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장서 EV6 사전예약 대수 7300대 돌파
“스포티지, 미국‧인도 시장서 하반기 판매 호조세”

기아 전기차 EV6 [뉴시스]
기아 전기차 EV6 [뉴시스]

올 하반기 자동차 시장을 뜨겁게 달굴 신차들의 한판 승부가 예고된 가운데 해외 시장서 기아의 EV6와 스포티지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3월 공개된 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는 사전예약 40여일 만에 예약 대수 3만 대를 넘었다. 이는 당초 기아가 밝혔던 생산목표 1만3000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기아 EV6는 다음 달 국내에 공식 출시되고 4분기 유럽에 이어 미국에 출시될 예정이다. 유럽 시장에서도 EV6는 사전예약 대수 7300대를 돌파해 글로벌 흥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9일(현지시간) 한정 수량으로 생산되는 EV6를 사전예약 받은 결과 하루 만에 전체 예약이 완료됐다고 기아 미국판매법인(KA)이 밝혔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EV6가 올해 생산 목표를 다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2일 기아에 따르면 EV6 (롱레인지 후륜구동 19인치 휠 기준) 모델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인증 받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475km다. 롱레인지 사륜구동 모델은 최대 441km, 스탠다드 후륜구동 모델은 최대 370km을 각각 인증 받았다.

업계는 국내 기준보다 관대하게 측정되는 유럽(WLTP) 기준에서는 기아 EV6의 최대 주행 거리가 520~530km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테슬라 모델3와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탑재한 기아 EV6는 넉넉한 내부 공간과 빠른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최초로 적용해 미래 지향적 의미를 더했다.

기아 SUV 신형 스포티지 [뉴시스]
기아 SUV 신형 스포티지 [뉴시스]

기아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스포티지도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스포티지는 1993년 첫 출시된 이후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누적 600만대 이상 팔린 기아의 인기 모델이다.

신형 스포티지의 외관은 과감하고 도전적인 디자인 요소를 적용해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국내 준중형 SUV 최초로 12.3인치 계기반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화면을 부드럽게 곡면으로 연결한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특히 해외 주요 외신들은 지난 8일 신형 스포티지의 디자인이 공개된 후, EV6에서 시작해 5세대 스포티지가 이어받은 기아의 새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며 독특한 외관 디자인 요소들에 주목했다.

기아 측은 스포티지에 새 브랜드의 방향성인 ‘영감을 주는 움직임(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Movement that inspires)’이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올해 초 신규 로고와 브랜드 슬로건을 공개하는 로고 언베일링 행사에서 "새로운 로고는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아가겠다는 기아차의 의지를 상징한다"며 "미래 모빌리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들의 삶에 영감을 불러일으킬 기아차의 새로운 모습과 미래를 함께 지켜봐 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송 사장은 새 로고는 균형(Symmetry)과 리듬(Rhythm), 상승(Rising)의 세 가지 디자인 콘셉트로 개발됐고, 새 브랜드 슬로건에는 '무브먼트 댓 인스파이어스(Movement that inspires, 영감을 주는 움직임)'가 채택됐다고 밝혔다.

“EV6‧스포티지 등 신차 출시 힘입어 하반기 실적 개선세”

증권가에서는 기아가 EV6와 스포티지 등 신차 출시에 힘입어 하반기에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기아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1.1% 늘어난 71조6352억 원, 영업이익은 168% 5조538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포티지는 단일 모델 글로벌 최다 판매 제품으로 경쟁력을 지닌 상품인 만큼 수익성의 추가적인 모먼텀이 될 것”이라며 “내수와 미국, 인도시장에서 하반기에도 판매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아시아태평양과 아프리카·중동 등 기타 시장이 양적 증가세를 주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아가 신차 전략 측면에서 과거와 달리 차별화 포인트를 공격적으로 강조해 상당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에 공개된 K8, EV6가 경쟁 모델인 그랜저, 아이오닉 5보다 한 급 위의 넘버링과 상품성으로 소비자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소차·UAM·로보틱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현대차와 달리, 기아는 EV·PBV 등 가시성 높은 분야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어 비용 통제 및 수익성 관리 능력이 우수하다”고 진단했다.

22일 기아 주가는 2.75% 급등한 8만9800원에 거래되며 장중 강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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