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율주행 자동차에 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 자율주행 기술을 제대로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먼저,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자율주행 반도체(하드웨어) 사업을 제대로 하는 기업은 유명한 테슬라, 엔비디아와 모빌아이까지 3개뿐이다. 한편, 차량 제어를 위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자동차 회사들이 직접 만들어 왔다.

그러나 이들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니기에 품질이 떨어졌고 앞서 언급한 엔비디아와 모빌아이가 소프트웨어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는 단계다. 장기적으로는 애플과 구글 같은 기업들도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오늘은 자율주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쪽에 걸쳐 있으면서도 국내에서는 가장 생소한 기업인 모빌아이를 간단히 살펴보고자 한다.

모빌아이는 1999년 세워진 이스라엘 기업으로 한마디로 설명해 ADAS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ADAS는 자동차가 운전을 좀 더 쉽고 편하게 도와주는 기술로서, 예를 들어 후진할 때 접근하는 차가 있으면 알려주기, 차선 중앙을 알아서 유지하기, 충돌 위험시 자동으로 급정거하기 등의 기능들을 제공한다.

모빌아이는 2021년 기준 ADAS 시장 매출 점유율 70%로 사실상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태다. 모빌아이는 이러한 ADAS 기능들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반도체를 개발해 왔으며, 궁극적으로는 ADAS를 점점 더 발전시켜 완전한 자율주행으로 진화하는 것이 목표다.

ADAS는 초보적인 자율주행 기술이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자율주행 기술의 토대인 만큼, 높은 안전성 기준이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매우 유리하다.

모빌아이가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언급한 바와 같이 지구 상에서 자율주행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기업은 테슬라와 모빌아이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솔루션은 아직 회사 외부로 판매하지 않고 있어서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접근할 수 있는 자율주행 솔루션은 사실상 모빌아이 뿐이다. 또한, 반도체 설계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동시에 하면 반도체에서 불필요한 부분들을 덜어낼 수 있기 때문에 전력 소모와 비용 감소에 매우 유리하다. 이 때문에 구조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자율주행 솔루션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둘째, 모빌아이는 방대한 주행 및 지도 자료를 수집하여 꾸준히 자율주행 성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모빌아이의 글로벌 ADAS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연간 판매된 수천만 대의 차량으로부터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들로부터 자율주행에 필요한 지도 데이터를 공급받아 고화질 지도를 구축하고, 이 고화질 지도로 고객들의 자율주행 성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인 셈이다.

더하여, 최근 자율주행까지 가지 않더라도 차량 사고를 줄이기 위한 ADAS 의무화 트렌드가 생겨나고 있는 점도 호재다. EU는 2024년부터 모든 신차에 의무적으로 ADAS 장착을 의무화했다. 단기적인 매출 상승은 물론, 더욱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모빌아이의 변곡점은 2024년이 유력하다. 레벨 4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목표로 2024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벨 4 자율주행은 악천후와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제외한 대부분 상황에서 차량이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단계를 의미하며 이는 사실상 진정한 자율주행 시대의 서막이다.

모빌아이는 테슬라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가장 유력한 기업으로서, 만약 2024년 개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경제적 해자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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