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뇌물죄' 겨눈 檢...'사위 특혜 채용' 수사 속도
이재명 직접 '文 수사' 대책위원회 구성 지시 
혁신당·새미래도 '제2의 논두렁 시계' 지적 

문재인 전 대통령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 [뉴시스]

[일요서울 l 박철호 기자] 범야권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최근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인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그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임 정권을 향한 정치보복이라며 당 차원의 대응을 지시했다. 이어서 조국혁신당과 새로운미래는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를 '제2의 논두렁 시계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0일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서울 주거지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 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했다. 검찰은 태국 저가 항공사인 타이이스타젯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이상식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되는 대가로 2018년 7월 항공 업계 경력이 없는 서씨를 타이이스타젯의 전무이사로 채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부부가 서씨의 전무이사 취임 이후 다혜 씨 부부에 대한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으로부터 받은 급여 및 태국 주거비 등 2억원가량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성격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자 범야권은 한목소리로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를 규탄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4일 '3년은 너무 길다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국면 전환용 수사"라며 "추석 명절 밥상에 윤석열, 김건희 대신 다른 이름을 올리기 위한 기획 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며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도 출연해 검찰의 수사는 "제2의 논두렁 시계 수준"이라며 "논두렁 시계가 허위임이 나중에 밝혀졌는데 그 시점에 모두가 사람들이 분노해서 노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 (검찰이) 그런 작업을 새로 시작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병헌 새로운미래 대표도 이날 책임위원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을 논두렁에 쳐박고 흑역사를 자초한 검찰이 또다시 문 전 대통령을 논두렁에 쳐박는 우로 화를 자초하지 말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배달의민족이 밥집이 아닌 IT기업인 것처럼 타이이스타젯은 IT회사다. 검찰은 타이이스타젯을 논두렁시계로 만들고 있다"며 "타이이스타젯의 모회사가 이스타항공인 것은 사실이지만, 타이이스타젯은 비행기표를 온라인상에서 판매하는 소규모의 회사로, 업의 본질은 e커머스 기반의 IT회사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씨는 게임회사 경력을 가진 IT전문인력으로 실제 타이이스타젯에서 업무 전문성으로 기여를 한 것이다. 채용 방식이 특채였다고 특혜 채용으로 몰아가는 것은 어거지로 꿰맞추는 부당한 논리"라고 반박했다. 

민주당도 이 대표가 당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지시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대표회담에서도 "최근 전 정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볼 수 있는 과도한 조치가 많아지는 것 같다"며 "이런 것들이 결코 실정이나 정치의 실패를 덮지는 못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민주당은 4일 문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응하기 위한 '전(前)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대책위는 원조 친명(친이재명)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 가운데 친문계(친문재인계) 윤건영 민주당 의원,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 검찰 수사 대응 태스크포스(TF) 설치를 고려했으나, 대책위원회 차원으로 조직을 확대했다. 

이와 관련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에 "(민주당의 대응 방안은)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와 연관성이 있는 대처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현재 '검찰에 의한 계엄 상태'를 주장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대응만 고려한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방탄 논리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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