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 수요 확대로 17년 만에 국내에 라면 공장 신설 결정
- 국내 라면 업체들의 성장성이 재차 부각될 전망

농심의 글로벌 성장을 가속할 새로운 수출 생산기지가 탄생한다. 농심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이어 나가기 위해 생산 인프라의 근본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 녹산 수출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농심은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 전용 공장’(이하 ‘녹산 수출공장’)을 2026년 상반기까지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2026년 하반기부터 농심의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기존의 부산공장과 합쳐 연간 10억 개로 현재보다 2배 증가하게 된다. 농심은 녹산 수출공장에 3개의 초고속, 최첨단 생산라인을 우선 설치하며, 향후 8개 라인까지 늘릴 수 있도록 설계해 증가하는 수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농심은 최근 전 세계 K라면 열풍으로 수출 물량이 매년 증가, 기존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했던 부산공장 라인을 증설하며 대응해 왔다. 실제로 농심은 부산공장 생산시설을 2023년과 2024년에 1개 라인씩 추가하며 수출 물량 생산량을 늘렸다.

녹산 수출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미국법인(약 10억 개)과 중국법인(약 7억 개)을 합쳐 연간 약 27억 개의 글로벌 공급능력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내수용 물량까지 더하면 총 60억 개를 생산할 수 있다.

농심은 녹산 수출공장 설립을 발판으로 세계시장 공략을 더욱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수출 전용 공장의 생산력을 기반으로 2025년 초 판매법인 설립을 검토 중인 유럽 시장 확대는 물론, 향후 성장 잠재력을 갖춘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시장 진출도 확대할 방침이다.

- 2026년 수출 물량 2배로 늘린다! 부산에 수출 전용 공장 설립

이와 관련해 심은주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신공장 설립 이후 글로벌 공략은 더욱 적극 추진될 것"이며 "최근 급증하고 있는 유럽 시장 수요 대응이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 주가는 12개월 Fwd PER 11배에 거래 중이며 최근 주가 조정은 매수 기회로 판단했다. 중장기 해외 확장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도 농심의 목표주가 54만 원(동종업종 주가수익비율 평균)과 업종 내 최선호 주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는 지난 2일 '중장기 성장을 위한 걸음' 리포트에서 "최근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11.6배) 부담은 많이 완화됐고 부진했던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에는 국내외 판매량 증가와 원가 부담 완화됐으며 해외 모멘텀 확대 기대감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신공장은 향후 8개 라인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지며 향후 수요 증가 속도에 따라, 추가적인 설비 증설도 가능할 전망이다"라며 "전체 투자 금액의 약 70%는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며 향후 유통 주식 수 증가 가능성은 아쉬운 부분이나, 동사의 중장기 성장성 제고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뉴스로 판단된다"고 했다.

한편, 농심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37억 원이라고 지난 8월 1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6%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8607억 원으로 2.8%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428억 원으로 4.7%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조 7332억 원, 영업이익 105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내수 및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하여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다. 수출이 별도 총매출액 기준 전년 대비 33.6%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매출 상승을 도왔다.

영업이익은 매출원가 및 경영비용 부담 증가와 지난해 신라면과 새우깡 등 주요 제품의 가격 인하 여파로 10.6% 줄었다. 농심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어려웠던 가운데, 수출을 늘리고 판관비를 절감하는 등 내부적인 노력을 통해 영업이익의 감소 폭을 줄였다”라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6월 공시한 울산삼남물류단지와 이번 녹산 수출공장 등 해외사업 관련 신규시설투자를 위해 30일 ‘교환사채권 발행결정’을 공시했다. 교환 대상 주식 수는 자사주 30만 19주로, 농심은 이번 채권 발행을 통해 약 14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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