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선고될 것으로 예측되는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결과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대표가 두 개의 혐의중 하나라도 유죄판결이 날 경우 대권가도에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비명계로 분류되는 야권 잠룡들이 정치 활동을 재개하고 나서 재판 결과를 대비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야권 내에서 그나마 이 대표와 겨를 수 있는 인물을 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최근 복권된 친노.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정도다. 조국 대표는 항소심에서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 원심을 확정하게 되면 곧바로 수감되는 것은 물론 국회의원직도 상실한다. 피선거권도 박탈당해 사실상 다음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현재 민주당에서 이재명 일극체제라는 말이 나오는 배경은 당권.대권 모두 이재명 손안에 있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나서기 쉽지 않은 콘크리트구조인데다 사법리스크가 오히려 당안팎 잠룡들이 나서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하고 있다. 당내 유력한 대권 주자가 윤 정권으로 인해 사법위기에 처했는데 그 틈을 타 대권에 눈이 멀어 동지의 등에 칼을 꽂는 배신행위로 낙인찍힐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절대강자인 이 대표와 민주당 주류 친명계 그리고 개딸로 대변되는 강성지지층을 사실상 적으로 돌리면서 이재명 대표를 대선 경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출현하기 힘든 구조다. 김동연.김부겸.김경수의 3김의 딜레마다. 아무리 밖에서 3인이 한동훈, 오세훈, 홍준표 등 여권 후보를 상대로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말해봤자 이 대표를 넘지 못하는 이상 의미가 없다. ‘비욘드 이재명’(이재명을 뛰어넘는) 외치는 인사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포스트 이재명만으론 당심과 민심을 잡기기 힘든 구조다.

그렇다고 이재명 대표만으로 차기 대선에서 정권탈환을 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일단 현재 차기 대선 리더십 여론조사 흐름을 보면 이 대표가 한 대표를 넉넉하게 앞서고 있다. 이대로면 차기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가 유력하다. 그런데 만약 이 대표 받는 여러 재판중에서 하나라도 유죄가 나오면 민주당의 정권 탈환에 대한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대선이 가까워지고 1심 유죄에 2심 무죄 혹은 유죄로 최종심인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릴 경우 자칫 대선후보 등록과 맞물릴 수도 있어 이럴 경우 민주당은 대혼란속으로 빠질 공산이 높다.

그 때는 3김이 나서도 늦는다. 미국 대선의 경우 오는 115일이 대선일인데 현직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날이 지난 721일이고 후보자를 사실상 낙점한 날이 722일이다. 대선을 앞두고 불과 3개월이 남았지만 부통령직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바이든 지지자들로부터 큰 반발이나 이탈표가 없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역대 대선을 봐도 그렇지만 유력한 대권주자가 특히 이재명 대표를 절대적으로 따르는 의원과 지지자들이 대선 임박해 후보 교체가 이뤄질 경우 포스트 이재명후보를 지지할 공산은 높지 않아 보인다. 최근 치러진 대선 양상을 보면 초박빙 대결인데 아군표가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다면 백전백패다. 아무리 천하의 이재명 대표라도 정권탈환을 위해 민주당 후보를 찍어달라고 호소해봤자다. 결국 최악의 순간을 피하기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3김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 절벽위를 걷듯 조심스럽게 대선행보를 가져가야 하는 3김이지만 이재명만으로 될까라는 의구심을 가지면서 이재명보다 정권 탈환을 원하는 민주당 다수를 위해서라도 나설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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