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분기 영업익 3조 원 무난히 지켜낼 것”
양호한 모델 믹스·우호적 환율…증권가 눈높이↑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기아 광명오토랜드 전경. [뉴시스]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기아 광명오토랜드 전경. [뉴시스]

기아가 올 상반기 판매량 감소 속에서도 분기 영업이익이 무난히 3조 원대를 지켜낼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감소했다. 기아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국내 27만5240대, 해외 127만6707대, 특수차량 2085대 등으로 총 155만4032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은 조업일 감소와 K8 상품성 개선 모델 대기 고객 발생 등으로 승용 모델의 판매가 줄었고, 해외 시장의 경우 광명 공장 전동화 전환 공사 등 소형 차종의 판매 감소가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만, 기아가 부진한 판매량을 기록했음에도 증권가에서는 올 상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기아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KB증권은 기아에 대해 동종업체 대비 양호한 이익을 내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4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올렸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4% 증가한 4조291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10.5% 상회할 전망”이라며 “예상보다 좋은 모델 믹스와 우호적이었던 환율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 기아의 판매 믹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D 이상급의 판매 비중이 27.0%를 기록해 예상을 상회했다”며 “2분기 원·달러 환율도 예상보다 1.2% 높은 1371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기아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8% 증가한 14조1344억 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컨센서스를 7.1% 상회하고, KB증권의 기존 전망은 11.6% 상회하는 것이다.

아울러 KB증권은 기아의 투자 포인트로 EV3를 통한 중소형 전기차 판매 확대, 하반기 목적기반차량(PBV) 시리즈의 첫 모델인 PV5 출시,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을 꼽았다. 다만 강 연구원은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주가가 22.3% 상승함에 따라 상승 여력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고 짚었다.

하반기 자사주 100% 소각 기대감 유효

키움증권 역시 지난 11일 기아의 목표주가를 종전 14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높이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상반기 기아의 분기 영업이익이 무난히 3조 원대를 사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은 기아의 2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보다 4.4% 늘어난 27조4000억 원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 증가한 3조6000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매출액 27조7000억 원, 영업이익 3조6000억 원)에 부합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호실적을 이끌어 냈던 재료비 감소효과가 2분기 손익에도 우호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며 “다만 환효과 측면에서는 CDK 사태와 쏘렌토 HEV 모델의 진부화에 따른 KUS(기아 미국 판매법인) 6월 미국 판매실적 역성장, 높은 기말환율을 감안해 어닝 서프라이즈보다는 우상향 중인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도 주목된다. 앞서 기아는 지난 1월 25일 공시를 통해 연내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상반기 중 50%를 소각하고, 나머지 50%는 조건부로 3분기 누계 기준 재무목표 달성 시 4분기 중 소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연구원은 “이는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키움증권 추정치 기준으로 기아는 올 3분기에 이미 연간 매출액 목표치의 79%, 영업이익 목표치의 84%를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연말 추가 소각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에 선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5000억 원 자사주 매입 분에 대한 전량 소각을 전제해 EPS, BPS 추정치를 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투자증권도 최근 기아에 대해 하반기 자사주 100% 소각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목표주가를 15만 원으로 상향 제시했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 인하와 미국 대선 등 거시 불확실성은 있으나 고수익 차종 중심 글로벌 판매 확대로 하반기 실적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초 제시했던 5000억 원 규모의 하반기 자사주 100% 소각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화투자증권이 예상한 기아의 2분기 실적은 매출 27조3000억 원, 영업이익 3조5000억 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하는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이는 글로벌 생산 정상화 이후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던 2023년 2분기 실적을 뛰어넘는 것”이라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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