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인베스트먼트에서의 ‘장선익’의 역할 중요성 부각... 향후 승계 향방은

지난 7월 5일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이 ‘동국제강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에게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 동국제강그룹]
지난 7월 5일 장세주 동국제강그룹 회장이 ‘동국제강그룹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에게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 = 동국제강그룹]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 동국제강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동국인베스트먼트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장세주 동국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동국제강 구매실장 전무 합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승계작업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주를 이루는 와중 향후 동국인베스트먼트 역할에 관해 등 업계의 눈여겨 보고 있다.
보통 대기업 오너의 자녀가 CVC로 옮겨 경영 기반을 다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아 이번 장 전무의 행보가 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진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이유다. 

-철강업계에 3번째로 등장한 기업형 벤처캐피털 회사
-동국제강 가풍대로 현장 경험 쌓는 ‘장선익’... 승계 변수는


지난 8월 26일 동국제강그룹의 기업형벤처캐피탈(CVC) 동국인베스트먼트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이 연내 CVC 설립을 공식화한 지 5개월 만에 신기술사업금융회사로 공식 출범했다. 

지난 4월 기존 ‘동국기술투자’(가칭)에서 동국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바꾸며 법인 등기를 마쳤으며, 5월에는 동국홀딩스가 동국인베스트먼트에 91억 원을 출자해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기사로서 최소 자본 요건인 자본금 100억 원을 갖췄다. 이로써 동국인베스트먼트는 세아그룹의 세아기술투자, 포스코그룹의 포스코기술투자에 이어 철강업계에서 3번째로 기업형 벤처캐피털 회사가 됐다.

동국인베스트먼트는 이번 신기사 등록을 기점으로 연내 가칭 ‘미래성장 소부장 펀드(Blind Fund)’를 결성해 투자 첫걸음을 내딛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동국제강그룹과 성장을 함께할 혁신 기업들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기술적 차별성을 지닌 벤처 기업과 동반성장을 도모하려는 복안이다.

동국제강그룹의 신사업... 새로운 원동력이 되나

동국제강그룹 지주사 동국홀딩스는 올해 2월 배창호 전 신한캐피탈 본부장을 CVC 대표이사 내정자로 선임 후 3월 자본금 9억 원을 출자해 ‘동국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이후 5월 91억 원을 추가 출자해 신기술금융사업회사 자본금 요건을 충족한 바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동국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소재·부품·장비 등 철강 연관 사업 ▲정보기술(IT)·물류·인프라 등 그룹 유관 산업 ▲신수종 사업 투자를 병행할 방침이다.

이번 동국제강그룹의 신사업으로 심혈을 기울인 CVC 공식 출범한 가운데 동국인베스트먼트에서 장 전무가 경영 중책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 주를 이루고 있어 동국인베스트먼트 내 그의 역할에 귀추가 주목된다.

과거 GS, 두산, LX 등 대기업에서 오너의 자녀가 CVC 주요 보직에서 경영 기반을 다지며 승계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이번 승계작업 본격화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너4세인 장 전무 역시 동국인베스트먼트의 경영 중책을 맡으면서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를 붙을 것으로 전망한다.

동국제강그룹은 장자승계로 업계 내에서 잘 알려졌다. 현 동국홀딩스의 회장인 장세주 대표 또한 동국제강에 입사해 인천제강소장, 기획조정실장, 경영기획실장, 영업본부장을 지냈다. 그는 23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후계자 수업을 받은 것이 동국제강의 가풍을 보여준 사례다.

동국제강그룹 본사 페럼타워 [사진 = 동국제강그룹]
동국제강그룹 본사 페럼타워 [사진 = 동국제강그룹]

장 전무 또한 집안의 가풍대로 아버지처럼 현장경험을 착실히 쌓아가고 있다. 그는 동국제강에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해외지사를 돌며 경험을 쌓았다. 입사한 지 10년째인 2016년 본사에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중책 맡은 장선익... 그의 경영 능력 증명할 때

이후 장 전무는 2018년 7월 경영전략팀 팀장, 2020년 인천공장 생산담당직, 2022년 12월 전무로 승진했다. 현재는 동국제강의 핵심부서인 구매담당 실장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장 전무가 입사 이래로 쌓아온 경영 능력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그가 중책을 맡은 동국인베스트먼트를 얼마나 잘 키워낼지 업계의 관심이 큰 상황이다. 그가 잘 키워낼 경우 향후 IPO(기업공개)를 통해 승계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 또한 농후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가 승계받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 난이도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그의 동국홀딩스 지분율이 2%대로 다른 대기업 오너 4세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부분은 주목해 봐야 한다.

또한 현재 동국제강그룹은 2015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장 회장이 8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현재 장세주 회장과 동생 장세욱 부회장이 ‘형제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장세욱 부회장의 자녀인 장훈익·효진 씨의 CVC 경영 참여의 가능성도 열려있는 상태다.장훈익 씨의 경우 지난해 장 부회장으로부터 수십만 주의 달하는 지분을 증여받는 등 지분이 확대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장자승계를 원칙으로 하던 동국제강에서 원칙이 깨지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 또한 나오고 있다.

장세주 동국홀딩스 대표는 2023년 5월12일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다시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장 대표는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동국제강그룹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장세주가 복귀한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동국제강을 동국홀딩스, 동국제강, 동국씨엠 3개 회사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분할 비율은 동국홀딩스가 16.7%, 동국제강이 52.0%, 동국씨엠이 31.3%다.

세 회사는 2023년 6월 열린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출범했으며, 2023년 12월1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주 전환 심사를 종료하면서 동국홀딩스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됐다.동국홀딩스는 지주사로서 그룹의 전략적 콘트롤타워이며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이 각각 기존 동국제강의 사업들을 나눠 영위하고 있다.

한편, 동국제강그룹은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인해 2024년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동국제강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동국제강은 2024년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2024년 1분기에 매출 9273억 원, 영업이익 525억 원을 냈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매출은 17.4%, 영업이익은 33.1% 줄었다. 2024년 1분기의 저조한 실적은 동국제강의 주요 사업인 봉, 형강 부문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후판 부문의 판매량 역시 줄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