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리언’, ‘블랙 호크 다운’, ‘글래디에이터’ 등 장르에 국한없이 영화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내놓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이번엔 스펙터클 서사 액션 대작으로 다시 돌아왔다.영화‘킹덤 오브 해븐(KINGDOM OF HEAVEN)’은 200여년에 걸쳐 진행된 십자군 전쟁을 소재로, 이상을 위해 영웅적 사투에 뛰어든 한 청년의 눈에 비친 십자군 원정기를 거대한 스케일로 그려낸 작품. 올랜드 블룸, 제레미 아이언스, 리암 니슨 등 초호화 출연진에 웅장한 전투신이 강렬하게 시선을 자극한다.

십자군 전쟁은 그동안 수많은 제작자와 감독들이 영화화를 꿈꿨지만, 그 방대한 스케일을 소화해낼 자신이 없어 감히 누구도 도전하지 못했던 금단의 소재였다. 그러나 리들리 스콧 감독은 달랐다. 개인의 휴먼 드라마에 이 방대한 역사적 사건들을 차용, 중세 황금기에 일어났던 이슬람과 기독교도들간의 지난한 전쟁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상상을 뛰어넘는 거대한 스케일과 세부까지 리얼하게 담아낸 대규모 전투신은 영화의 백미. 그래픽 사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대부분의 군중신에 모두 실제 엑스트라를 투입해 실제 전장을 방불케 하는 생명감 넘치는 영상을 연출해냈다. 여기에 화면을 압도하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가슴을 적시는 사랑, 그리고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사랑과 평화의 의미를 묻는 심원한 테마까지 무엇하나 놓칠 수 없다.

철저한 고증과 자료조사를 통해 제작된 의상과 소품은 영화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영화의 핵심무대인 예루살렘을 디자인하기 위해 미술팀은 실제 예루살렘에 위치한 ‘타워 오브 데이비드(Tower of David)’ 박물관을 참고로 예루살렘의 도시와 성벽 모형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12세기 욕조를 포함해 갑옷과 투구, 화살 검과 방패 등 수많은 무기는 관객들이 중세 시대를 직접 경험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반지의 제왕’의 올랜드 블룸이 세기의 전쟁을 지배하는 전장의 영웅 ‘발리안’으로 분했고, 제레미 아이언스, 에드워드 노튼 등과 같은 정상급 연기파 배우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도 주목할 만하다. 5월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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