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의 간을 빼먹어라”... 임금중간착취 의혹

서대문구 가재울 8구역(이하 가재울 현장)에 ‘DMC 가재울 아이파크’란 브랜드명으로 아파트 3개 동 283세대와 오피스텔 한 개 동을 2022년도 말부터 착공해 현재까지 시공 중이다.
서대문구 가재울 8구역(이하 가재울 현장)에 ‘DMC 가재울 아이파크’란 브랜드명으로 아파트 3개 동 283세대와 오피스텔 한 개 동을 2022년도 말부터 착공해 현재까지 시공 중이다.

[일요서울 ㅣ이지훈 기자]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재건축 현장에서 해체.정리 직종 건설근로자들의 임금중간착취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될 전망이다. 현장 일부 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17만5000원보다 약 25%가량 적은 13만 원을 출근 첫 날부터 받았는데 이는 명백한 임금중간착취, 일명 '똥떼기'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해당 건설 현장은 현대산업개발이 골조전문업체인 개일건설과 계약을 맺고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일요서울이 현장 목소리를 들어봤다.  

-“우리의 권리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문제가 돼 당혹” 
-“시정 사항 중 신고가 들어온 부분도 일정 부분 포함”

가재울 현장은 형틀 목수와 철근공 및 해체 정리 등 수십 개 직종 100여 명의 건설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최근 해체.정리 직종에서 일하는 건설근로자(외국인 근로자 포함)들은 임금중간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본지와 대화를 나눈 해체.정리 직종 근로자 A 씨는 “첫 출근 때부터 임금을 매일 지급받아 왔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분명 17만5000원이 적혀있었는데, 실제로 통장에 찍힌 금액은 13만 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금을 지급하는 주체가 개일건설이 아닌 개일건설 소속 B 현장 팀장에게 지급받았다. 저희 팀이 총 16명이었으며, 1인당 4만 5000원씩 중간에 빼갔다”고 부연했다. 

-중간임금착취두고 엇갈리는 양측

A씨는 “현장 관리자에게 임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B 현장 팀장이 와서 ‘왜 그런 걸 따져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냐며 질책을 했고 문제를 제기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서 팀 자체가 빠지게 되고 현재는 2명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며 "우리의 권리라고 생각해 당연한 걸 요구했는데 이게 맞는 상황인지 모르겠다”고 당혹함을 내비쳤다.

해당 현장의 문제를 검토한 노무사의 법률검토의견서에 따르면 근로계약상 당사자는 해당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와 개일건설이고, 따라서 사용자인 개일건설은 소속 노동자의 임금을 직접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만약 개일건설이 임금을 팀장 등에게 위탁해 지급하더라도 이는 직접불 원칙(근로기준법 제43조) 위반이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입장이다. 

또한 사용자인 개일건설이 직접 지급한 것이 아니라 팀장을 통해 지급했다면 그 자체로 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며, 가사 임금지급을 위탁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 결과는 같다. 이른바 건설현장에서 ‘오야지’ 등에 의해 임금이 위법하게 공제되는 것을 일명 ‘똥떼기’라 일컫는데, 이는 오랜 악습으로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는 가재울 8구역 공사 현장 앞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협력사인 개일건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제공 :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지난 11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는 가재울 8구역 공사 현장 앞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협력사인 개일건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제공 :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이와 관련한 규탄하는 시위도 열렸다. 지난 11일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는 가재울 8구역 공사 현장 앞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협력사인 개일건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개일건설 소속 팀장이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떼간 4만5000원이 중간임금착취가 맞는지 고용노동부에 질의한 결과 근로기준법 43조와 근로기준법 9조에 위반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현장 상황 따라 차등 지급..."착취 아니다"

반면 개일건설 한 관계자는 “현장 팀장이 해체 정리팀을 고용해 일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의 규모가 크지 않아 정리팀을 매일 쓰는 것이 아니고 주당 2~3일 일하고 빠지고 일주일 정도 있다가 2~3일 일하는 상태다”라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부당한 중간임금착취에 대해서는 “중간임금착취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용역회사 인력을 고용해 현장에 투입하는데 용역 인원들에 대해서는 월급제가 아닌 일당제로 받는다. 앞선 3월 급여분은 해당 용역회사에서 일당으로 지급했다”고 현장팀장과 현장 소장이 중간임금착취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적극 부인했다.

끝으로 그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이 현장점검을 실시한 상태다”며 “시정조치 관련해서는 근로감독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은 가재울 현장은 2025년 9월 완공 예정으로 알려졌다.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은 골조전문업체인 개일건설과 도급 계약을 맺고 현재 지하 3층에서 지상 일부 구간까지 골조작업공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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