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美 자동차 시장서 역대 2월 최다 판매 기록
2월 글로벌 판매량도 증가…현대차 7.3%, 기아 14.7%↑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뉴시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뉴시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 1~2월 미국 시장에서 역대 월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힘을 보태면서 최근 주가가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현대차 주가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15.89% 올랐고, 기아 주가도 31.53% 상승했다. 증권업계는 상반기 자동차 업종의 주가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자동차 판매는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 여파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완화와 친환경차·SUV(스포츠유틸리티차) 등 고부가가치 신차 출시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수출액은 작년보다 47.1% 증가한 56억 달러로, 지난 7월 처음으로 50억 달러대 월간 수출을 달성한 이후 네 번이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총 12만2111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9.6% 늘어난 6만1252대였고, 기아는 23.7% 늘어난 6만859대를 팔았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2월에 월간 판매 6만 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월 글로벌 판매량도 늘었다. 현대차는 32만 8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7.3% 증가했고, 기아는 25만4000대로 같은 기간 14.7% 늘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가 연초 제시한 판매와 수익 목표가 다소 공격적으로 보였지만 1~2월 판매 실적을 통해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음을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내수 판매는 설 연휴 차이로 영업일수가 전년 동월 대비 3일 늘어나며 현대차 22.6%, 기아 26.7%로 크게 증가했다”며 “1월에 보조금 미확정으로 못 판 전기차도 2월부터는 판매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조감도 [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주 브라이언 카운티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조감도 [뉴시스]

해외 판매는 미국과 인도가 호조를 보이며 현대차가 4.1%, 기아는 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부터 판매가 급감했던 러시아의 높은 기저와 아태지역의 판매 부진 탓에 증가 폭이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자동차 시장의 경쟁 부활 속도와 가격 하락 추세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완성차 업체와 딜러 등 주요 플레이어들의 전략이 물량 중심에서 수익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차량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중고차 가격은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며 “소비자들의 선택권 부활이 늦어지면서 인센티브가 천천히 증가하고 있고, 완성차 업체와 딜러들의 실적 정상화도 시간을 두고 진행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유럽 판매량도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 현지 생산 거점인 체코와 슬로바키아 공장 출하량은 지난해 1월과 비교해 각각 12.7%, 24.9% 늘었다”며 “2월 이후 유럽 전체 판매량은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완성차‧부품 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주주환원 구체화, 4월 인베스터 데이, 1분기 실적 발표 등 주요 이벤트가 이어지며 완성차 업체의 주가 반등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의 실적 호조와 강력한 배당정책, 2년 연속 종업원 특별성과급을 감안할 때 올해 부품단가 책정도 우호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품사 등으로 관심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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