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5560억 원…신사업 확대 주목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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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이 올해 2분기 건설‧상사 등 전 부문 고른 성장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지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6.6% 늘어난 10조8190억 원, 영업이익은 30.8% 증가한 556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삼성물산의 분기 기준 최대 실적으로, 바이오를 제외한 모든 부분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 2분기 대외 경영 여건이 악화됐음에도 경영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 노력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게 삼성물산 측 설명이다. 증권업계는 저평가 매력과 더불어 삼성물산의 다양한 신사업 확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다올투자증권은 23일 삼성물산에 대해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돋보이는 종목이라고 평가했다. 또 호재가 풍부하고 리스크 요인이 제한적임에도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아 이 같은 매력은 오히려 변동성이 커지는 시기에 벤치마크대비 초과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한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이래 지속됐던 저평가 매력 외에도 올해 바이오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95% 증가한 1조4000억 원으로, 확연히 본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본격 진행 중인 친환경 바이오 영역 투자 집행 및 신사업 추진과 내년 초 주주환원책 발표 기대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순자산가치(NAV)는 59조8000억 원으로 상장지분가치 48조5000억 원, 사업가치 4조8000억 원, 비상장지분은 1조7000억 원이다. 시가총액은 22조6000억 원으로 62% 할인돼 거래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2018년 상반기 자산매각이 발생하며 신규 투자 기대가 고조된 당시 할인율은 53% 수준을 유지했다”며 “올해 들어 개선되는 본업 실적과 꾸준히 추진 중인 신규 투자를 확인하며 할인율이 축소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 삼성벤처투자의 SVIC신기술투자조합 53호(건설사업 미래기술확보), 54호(차세대 바이오사업)에 각 495억 원, 990억 원을 투자한데 이어 태양광-수소-소형모듈원전(SMR)-2차전지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영역과 바이오 영역에 투자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미국 바이오벤처 재규어진테라피, SMR 뉴스케일파워에 지분을 투자하며 비상장지분가치가 조금씩 증가하는 중”이라며 “2분기 중 뉴스케일파워 추가취득 618억 원, 평가손익 157억 원 외에도 SVIC 53호 126억 원, 54호 63억 원 등 장부금액이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미국 반도체 공장 증설 싸이클 시작 기대감도 유효”

유진투자증권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물산의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신사업은 일정 시점부터 숫자화 될 것이고, 가치가 재평가 받는 국면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상사와 건설이 주력 사업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본업 이 외의 사업은 배터리 리싸이클, SMR, 수소, 재생에너지 개발사업 등 대부분 신사업들이며 해외 프로젝트들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개별 실적 기준 사업부 중 이익률이 가장 높은 반도체 공장 신증설 사업은 그동안 국내 평택 공장의 증설에만 의존해왔다. 하지만 미국이 반도체 밸류체인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삼성물산 관련 매출이 미국에서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상반기에 미국 반도체 공장 수주 1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며 “실적도 양호하고 중장기 펀더멘탈도 강화되고 있는데 비해 주가는 저평가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 부문 레벨업으로 영업이익 2조 원대 진입

한편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22일 삼성물산에 대해 “바이오를 제외한 모든 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개선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건설은 하이테크 수주 효과가 작용해 전년 동기 대비 37.2% 늘었고, 같은 기간 상사도 체질개선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43.3% 증가했다. 패션 부문은 수입브랜드 판매 호조에 오프라인 매출 회복까지 더해져 전년 대비 44.2% 올랐다.

아울러 레저 부문은 거리두기 해제 및 성수기 효과로 100억 원 적자에서 220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바이오만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0.6% 감소했는데, 이는 2공장 정기보수에 따른 일시적인 가동률 하락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바이오 부문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결편입 효과까지 더해 성장세가 한층 더 공고해 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이처럼 모든 사업부가 한 단계 레벨업 됨에 따라 올해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2조 원대로 올라설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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