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 탈환...민주, 5곳 겨우 수성
보수정권 국정운영 동력 마련한 반면, 민주 최대 위기 봉착
신 정권 프리미엄에 민주당 연쇄 실점이 지선 결과에 주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과 지도부가 제8회 전국동시자방선거(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일인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전국지방선거와 보궐선거 출구조사 방송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l 정두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에게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없었다. 3.9 대통령선거 이후 84일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민심은 반성과 성찰이 없는 거대 정당의 경주마 정치에 철퇴를 내렸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겐 국정운영의 새 기회가 주어졌다. ‘지선 승리에 거만하지 말고, 민생에 집중하라’는 엄중한 민의(民意)가 담긴 메시지로도 읽힌다.    

2일 오전 6시 3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2곳에서 당선 또는 당선 확실, 더불어민주당은 5곳(경기·광주·전북·전남·제주) 수성에 그친 모양새다. 다만 경기지사 선거는 민주당 김동연 후보(49.05%)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48.92%)를 근소하게 앞서며 당선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제7회(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참패를 4년 만에 설욕하며 향후 국정 주도권을 쥐게 됐다. 새 정권·여당 연착륙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오는 2024 총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지선에서 국민의힘은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수도권에서 우세가 두드러졌다. 2018 지선에서 민주당은 수도권(서울·인천·경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20%P 차로 압승을 거뒀으나, 이번 선거에선 국민의힘이 초박빙인 경기도를 제외한 서울·인천에서 승기를 거머쥐었다.

서울의 경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59.05%)가 민주당 송영길 후보(39.23%)를 19.82%P 차(개표율 99.54%)로 크게 따돌리며 서울시장 4선을 확정지었다. 인천에선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51.76%)가 박남춘 민주당 후보(44.55%)를 7.21%포인트 차(개표율 100.00%)로 누르고 인천시장에 당선됐다.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정치 기반인 경기도는 초박빙 양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동연 후보가 극세사 격차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앞서면서 그나마 수성하는 분위기다.

또 다른 접전지였던 충청권도 국민의힘이 승리를 가져갔다. 충북(개표율 100%)에선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58.19%)가 민주당 노영민 후보(41.80%)를 누르고 충북지사로 당선됐고, 충남(개표율 100%)도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53.87%)가 민주당 양승조 후보(46.12%)를 제치고 당선이 확정된 상황이다. 이 밖에 대전광역시는 51.19%의 득표율을 기록한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가 민주당 허태정 후보(48.80%)에 신승한 데 이어, 세종시도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가 52.83%의 득표율로 승리하면서 여당이 기존 민주당 텃밭인 충청권에서 전승을 기록했다.      

이는 신 정부 프리미엄에 민주당의 ‘패착’이 교차한 결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의 경우 당정 인사들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총출동하는 등 ‘통합’과 ‘협치’를 강조하며 중도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한미 정상회담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리더십이 부각된 것이 선거 호재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엄존한다.

반면 민주당은 꼼수 탈당 등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한 데 이어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윤석열 1기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발목잡기식 인사검증 행보로 민심이 등을 돌렸다는 평가다. 여기에 박완주 의원의 성폭력 사건 등 부정 이슈와 선거 직전 민주당 지도부의 자중지란이 야권 지지층의 실망감을 증폭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번 지선 참패로 민주당 사령탑을 맡은 이재명 위원장의 정치적 타격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라는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야당이 지선 ‘전쟁’에서 패하면서, ‘나홀로 생환’했다는 당 안팎의 책임론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에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서도 신당권파인 친명(친이재명)계가 기성 당권파인 친문과 586 그룹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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