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손태승 사태?...이번엔 이 모 전 행장 논란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우리금융그룹 전 회장ㆍ행장 친인척 부정 대출 의혹이 또 다시 드러나 고객들이 충격에 빠졌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도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관련 내용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오는 10월 열릴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내용에 대한 집중 조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리금융그룹 CI [제공 :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그룹 CI [제공 : 우리금융그룹]

우리은행이 전 은행장 아들에게 수백 억원 규모의 대출을 해 줬다는 의혹이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제2의 손태승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뉴데일리경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의 이 모 전 행장의 아들 이모씨가 수년 간 우리은행에서 받은 대출액이 총 650억 원 규모로 나타났다. 아들 이모씨는 부동산 개발과 임대업 사업을 진행하면서 부동산 관련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해당 매체는 대출 정황에 의혹을 제기한다. 대출 받은 업체가 최근 3년 연속(2021-2023년) 당기순손실을 낸 회사로 악화된 재무제표를 고려할 때 대출실행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대출을 받아냈는데 이는 전 행장이었던 아버지의 영향력 등을 활용해 무리한 대출 금액과 금리 인하 특혜를 받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특혜가 임종룡 현 우리금융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임기에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져 관련성에 대한 향후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도 이 같은 의혹을 알게 돼 관련 내용을 들여다 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도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한 수사 및 검사가 전방위로 확대로 홍역을 앓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은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616억원(42건) 규모다.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은 주로 우리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월 대출 창구를 우리은행에서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바꿨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에 7억원 상당의 한도대출을 실행했다. 현재는 대출 일부를 상환해 잔액은 6억 8300만원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5일 한 방송에 출연해 “전 회장과 가까운 친인척 회사 대출을 은행 내부에서 몰랐다고 보기 어렵다”며 “작년 가을(9~10월)께 은행 경영진이 관련 보고를 받은 것을 확인했고, 지주사 경영진도 올해 3월엔 문제를 파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섰으며 금감원도 현장검사를 정기검사로 전환해 진행 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난 2일 정기검사를 안내하는 사전통지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금융그룹이 정기검사를 받는 건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번 검사에서는 경영실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 11일 손 전 회장 논란 직후 입장문을 통해 “여신심사 소홀 등 부적절한 대출 취급행위가 있었던 데 대해 통렬하게 반성한다”며 “부실대출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 제도개선을 조속히 완료하는 한편 기 취급여신 회수 및 축소, 여신 사후관리 강화 등을 통한 부실규모 감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시 이 모 전 행장 논란까지 터지면서 오는 10월 있을 국정감사에서도 강도 높은 책임 추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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