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민주당 일색’이던 충청…2022엔 곳곳서 ‘경합’
충북은 뚜렷한 ‘국힘 우세’…野 텃밭 세종도 ‘흔들’
대선서도 尹에 쏠렸던 충청 민심…대통령 지지율도 60% 넘겨
당 지지율도 與 우세…민주당 악재 영향도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캠프. [뉴시스]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캠프. [뉴시스]

[일요서울 l 이하은 기자]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몰아줬던 충청권이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우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던 세종에서까지 박빙 승부가 벌어지면서, 국민의힘이 충청권 4개 지역을 ‘싹쓸이’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충청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과 국민의힘 지지율도 높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 반면 민주당은 소속 의원의 성비위 사태 등으로 민심을 잃고 좀처럼 지지세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4년 만에 달라진 충청권의 분위기에, 코앞으로 다가온 선거 결과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6.1 지방선거가 1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전통적으로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여겨져 온 충청권 표심의 심상치 않은 흐름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충북‧충남‧대전‧세종 등 4개 광역자치단체장 자리를 모두 싹쓸이하며 압승을 거뒀다. 득표율 또한 충청북도에서 이시종 지사가 61.15%, 충청남도에서 양승조 지사가 62.55%, 대전에서 허태정 시장이 56.41%, 세종에서 이춘희 시장이 71.3%를 기록하며 상대 후보를 압도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22년, 충청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민심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충북에서는 국민의힘이 오차 범위 밖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고, 대전과 충남, 세종에서는 여야 후보 간 치열한 접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어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서도 세종시의 표심 변화는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세종시는 오랫동안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져 온 지역이다. 지난 대선 당시에도 세종에서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51.9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4.14%의 득표율을 기록한 윤석열 대통령을 앞선 바 있다. 이런 세종시에서도 여야 후보의 지지율이 박빙을 이루는 결과가 나타나면서, 달라진 충청도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태흠 국민의힘 충남지사 후보. [뉴시스]

4년 만에 뒤바뀐 충청 여론…4곳 중 3곳 접전·1곳은 與에 쏠려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가 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3~25일 3일 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40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충북과 충남에서는 국민의힘이 우세를 보였고, 대전과 세종에서는 오차 범위 내에서 경합이 벌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충북도지사 지지도 조사에서는 김영환 국민의힘 후보가 43.4%의 지지율을 보이며 30.7%를 기록한 노영민 민주당 후보를 12.7% 차로 앞섰다. 충남도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가 43.8%, 현직 지사인 양승조 민주당 후보가 34.7%의 지지율을 보이며 김 후보가 양 후보를 9.1% 차로 앞질렀다. 대전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이장우 국민의힘 후보가 36.1%, 현직 시장인 허태정 민주당 후보가 40%의 지지율을 기록, 3.9% 차로 오차범위 내 박빙 구도가 나타났다. 세종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이 40.4%, 현직 시장인 이춘희 민주당 후보가 38.5%로 1.9% 차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충북지사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김영환 후보가 47.5%, 노영민 후보가 39.2%의 지지율을 보이며 오차 범위 밖인 8.3% 차로 김 후보가 앞섰다. 충남지사와 대전시장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는 양당 후보가 접전을 펼치는 결과가 나타났다. 충남에서는 김태흠 후보가 43%, 양승조 후보가 45.1%, 대전에서는 이장우 후보가 43.2%, 허태정 후보가 42.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케이스탯리서치가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지난 14~15일 실시한 조사 결과, 충북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김영환 후보가 49.5%의 지지율을 얻어 34.1%의 지지율을 보인 노영민 후보를 15.4% 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충남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김태흠 후보가 44.1%, 양승조 후보가 41.7%의 지지율을 기록해 2.4%차로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대전시장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이장우 후보가 45.8%, 허태정 후보가 41.2%의 지지율을 보여 4.6% 차로 이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타났다.

한길리서치가 뉴스더원 의뢰로 지난 18~19일 이틀 간 세종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6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최민호 후보가 45.6%, 이춘희 후보가 42.1%의 지지율을 보여 오차 범위 안에서 두 후보가 접전을 펼쳤다.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뉴시스]

‘충청 아들’ 자처하던 尹 대통령…‘충청대망론’으로 득표·지지율 모두 높은 수치 기록

이 같은 충청권 민심의 변화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으로 ‘충청 대망론’이 실현된 것을 반기는 충청인들의 지지가 바탕에 깔려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충청의 아들’을 자처했다. 윤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고향이 충남 논산이고, 그 일가인 파평 윤씨의 집성촌이 충남 논산과 공주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 대통령은 세종을 제외한 충청권 3개 지역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에 앞선 득표율을 보였다. 충북에서는 윤 대통령이 50.67%, 이 후보가 45.12%, 충남에서는 윤 대통령이 51.08%, 이 후보가 44.96%, 대전에서는 윤 대통령이 49.55%, 이 후보가 46.4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나타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도 충청권 민심의 흐름을 보여준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21~22일 이틀 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를 묻는 질문에 충북에서는 62.5%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30.3%는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충남에서는 63.5%가 긍정 평가를, 30.2%가 부정 평가를 했고, 대전에서는 60.6%가 긍정, 32.5%가 부정 평가를 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충북에서 국민의힘이 45.6%, 민주당이 33.6%, 충남에서 국민의힘이 49.7%, 민주당이 34.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대전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45.5%, 민주당 지지율이 35.4%로 나타났다.

60%를 넘어가는 대통령 지지율과 민주당과 10% 이상 격차를 벌린 당 지지율이 지방선거에서도 유리한 구도를 이끌고 있는 셈이다.

충청 지역구 의원 ‘성비위 악재’ 만난 민주…충청권 지지율 10%대로 급락

국민의힘이 높은 대통령 지지율과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충청권에서의 우세를 점하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소속 중진 의원의 성비위라는 대형 악재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충남 천안을을 지역구로 둔 박완주 의원이 성비위 사건으로 당에서 제명되면서, 충청권 민심이 크게 흔들린 것이다. 실제로 사태 직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급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이틀 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대전·세종·충청에서의 민주당 지지율은 13%로 나타났다. 전주인 5월 2주차 조사에서 나타났던 30%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같은 기간 조사된 대전·세종·충청에서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48%에서 50%로 2% 오른 것으로 드러나, 여당의 지지율이 야당의 3배 이상 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민심 변화’ 흐름 타려는 與…충청에 공들이며 표심 공략

이러한 흐름을 틈타, 여권에서는 ‘캐스팅보트’ 충청권에서의 유리한 구도를 굳히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선거 초기부터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둔 정진석 의원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선임하며 충청권 표심 잡기에 공을 들여 왔다. 당시 이준석 당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결과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당내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있고, 지역에서도 여러 활동을 해오신 정진석 국회 부의장님이 적절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며 6.1 지방선거에서의 충청권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충남 보령‧서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던 당의 주요 인사 김태흠 전 의원에 대해서는 지도부가 나서 그가 충남지사 후보에 출마하도록 설득하기도 했다.

지난 26일에는 윤 대통령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열고 첫 정식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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