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내각·참모 출신 출마자, 22대 총선 성적은? 
文 비서실장은 전패, 법무부 장관은 전승 

(왼쪽부터) 임종석 전 비서실장, 문재인 전 대통령, 이낙연 전 국무총리 [뉴시스]
(왼쪽부터) 임종석 전 비서실장, 문재인 전 대통령, 이낙연 전 국무총리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4년 전 권력의 정점에 선 친문계(친문재인계)의 왕좌는 친명계(친이재명계)로 넘어갔다. 2년 전 7명에 불과했던 친명계는 이제 정치권의 주류 세력으로 부상했다. 친문계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이에 본지는 문재인 정부 내각과 참모들의 22대 총선 성적을 파악해봤다.

조국·추미애·박범계, 잘 나가는 文 법무부 장관
22대 총선에 출마한 문재인 정부의 총리 및 장관급 인사는 18명가량이다. 이 중에서 9명의 출마자가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권칠승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개호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인영 전 통일부 장관·진선미 전 여가부 장관·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한정애 전 환경부 장관·황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다. 조국혁신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당선됐다. 직책 별로 보면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 3인은 22대 총선에서 전원 당선되며 존재감을 선보였다. 

장관급 당선자 중 뚜렷한 친문 색채를 보이는 인사는 조 전 장관과 황 전 장관을 꼽을 수 있다. 이외 장관급 당선자는 계파색이 옅은 인사로 보인다. 권칠승 전 장관은 한때 '진문'(진짜 친문) 부엉이 모임의 일원이었으나, 이재명 지도부에서 수석대변인직을 역임했고, 친낙(친이낙연계)로 분류되기도 한 이개호 전 장관은 이재명 지도부의 정책위의장을 맡기도 했다. 

나아가 과거 친문 핵심으로 불린 추 전 장관은 이제 친명계로 거듭났다. 차기 국회의장 선거에 출마한 추 전 장관은 4월 29일 당의 주류로 떠오른 친명계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강성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간담회에도 참석하기도 했다. 

'친문 핵심' 文 비서실장 수난사  
반면 장관급 낙선자의 경우 친문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낙선자는 새로운미래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석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의장(부총리급), 국민의힘의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 민주당의 노형욱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종환 전 문체부 장관·전해철 전 행정안전부 장관·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노영민 전 비서실장·황기철 전 국가보훈처장이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인 이 전 총리는 이 대표와 정면으로 맞붙은 뒤 탈당했다. 그 뒤 새로운미래를 창당한 이 전 총리는 친명계 민형배 민주당 의원과 광주 광산을에서 맞붙었으나 패배했다. 민주당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된 김 전 장관은 국민의힘에 입당한 뒤 자신의 지역구인 영등포갑에 출마했으나, 채현일 민주당 당선인에 패배했다. 

민주당에 잔류한 장관급 인사 중 본선에 진출한 출마자는 황 전 보훈처장이 유일하다.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의 한 축인 전 전 장관은 경선에서 패배했다. 부엉이 모임의 일원이자 친문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연구원’의 초대 이사장인 도 전 장관도 경선에서 패배했다. 

22대 총선에 출마한 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두 명은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난을 겪기도 했다. 같은 친문 출신인 추 전 장관은 지난 1월경 자신의 SNS를 통해 "석고대죄해야 할 문재인 정부의 두 비서실장이 총선을 나온다"며 임 전 실장과 노 전 실장을 향해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을 묻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임 전 실장의 공천 배제는 명·문(이재명·문재인) 갈등의 뇌관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정치는 생물"이라며 탈당을 시사하기도 했으나 끝내 선당후사를 택했다. 이와 관련 임 전 실장은 4월 4일 CBS 라디오에서 "아프고 서운한 거야 왜 없겠습니까"라며 "(이 대표가) 저한테 '고맙다'고 해 그걸로 됐다"고 전했다. 

文의 복심부터 강성 親明 뒤섞인 참모진 
22대 총선에 출마한 문재인 정부의 참모진은 35명가량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당선인은 17명(민주당 16명·조국혁신당 1명)이다. 수석급은 박수현 전 국민소통수석·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정태호 전 일자리수석·한병도 전 정무수석이다. 비서관급은 윤건영 전 국정상황실장·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김기표 전 반부패비서관·김영배 전 정책조정비서관·김우영 전 제도개혁비서관·권향엽 전 균형인사비서관·문대림 전 제도개선비서관·민형배 전 자치발전비서관·복기왕 전 정무비서관·신정훈 전 농어업비서관·이기헌 전 민정비서관·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 등이다. 

문재인 정부의 비서관급 참모 중 일부는 강성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에서 활동하며 친명계로 거듭났다. 10개월 전 원외 모임으로 시작한 혁신회의는 22대 총선에서 31명의 당선인을 배출한 신주류로 떠올랐다. 차기 국회의장 및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중진의원들은 앞다투어 혁신회의의 간담회에 참여해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을 호소할 정도다.  

김우영 전 비서관은 혁신회의 상임대표를 거쳐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임명됐고, 혁신회의 소속 민형배 전 비서관은 당 전략기획위원장에 임명됐다. ‘대장동 변호사’인 김기표 전 비서관·문대림 전 비서관도 혁신회의 출신이다. 권향엽 전 비서관은 2022년 대선 당시 이 대표 캠프에서 대선 후보 직속 기간인 배우자실 부실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반면 친문계 색채가 뚜렷한 당선인은 박수현 전 수석·정태호 전 수석·한병도 전 수석·윤건영 전 실장·고민정 전 대변인·김영배 전 비서관·복기왕 전 비서관·진성준 전 비서관 등이다. 이 중 윤 전 실장은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아울러 이재명 지도부의 중역을 맡은 친문계 당선인도 존재한다. 한병도 전 수석은 22대 총선에서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은 바 있고, 진성준 전 비서관은 지난해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뒤 총선 직후 당대표·원내대표와 함께 당 3역으로 불리는 정책위의장에 임명됐다. 

文참모진 대거 조국혁신당 합류 
문재인 정부 참모진의 대거 조국혁신당 입당도 관측된다. 정춘생 전 여성가족비서관·김형연 전 법무비서관·송창욱 전 제도개혁비서관은 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의 비례대표로 출마했다. 이 중 당선자는 정춘생 전 비서관(9번)이 유일하다. 

당직을 맡은 참모진도 존재한다. 황현선 전 선임행정관은 조국혁신당의 사무총장직을 맡았고 , 조용우 전 국정기록비서관은 정무실장, 윤재관 전 국정홍보비서관도 당 전략본부장을 맡았다. 아울러 유대영 전 자치발전비서관은 혁신정책연구원 정책부원장에 임명됐다. 

이어서 이지수 전 해외언론비서관은 해외특보, 총선에 출마한 김형연 전 비서관은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나아가 문재인 정부의 홍종학 전 중기부 장관도 조국혁신당에 입당해 경제특보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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