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23일 출마 기자회견, 여의도 대산빌딩 캠프 가동 임박
원희룡, 20일 기자단 공지 통해 "총선 민심 받들어 출마 결심"
나경원도 출마 결심 사실상 굳혀...출마 공식화 시점 타진 중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23일 7.23 전당대회 출사표를 낸다. 여기에 유력 당권주자로 지목됐던 원희룡 전 국토장관도 오늘(20일) 당대표 도전을 시사하며 당권 대열에 합류했다.

우선 한 전 위원장 측은 이미 서울 여의도 소재 대산빌딩에 선거캠프를 꾸리고 전당대회 선거조직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재 캠프 인적 구성을 위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만큼, 당대표 후보 등록과 동시에 본격적인 선거 활동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로 꼽히는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20일 한동훈 캠프가 자리잡은 여의도 대산빌딩 인근에서 취재진에 "(한 전 위원장이) '이번에 잘할 수 있다, 잘해서 보수 정권 재창출하자'고 말씀하셨다"며 23일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여의도 대산빌딩 [정두현 기자]
여의도 대산빌딩 [정두현 기자]

정 대변인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시절 당 대변인을 맡았던 친한계 핵심 인사로, 이번에 한동훈 캠프 대변인으로도 전격 합류했다. 언론인 출신인 그는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경기 의정부을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낸 바 있다.

정 대변인은 캠프 합류와 관련해 "어제 저녁에 (한동훈 캠프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한 전 위원장이) 전화 통화에서 합류해 줘서 고맙다 정도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오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날 출마 선언에는 현 정부를 겨냥한 범야권의 특검법 파상 공세와 상임위원회 독식 등에 대한 한 전 위원장의 입장도 담길 전망이다. 

원희룡 전 국토장관 [뉴시스]
원희룡 전 국토장관 [뉴시스]

이런 가운데, 당권주자로 꾸준히 거론됐던 원 전 장관도 전대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원 전 장관은 20일 여당 당권주자 중 가장 먼저 국힘 전당대회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이날 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총선 패배 이후 대한민국과 당의 미래에 대해 숙고한 결과 지금은 당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으로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온전히 받드는 변화와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로써 전대 하마평의 중심에 섰던 '원외 빅2' 당권주자의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국힘 전대 구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원내 원톱 주자로 손꼽히는 나경원 의원도 사실상 당대표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여당 전대가 '3강 구도'로 흘러갈 전망이다.

나 의원 측은 본지에 "(나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라며 "정확한 출마선언 시점은 정해진 바 없다. 어쨌든 후보 등록일(오는 24~25일) 전에는 의사 표명이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전당대회 룰 관련해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전당대회 룰 관련해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나 의원의 경우 현재 친윤(친윤석열)계의 후방지원이 예상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 성격으로 당내 친윤 세력이 나 의원을 당권 대리인으로 내세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실제로 본지가 지난 4일자로 보도한 <[단독 인터뷰] ‘與 당심 바로미터’ 새미준 이영수 회장 “한동훈 불통, 나경원 전대 출마하면 당선” 직격>에 따르면 친윤 외곽조직인 새미준(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에서도 나 의원의 전대 약진을 예상한 바 있다. 

다만 나 의원은 지난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특정 계파에 줄 서거나 편승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 '윤심(尹心)' 구호를 앞세우며 집권했지만 중도 하차한 김기현 지도부의 패착을 답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아울러 그가 친윤과의 거리 유지 등 독자적 정치 브랜드를 강조한 기저에는 당권도전 의사가 깔린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를 두고 국힘 내부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 성격이 짙은 나 의원과 원 전 장관을 향한 친윤 당심이 어떻게 분배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경원 의원과 원희룡 전 장관 출마가 유력한 상황에서 친윤계의 화력이 어디로 집중될지가 분수령"이라며 "결국 전대 구도가 한동훈 세력과 반한(反韓) 세력으로 양분될텐데, 두 선택지(원희룡·나경원)를 놓고 친윤계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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