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상속세만 12조 원... 역대 최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서울=뉴시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일요서울 | 신유진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이 회장의 유산 가운데 1조 원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환자를 위한 의료 공헌과 함께 미술품 기증 등으로 사회환원을 결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유족들은 미술품 기증과 상속세 납부와 별도로 감염병 극복과 소아암·희귀질환 치료에 사용해 달라며 1조 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유족들은 코로나19를 비롯해 인류 최대 위협으로 부상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또한 소아암과 희귀질환에 걸린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3000억 원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이 소유한 개인소장 미술품 2만3000여 점은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작품은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 된 고미술품과 세계적인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들의 근대미술 작품 등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과 문화재, 유물·고서·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또한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국내 작가들의 작품 일부는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인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에 기증되며 이 외에는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된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남긴 유산이 삼성 계열사 주식을 포함해 한남동 자택, 용인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 현금성 자산 등을 합해 총 30조 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유족들은 5년간 6회에 걸쳐 분납하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납부할 예정이다. 이달 30일 2조 원가량을 우선 납부하고 추후 5년 간 총 5회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한다.

다만 이날 유족들은 주식 분할 내역과 상속 재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삼성 관계자는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어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유족들이 앞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며 “삼성전자 등 관계사들도 다양한 사회공헌을 통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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