더욱 꼼꼼하게 점검할 수 있으니 시승에서는 이점도 있었다. 특히 트래버스의 무게감은 빗길에서도 듬직함이 있었다.
트래버스는 처음 국내 출시를 앞두고 수입이 결정됐을 때 한국GM 내부에서 찬반 의견이 나뉘면서 어려움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소비자들에게 공개됐고 코로나19를 지나오면서 캠핑과 가족 여행을 위한 대형 SUV 시장이 강세를 보이며 트래버스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2022년형 트래버스는 파워트레인의 큰 변화는 없다. 여전히 3.6리터 V6 가솔린 엔진은 도심에서 힘이 과할 정도다. 서울 종로구와 성북구의 산자락 동네를 지나다니면서 수차례 오르막길이 이어지는 데도 넘치는 힘으로 크르릉 댔다.
간혹 빗길 오르막이나 내리막에서 미끄러지는 것이 걱정되면 가운데 콘솔박스 앞쪽에 위치한 4륜구동이나 산길 미끄럼 방지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4륜을 적용하고 나면 전차처럼 단단하게 바닥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앞으로 치고 나갈 때는 더더욱 몸으로 전해지는 힘을 느낄 수 있다. 310 마력의 최고출력에 36.8kg.m의 최대토크는 도심에서 모두 발휘할 수도 없다.
전장은 직전 모델보다 30mm 더 긴 5230mm로 조금 늘어났다. 내부 시트의 디자인과 공간 배치 등으로 조금 변화가 생긴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3073mm 동급 최대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4995mm)나 기아의 카니발(5155mm) 보다도 길다.
용도상 동일하게 볼 수는 없으나, 현대차의 스타리아(5255mm) 보다는 25mm 짧다. 하지만 폭은 미세하게 더 넓다. 트래버스는 2열을 독립식 캡틴 시트로 적용해 2열 플랫 플로어와 함께 만들어내는 편안한 승하차를 제공한다. 또한 공간의 여유로움을 넘어 최대 2780L에 이르는 넉넉한 적재 공간은 국내 SUV 시장에서는 압도적이다. 윗 등급으로 타호가 있지만 이는 국내에서는 대형 SUV를 넘어서는 초대형 SUV 급으로 차후에 언급하기로 한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안전도 강조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는 센터 에어백을 갖췄다. 이를 비롯해 총 7개의 에어백을 적용했다. 능동 안전 사양 15가지는 전 트림에 기본 적용했다. 전방 충돌 방지를 비롯해 이전 모델에 없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까지 적용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정통 아메리칸 SUV라는 수식어를 붙여 조금은 투박하게 보이기도 한다. 큰 공간에 비해 수납 가능한 틀은 다소 부족하다. 그냥 공간이 넓으니 주변에 얹어두는 아메리칸 스타일을 이해하라는 느낌이다. 차후 개선된 모델에서 그런 디테일을 얹어 준다면 조금 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않을까.
트래버스가 도심형 SUV 부문에서 압도적인 스케일로, 그리고 넘치는 주행 능력으로 시승 기간 매력을 뽐냈다. 패밀리 SUV 또는 대형 SUV가 시장 선점에 나선 이 기간, 좀 더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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