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의 늪에 빠진 요기요가 꺼낸 ‘인력 효율화’... 묘수로 작용하나

요기요 CI [사진=위대한상상]
요기요 CI [사진=위대한상상]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배달 플랫폼 2위 자리를 쿠팡이츠에 내주고 3위로 떨어진 ‘요기요’가 2011년 설립 이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배달앱 시장 출혈경쟁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 더해 시장 점유율까지 떨어져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누적된 적자 상황 속 생존을 위해 재택근무도 폐지
-전준희 대표, “회사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


지난 28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전준희 위대한상상(요기요의 운영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후 3시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안내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전 CEO는 메일을 통해 “우리 모두가 체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올해 들어 우리 회사는 2011년 창립 이래 여느 때보다도 가장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해 있다”며 “경쟁사의 무료배달 도입 및 구독 서비스 출시, 과열된 출혈 경쟁, 각종 규제 강화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고 회사의 어려움을 밝혔다.

이어 그는 “임직원 모두가 힘을 모아 YPXN, 할인랭킹, 지역전략 등 고객 경험 강화와 매출 성장을 위한 시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경비 절감 등 다양한 전략을 추진해 왔고, 일부 성과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전 대표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누적된 약 1000억 원 적자, 여러 노력에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시장 점유율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라며 “좀 더 확실한 체질개선과 인력 효율화 없이는 회사의 지속 경영을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고 부연했다.

또한 “회사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시장에서 생존 가능성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해 희망퇴직 제도를 시행하고자 한다”며 “본부별 재량으로 시행하고 있는 재택근무를 10월부터 폐지해, 임직원 간 대면 업무시간의 확대를 통해 협업을 강화하고 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어려운 회사 상황 속에서 희망퇴직 시행과 재택근무 폐지를 동시에 안내해 드리게 돼 대표이사로서 매우 무거운 마음이지만 회사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글을 끝맺었다. 

업계에 따르면 희망퇴직 신청은 다음 달 2~13일 가능하다. 직급, 직책, 근속연수, 나이 등에 관계없이 신청할 수 있다. 희망퇴직 신청자는 다음 달 20일까지 심사를 거쳐 다음 달 27일 퇴직하게 된다. 퇴직정산은 다음 달 30일이다. 요기요는 희망퇴직자에 위로금으로 월 고정급여 4개월분을 지급한다. 전직을 위한 커리어 카운슬링·인터뷰 코칭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요기요는 2022년 1156억 원, 2023년 654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년째 적자의 늪에 빠진 상황이다. 순손실만 따졌을 경우 2022년 871억 원에서 지난해 4858억 원까지 증가했다. 더불어 국내 주요 배달앱 3사(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배달 업계 간의 심각한 출혈 경쟁으로 인해 요기요의 적자가 더욱 가중됐다는 분석 또한 존재한다. 최근 요기요는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한 쿠팡이츠에 추월당해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가 2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 요기요가 적자를 감수하고 점유율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경쟁사들 또한 충성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 2위 탈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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