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희룡 장관 “GS셀프 조사 신뢰 못 해"...'임병용 부회장' 책임론 부나

사진 /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내부. [뉴시스] 
사진 /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내부.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GS건설의 부실 공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GS건설이 주관해 시공한 ‘검단신도시 안단테’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붕괴했다.

사고는 다행히 밤에 일어났지만, 낮에 붕괴가 발생했다면 수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소위 ‘1군 건설사’라기에는 GS건설의 안전관리 수준은 심각 수준이라는 지적이 시민단체로부터 나왔을 정도다.

이번 일로 그동안 4연임에 성공한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의 책임론도 솔솔 불고 있다.

- 시민단체, "30곳은 철근이 아예 누락, 불량 콘크리트 사용 가능성" 지적
- "철저한 안전 조사 후 설계·시공상 문제 드러날 시 재시공해야" 주장도


임 부회장은 건설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다. 그를 따르는 업계 후배도 많다. 하지만 최근 계속되는 안전사고로 인해 임 부회장의 입지가 다수 위협을 받고 있다는 평 도 있다.

특히 '위험한 아파트 짓는 GS건설'이라는 오명으로 인해 기업 가치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GS건설은 지난해 국내 건축·주택 사업 부문의 도급공사 매출이 8조1768억 원을 기록해 전체의 66.5%를 차지했다.

2020∼2022년 국토교통부 하자 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가장 많은 신고가 접수된 건설업체는 GS건설(573건)로 나타났다. 신고 2위를 기록한 HDC현대산업개발(376건)보다 1.5배 이상 큰 규모다.

지난 5월 2일 검단신도시 안단테 신축 공사 붕괴 현장 사고 현장을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발주청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시공사 GS건설이 무거운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행정처분 등 법적 책임도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 알짜배기 아파트 사업은 ‘1위’…안전 투자는 ‘소홀’

검단신도시 안단테는 올 12월 입주 예정이다. 수분양자들은 불과 반년 후에 들어가 살 집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으니,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GS건설은 자체 조사 결과 지하 주차장 지붕 층 700여 곳 중 30여 곳에서 철근이 누락됐다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회의 측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아파트가 현재 25층까지 지어져 있는 상태다"며 " 정상적으로 버티고 서 있기 어려운 건물이라는 뜻"이라고도 했다.

추후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고 보수가 필요해 입주일이 늦어진다면 입주예정자들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보통 이사를 할 때는 기존에 보유하던 주택을 매도하거나 전세금을 돌려받아, 새로 들어갈 집의 잔금을 치르게 된다. 수분양자 중에서는 입주예정일인 올해 12월에 맞춰 자금계획을 마련해 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전 국민이 공포에 떨었다. 혹시 내가 사는 집도 저렇게 무너지지는 않을까 걱정해야 했다. 건축물의 붕괴는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앗아간다.

건설사의 책임은 그래서 막중하다. 튼튼하고 안전한 건물을 지을 것이라 믿으며 소비자는 기꺼이 건설사에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만약 주택소비자와의 계약을 위반하고 안전하지 않은 건축물을 지은 건설사가 있다면 소비자들은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이다.

- 83개 시공 현장뿐 아니라, 최근 10년 준공 아파트 전수조사해야

일각에서는 검단 아파트 당장 철거하고 재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소비자주권회의 측은 "GS건설은 위험한 아파트를 짓는 것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자재뿐만 아니라, 시공·감리 측면에서도 비용을 절감해 가면서 위험한 아파트를 짓는 것은 주택소비자들의 목숨이야 알 바 아니라는 태도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GS건설이 신뢰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아파트를 지어서 번 돈을 안전관리에 대폭 투자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최근 10년간 GS건설이 시공한 아파트에 대한 안전 점검을 철저히 해 입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특히 문제가 된 검단신도시 안단테는 즉시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고, 입주예정자들에게 입주 지연에 따른 보상을 충분히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주권회의는 "GS건설이 시공 중인 전국의 83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정밀안전 점검을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미 준공된 아파트는 빠져있다"며 "현재 시공 중인 현장뿐 아니라 최근 10년간 시공한 아파트의 안전성에 대해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GS건설은 지난 3년간 하자 심사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신청 건수가 573건으로 가장 많은 건설사다. 이 중 GS건설의 세부 하자 건수로 인정된 건수는 2,818건이다. 하자 건수 역시 건설사 중 최다다.

지난 3월에는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의 기둥 외벽이 떨어져 내부에 휘어진 철근이 드러나고, 지하층 복도와 주차장 등에도 균열이 발생해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긴급 보강작업이 진행되며 소음이 발생해 주민들은 내 집을 놔두고 외부 숙소에서 밤을 보내기도 했다. 지은 지 6년도 채 되지 않은 아파트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원희룡 장관 sns캡쳐
원희룡 장관 sns캡쳐

원 장관은 지난 16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부실 공사 건설사의 셀프 점검 믿겠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GS건설이 건설 현장 83개소를 자체 점검할 예정인데, 설계와 달리 철근을 빼먹으며 부실 공사 한 GS건설 점검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건설사건, 국민의 안전을 소홀히 한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는 것은 물론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겠다"고 전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셀프 점검 지적에 대해 본지에 "셀프(자체) 점검이 아닌 한국건축구조기술회에 100% 용역을 맡겨 점검을 진행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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