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Q 실적 부진에도 에너지 사업 가치 재평가 반영
“장기적 관점에서 펀더멘털 약화는 크게 없을 것”

SK디앤디 생각공장 당산 외부사진 [뉴시스]
SK디앤디 생각공장 당산 외부사진 [뉴시스]

인적분할을 추진 중인 SK디앤디의 분할 전 마지막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부동산 개발 전문회사인 SK디앤디는 지난해 9월 인적분할을 통해 부동산과 에너지 사업을 분리한다고 발표하고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최근 에너지 사업을 분할한 신설법인 이름을 SK이터닉스로 확정하고, 오는 2월 주주총회를 거쳐 3월 1일자로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SK디앤디의 인적분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하이투자증권은 SK디앤디에 대해 해상풍력 선도업체로서의 성장성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2만7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올렸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내년 예상 주당 순자산가치(BPS) 추정치 3만5406원에 타깃 주가자산비율(PBR) 1.0배(신재생에너지·ESS 사업 부문 인적분할 등을 반영해 기존 타깃 PBR 상향)를 적용해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SK디앤디는 오는 3월 1일을 분할 기일로 신재생에너지·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며 “신설법인의 성장 전략으로 먼저 해상풍력사업 진출을 통한 신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국내 BTM(Behind the meter) ESS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국 FTM(Front of the meter) ESS 사업에 진출해 전력 거래 역량을 확보한 이후 국내 FTM 시장 개화 시 선점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와 같이 다양한 발전자원 운영과 전력거래 수익 기반으로 SK이터닉스는 그린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내년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 착공 시 매출 본격화”

특히 2024년 하반기에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이 착공되면 시공 진행률에 따라 해상풍력의 관련 매출이 본격화 될 것으로 봤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은 전라남도 신안군 우이도 남동측 해역에 390MW(메가와트)급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가 2조5000억 원을 넘는다. SK디앤드와 한화 건설부문이 공동 시공을 맡고, 운영은 준공 후 20년간 한국남동발전이 수행할 예정이다.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은 지난 2019년 발전사업 허가를 획득했으며, 2021년 송전선로 이용계약을 체결하고 올해 8월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향후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 허가와 실시계획 승인을 받고 2024년 하반기에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을 착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올해 6월 LS전선을 해저케이블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함에 따라 향후 신안우이 해상풍력사업 관련 기자재 발주 등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디앤디 연료전지 사업의 경우 내년 관련 매출은 약 1450억 원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원은 “지난 8월부터 공사 중인 칠곡에코파크(20MW)와 더불어 이번 달에는 9MW 규모 연료전지발전소인 약목에코파크와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연료전지 매출 증가로 전체적인 매출 상승에 기여할 전망”이라며 “충북 보은(20MW), 파주(31MW) 등의 연료전지발전 착공 등이 내년에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매출 성장에 대한 지속성도 높아 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적분할 후 신설법인 가치 4000억 원 이상 기대”

앞서 신한투자증권도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에도 에너지 사업 부문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반영해 SK디앤디의 목표가를 기존 3만4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SK디앤디의 2023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44.3% 감소한 1039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한 87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올 4분기에 연료전지 프로젝트 1개 정도가 인도 완료되며 1000억 원 이상의 매출 인식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며 “다만 프로젝트가 내년으로 인도 시점이 연기됐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더멘탈(기초체력) 악화는 크게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SK디앤디의 에너지 사업 성장성에 투자하는 사람들에게는 에너지 관련 회사로서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가능성과 분기 실적 변동성의 일부 완화 측면에서 봤을 때 4분기 실적 부진의 아쉬움이 중요한 이슈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분할 후 신설법인은 2000억 원 규모의 자본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에너지 관련 디벨로퍼 국내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 2배 이상의 밸류에이션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 실적이 아닌 현재 순자산 가치만으로도 최소 40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며 “여기에 부동산 사업 가치를 더하면 시가총액 8000억 원 이상까지의 주가 상승여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