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조치 방안, 시장 상황 등 면밀히 검토”…IPO 일정 연기 10월에 결정
상장 지연 시 투자금 확보 차질 우려도…“그린본드 발행 등 자금 조달 가능”

얼티엄셀즈 전기차 배터리 팩 [LG에너지솔루션]
얼티엄셀즈 전기차 배터리 팩 [LG에너지솔루션]

올 하반기 초대형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잇따라 불거진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EV’의 배터리 리콜 사태가 발목을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30일 GM 리콜 조치 방안,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검토해 연내 상장 완료를 목표로 IPO를 지속 추진할지 여부를 오는 10월까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6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LG에너지솔루션은 8월 중순 상장 예비심사를 거쳐 오는 10월 상장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최근 연이어 GM 리콜 사태가 발생하면서 유가증권(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도 연기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LG전자, GM 등 3사는 원인 조사를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제품 이상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도 추가적으로 개발해 곧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3분기 추가적인 충당부채 인식 여부 및 규모에 대해서는 3사 공동 조사의 진행 상황에 따라 추후 정해질 예정이다.

앞서 GM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 쉐보레 볼트 전기차 7만3000대를 10억 달러(약 1조1595억 원)를 들여 추가 리콜하겠다고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지난 7월에도 2017~2019년형 모델 볼트EV 6만9000대에 대해 모듈 교체 리콜을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볼트EV에 대한 총 리콜 비용은 18억 달러(약 2조871억 원)로 추산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리콜 조치로 부담할 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최대 100조 원으로 추산됐던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GM의 리콜 발표 이후 지난주 LG화학의 주가는 12.8% 급락했다.

시장에서는 LG그룹이 전체 리콜 비용의 50~65% 수준인 1조~1조3500억 원 가량을 부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모회사 LG화학은 지난 2분기 실적에서 각각 2346억 원, 910억 원씩 충당금을 반영했다. 증권업계가 추산한 LG에너지솔루션의 볼트EV 리콜 비용은 4230억~5500억 원 수준이다. 삼성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이 4230억~5550억 원을 부담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코나 리콜 사태를 참조하면 GM의 리콜 비용 중 LG그룹에 50~65%가 전가될 것”이라며 “최종 분담 비율을 보수적으로 40%로 가정할 때 LG에너지솔루션은 최종 비용 4230억~5550억 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기업공개(IPO)가 연기될 경우 공장 시설 등 투자자금 확보에도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미국 테네시주에 2조7000억 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제2 합작공장을 설립한다. 이와 함께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단독 투자해 미국에만 독자적으로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에는 현대차그룹과 약 11억 달러(한화 1조1700억 원)를 투자하는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계획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연내 상장이 불발되더라도 자금 조달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린본드‧회사채 발행, 투자 펀드 모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