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는 원/달러 환율…1500원 시대 눈 앞, 우리 경제는?

월/달러 환율 1500원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내년도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주말을 맞은 시장의 모습. [이창환 기자]
월/달러 환율 1500원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내년도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주말을 맞은 시장의 모습. [이창환 기자]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현재 달러 강세 속에 환율은 1500원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 금리는 자이언트 스텝(Giant step)을 이어가고 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지속 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어진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 및 곡물 수급에 대한 우려가 지속된다.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동에 전기차 업체 등 우리 기업들은 울상이고, 가계 빚은 늘어나는데 코로나19로부터의 경제 회복은 더디다. 주가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는데다 일부 언론들은 우리 경제가 초토화 직전에 왔다는 언급까지 하고 있다. 이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으로부터 우리 경제의 현재 상황을 짚고,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인플레이션 부작용에 가계 대출 부실화…외환위기 때와 같은 ‘디폴트’ 우려까지

이어지는 금리 추가상승, 연말쯤 시중은행서 고급리 대출 이자 상품 나올 수도

<현재 상황 진단>

- 환율이 13년 만에 기록을 경신하며, 끝을 모르고 오르고 있다. 현재 환율 상승의 주된 원인은 무엇으로 볼 수 있나.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주된 원인이나,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미국과 한국의 정책금리 역전에 따른 외화 유출은 아니다.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으로 국제금융시장 전반에서 경화¹ 중 달러화에 대한 안전자산으로서의 수요가 높아져 가수요가 형성됐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것이다.

- 유로와 달러는 역전됐고 엔화, 위안화의 약세도 눈에 띈다. 달러가 강세면 미국의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역효과를 부르지 않나. 

▲ 미국은 내수 비중이 절대적이다. 달러화 강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제고 효과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오히려 달러화 강세로 수입물가가 낮아지면서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된다.

- 달러가 강세인 반면 원화가 약세라면, 우리나라의 수출은 더 나아져야 하는 것 아닌가.

▲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 위축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환율에 따른 가격 경쟁력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 특히 우리 제품이 경쟁하는 국가들은 미국보다 중국이나 일본 등이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의 긍정적 영향 역시 크지 않다.

- 한국은행이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는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어떤 보호막 역할을 할 수 있나. 

▲ 환율이 급등하는 것을 막는 수준에 그칠 뿐, 환율의 상승 자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국과 같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외 모든 국가 중앙은행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의 전쟁이 우리 경제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 있을까. (예: 에너지, 곡물 등)

▲ 양국 간의 전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세계의 경제 성장이다. 또한 국가 간의 교역을 위축시키는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 여기에다 에너지 원자재 가격을 상당 기간동안 높게 유지하는 영향을 미치는 것도 우려되는 점 가운데 하나다.

<경제 둔화 및 회복>

- 코로나19 회복기에 접어들었지만 경제 위기와 성장 둔화 언급이 이어지며 내년도 성장률은 올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데. 

▲ 올해 2.5% 내외 수준의 성장률의 보이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2%대 초반 수준으로 컨센서스가 모아지고 있다. 성장이 둔화되는 것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글로벌 경제의 위축이다.

- 내년 대외 경제 여건은 어떻게 전망되나

▲ 2023년의 세계 경제는 인플레이션의 부작용,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긴축,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역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의 차별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신흥국 경기는 올해보다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으나 대외여건 악화와 고물가 등 경기 하방 요인도 남아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는 경기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 물가 상승은 국민들이 가장 관심있게 지켜보면서 현재 분위기에서 가장 우려하는 항목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물가 상승 전망 어떻게 보나. 

▲ 현재는 지속 소비자물가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물가는 2023년에 상승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경기둔화 가능성이 확대됨에 따라 수요측 물가상승 압력 완화가 기대됨은 물론 2022년 중 높은 상승세가 이어졌던 만큼 역기저효과로 공급 측의 물가상승 압력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 주요 산유국의 감산에 따르는 유가 상승, 환율 상승세 지속에 따르는 수입물가 상승 부담 등의 리스크는 여전히 상존할 수 있다.

- 일각에서는 국내 경제가 초토화 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지금 가장 심각하게 봐야 할 문제 또는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것은.

▲ 고금리에 따른 가계대출 부실화와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외환위기 때와 같은 디폴트 우려가 걱정된다. 또 국내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의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회복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이다.

- 정부 또는 국회가 정책적으로 나서야 한다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 부탁드린다.

▲ 통화정책 방향과 적당한 강도를 두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수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본다면, 내수로 버텨야 하는데, 고금리 상황에서는 내수가 오히려 심각하게 침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종합적으로 요약해 준다면.

▲ 2023년 경기 하강은 기정사실이다. 코로나19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기 둔화, 인플레이션 등 동시다발적인 위기로 가계 및 기업 등 민간 경제 주체들의 체력이 크게 약화 된 상황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수출과 내수가 동반 침체되는 복합불황이 올 수 있다. 정부, 기업, 가계 등 경제 주체들이 이런 리스크를 염두에 둔 전략을 잘 짜야한다.

경화(hard currency, 각국 통화와 쉽게 교환할 수 있는 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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