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머신러닝 및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 강화에 맞서

현대차그룹 내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토론 등 3사가 미래 개발 역량 강화 및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부문 먹거리 확보를 위한 결합을 진행한다. [이창환 기자]
현대차그룹 내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토론 등 3사가 미래 개발 역량 강화 및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부문 먹거리 확보를 위한 결합을 진행한다. [이창환 기자]

현대차 그룹 현대오토에버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 등 3사 합병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 이는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개발 경쟁의 입지 확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폭스바겐이나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머신러닝이나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 강화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그리고 현대오트론은 지난 1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사 합병 안건을 결의했으며 내년 2월25일 임시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치고 4월 1일(예정)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비율은 1:0.96:0.12로 현대오토에버는 시가평가,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트론은 외부 회계법인의 평가를 거쳐 합병가액을 산정했다.

3사 합병은 현대자동차그룹 내 분산된 소프트웨어 역량을 통합하고 모빌리티 환경과 시장 경쟁 대응 및 글로벌 최고 경쟁력을 갖춘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으로 혁신하기 위한 차원이며, 기술 간 융복합 확대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중요한 핵심 요소로 부상하는데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장 제어부품은 2000년만 해도 차량 1대 당 약 20여개가 적용됐지만, 현재는 100개 이상이 적용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미래차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2020년 1월 소프트웨어 전문조직 ‘카.소프트웨어 (Car.Software)’를 설립하고 그룹의 모든 차종에 적용될 운영체제와 차량용 데이터 관리·처리, 머신러닝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다임러그룹은 2017년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엠비션(Mbition)’을 설립,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개발과 함께 응용 및 클라우드 S/W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 개발 경쟁 입지 확보…소프트웨어 역량 결집

현대자동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전문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트론을 중심으로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 노하우와 모빌리티 핵심 기술을 축적해 왔으며, 내년 새로 설립될 합병법인은 소프트웨어 개발체계 통합과 개발주체 일원화에 따른 개발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차세대 자동차의 소프트웨어 품질과 완성도를 크게 제고하는데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합병법인은 소프트웨어 R&D 역량 강화를 위해 ‘인재중심’ 경영을 최우선으로 추진하며, 3사 합병으로 확보되는 소프트웨어 인력은 약 4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기존 연구인력 육성 지원 강화와 외부 우수인재 영입에 적극 나선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3사의 역량을 결집하는 것은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합병법인 설립을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미래 소프트웨어 리더십을 확보하고 디지털 중심의 혁신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오토에버는 2000년 설립 이후 전산 시스템 및 데이터센터 구축과 운영 등 신기술 기반의 IT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현대엠엔소프트는 1998년에 설립돼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개발,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최근에는 자율주행용 정밀지도 구축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오트론은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플랫폼 핵심 기술을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OTA 분야 등에 적용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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