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다가올수록 여야 의원들은 온통 공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대선에다 박빙 선거로 대한민국 정치지형이 반으로 나뉘어지면서 국민들의 피곤함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급기야 역대급으로 무당층이 늘면서 내년 총선에서 물갈이, 세대교체, 판갈이 총선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신당창당을 하겠다는 인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이유다.

설상가상으로 집권여당 의원들은 용산발 어벤저스팀이 꾸려져 총선에 대거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해 더 초긴장이다. 임기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년 총선에서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면 돌파를 선호하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왕 자신에 대한 평가라면 용산 참모들과 친정인 검찰 출신들을 대거 출마시켜 심판받으려할 공산이 높다. 어차피 김기현 대표는 어린 당 대표를 내쫓은 데다 유력한 당 대표 후보군을 자의반타의반 낙마시키고 윤심에 뜻으로 세워진 대표다. 용산 입장에서는 내년 공천에서 당 대표 눈치를 볼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미 대통령실에서는 김은혜 홍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등과 비서관, 행정관 등 포함해 40여 명 정도가 윤석열발 어벤저스팀이라고 흘리면서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비서관 중에서는 검사 출신인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등과 전희경 정무1비서관, 박성훈 국정기획비서관, 강훈 국정홍보비서관 등도 기론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과 함께 여권 내에서 차기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도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차관급으로는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이노공 법무부 차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남우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 이와규 법제처장 등도 총선 출마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여의도에서는 대통령실 및 정부부처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 있는 검찰 출신 20~30명이 국민의힘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도 무성하다. 대통령실 행정관급까지 더하면 40명이 웃돌 수 있다. 김기현 대표는 그야말로 근거 없는 기우에 불과하다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여의도에 별로 없다.

그런데 과연 용산발 낙하산 인사들 다수가 단순히 윤심을 등에 업고 출마해 바람처럼 당선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어벤저스팀을 낙하산식 공천을 하려면 지역 밀착형인 현역이나 당협위원장들을 공천에서 배제해야하는데 이게 역대 총선을 볼 때 승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명박 정권 시절 친박계 공천 대학살과 박근혜 정부시절 친이계 대학살이 이를 반증한다.

자칫하면 어벤저스가 집권여당을 구하는 게 아니라 악인전인돼 다 같이 몰락할 수 있다. 공천은 원칙과 시스템으로 이뤄져야 하고 무엇보다 지역민과의 소통과 스킨십이 중요하다. 과거 지역에서 밥도 안먹어 본 사람이 출마해 당선되겠느냐는 말은 내년 총선에서도 유효하다. 권력 누릴 것 다 누리고 총선 임박해 낙하산으로 온 사람을 찍어줄 정도로 너그러운 유권자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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