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아진 매출 성장률로 투자 매력도 하락…주가 약세
일부 매출 감소에도 마진 개선으로 영업이익은 성장

오리온 본사 모습 [뉴시스]
오리온 본사 모습 [뉴시스]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식음료 관련주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식품업계 대장주로 꼽히던 오리온 주가는 약세를 이어가며 관심에서 빗겨난 모습이다.

오리온 주가는 앞서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17일 0.33% 소폭 반등한 9만13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4일부터 하루(7월 9일)를 제외하고는 연일 오리온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옛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인수 이후 투자심리가 위축된 데다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오리온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태지만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매출 성장률 회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연초 본업과 무관한 바이오 산업 투자와 낮아진 국내외 매출 성장률로 투자 매력도가 하락했다”며 “식품업종 내 압도적으로 높은 마진율과 본업의 현금 창출 능력 등을 고려하면 현재 오리온 주가는 과도하게 저평가 구간이긴 하지만 결국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매출 성장률 회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오리온은 높은 해외 비중(매출 64%, 영업이익 67%)으로 과거 K-푸드 대장 역할을 했으나 현재 사이클에서는 소외 중”이라며 “이는 낮아진 매출 성장률과 본업과는 무관한 투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매출 성장률 반등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6월 매출 공백 이슈 어느 정도 마무리”

일각에서는 지난달 매출 공백 이슈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비수기가 무난히 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보증권은 17일 오리온에 대해 리가켐바이오 이수 이후 채널 조정에 따른 매출 공백 이슈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됐다고 판단했다. 권우정 교보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리가켐바이오 인수 이후 투심 회복이 지연됐다”면서 “매출 공백 이슈는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전반적으로 국내 등 매출 성장률이 낮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오리온의 6월 법인별 합산 매출액은 2288억 원, 영업이익이 359억 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5%, 4.1% 성장했다. 특히 중국 매출 공백이 지난 4월 110억 원에서 지난달 60억 원으로 축소됐고, 러시아 일부 채널 출고 중단 이슈도 해결되는 등 6월 매출 공백 이슈들이 일단락된 것으로 봤다.

또한 권 연구원은 “지금은 본업 모멘텀 확인이 필요한 시기이며, 하반기 신제품 출시 등을 통한 매출 회복 추이가 주가 상승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며 “오리온은 10%대 중후반의 마진율을 보여주면서 식품 업체들 중 압도적인 실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밸류에이션도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오리온은 여타 음식료업체 대비 경기 악화에도 주요 법인의 영업실적이 순항 중이며, 채널 조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개선되는 수익성은 견고한 시장지배력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주요 법인 영업실적 순항…개선되는 수익성”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가켐바이오 지분인수 관련 우려가 반영된 투자심리 악화 흐름이 높은 변동성의 대외환경 상황과 맞물림에 따라 주가 레벨 및 밸류에이션 조정분의 회복세가 더디다”면서도 “하반기 가시성 높은 지역별 성장 전략과 투자 계획 및 주주환원 정책을 감안한다면 현재까지 리스크로 작용한 요인에 대한 해소 기반은 충분히 마련됐다”고 짚었다.

오리온의 올해 2분기 주요 4개 법인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각각 1.8%, 8.3%를 시현한 것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한국 내수시장의 높은 베이스 효과와 중국•러시아 채널 조정 및 글로벌 소비부진 영향이 영업실적에 복합적으로 작용했음에도 전년 동기 수준의 외형이 유지됐고, 이익률도 개선됐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하반기 시점차 관련 춘절실적 반영을 제외하더라도 여전히 채널 조정분 회복이 포함된 유의미한 성장세 개선 흐름이 시현될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업의 영업실적과 현금 창출력, 우려 대비 과조정된 주가 레벨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추가 영업체력 개선 흐름에 따른 목표주가 재조정 또한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