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주관기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감사 실시
백승아 의원 “현장 목소리 무시한 불통행정 결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교육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교육부]

[일요서울 | 박정우 기자] 지난해 도입된 교육행정 정보시스템 4세대 ‘나이스’가 연이어 문제를 일으키자, 교육부의 책임론이 부상했다. 4세대 나이스는 개통 직후 무수한 오류를 일으키며 교육현장을 혼란으로 이끌었다. 지난해 본지의 ‘관리 문제 지적’에도 “논의된 바 없다”라던 교육부는 결국 주관기관을 감사했고 그 결과, 총체적으로 시스템상 부실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직원, 학부모 등의 만족도 또한 하락했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 “현장 목소리를 무시한 불통행정”이라며 “국정감사 때 교육부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4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 대란에 따른 감사결과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 주무부처인 교육부의 책임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교육부의 4세대 나이스가 개통 직후 오류를 일으켜 시험 답안이 유출되는 등 현장에서 극심한 혼선이 빚어진 바 있다. 교사들은 문항 교체 작업에 착수했지만, 시스템 보완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특히 지난해는 ‘킬러문항’ 삭제와 관련해 논란이 컸었다. 이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현장의 혼선까지 나타난 것이다. 당시 교육부에 따르면, 4세대 나이스 개통 이후 중간·기말고사 답안을 출력하는 ‘문항정보표’ 관련 오류 사례는 10여 건에 달했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8개 교육단체는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나이스 오류, 자사고·특목고 존치 등 사교육을 강화해 공교육을 망치는 정책으로 학교 현장을 대혼란에 빠지게 한 책임을 지고 당장 물러나라”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관리 문제 지적에 교육부 “논의된 바 없다”

집회 주최 측은 “그동안 교사들을 포함한 교육 주체들은 성적이 처리되는 민감한 시기에 나이스 시스템 개편의 위험성을 누차에 걸쳐 경고했다”라며 “나이스가 학교 통제를 위한 편의성이 아닌 교사의 업무 효율성 증대에 기여해야 하는데, 귀를 막은 불통 교육행정이 어김없이 되풀이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이스 개발에 들어간 예산이 학교보다 더 큰 범위를 관할하는 보건복지부 차세대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예산 1907억 원보다 큰 2800억 원이 들었는데도 이렇게 수준 이하의 결과가 나온 것은 ‘카르텔’의 존재를 의심하게 만든다”라며 “정부는 이번 나이스 개발에 대해 업체 선정에서 관리·감독까지 모든 것을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교육부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오류가 있다고 현장에서 문의하는 것들은 내용을 확인해서 정리하고 있다”라며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다면 수정을 해서 처리를 하고, 자료가 잘못됐다면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현재 서버의 서비스 상태는 괜찮다”라고 밝혔다.

다만 집회 측에서 제기한 나이스 관리·감독 절차의 문제에 대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는 내용과 요구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바는 없다”라고 답변했다.

교육부, 결국 주관기관 감사

나이스는 12만여 개교의 초‧중등학교와 교육행정기관의 교무, 학사, 인사, 급여 등의 교육행정 업무 전반을 종합처리 할 수 있는 교육행정 정보시스템이다. 지난해 6월 개통한 4세대 나이스 구축 사업은 총 사업비 2824억 원을 투자해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서비스를 개편했다.

하지만 여러 문제가 발생하자 교육부는 주관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으며, 감사원도 ‘대국민 행정정보시스템 구축·운영실태’ 성과·특정감사에 4세대 나이스를 포함해 감사를 실시 중이다. 

지난 8월28일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부가 지난해 7월31일부터 9월15일까지 실시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나이스 감사 결과 및 처분’을 공개했다.  

백 의원이 공개한 교육부 감사결과 주요 오류 발생 현황에 따르면 ▲타학교 문항 정보표 출력 ▲세션만료 이전 로그아웃 ▲접속지연 ▲동점자 처리 오류 ▲학생고유번호 부존재 문구 오류 ▲파일전송 오류 ▲학교일지 미연계 ▲증명서 발급 오류 ▲자료이관 오류 ▲교과평가 중복 조회 ▲성적산출 선행 작업 관리 오류 ▲전출입 학생학적 처리 오류 등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3년간 나이스 만족도 조사 결과. [백승아 의원실]
최근 3년간 나이스 만족도 조사 결과. [백승아 의원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업무담당자 징계 당해

결국, 주무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대해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지연 대응 부적정, 제안요청서 요구사항 관리 미흡 등 사업관리 부적정 ▲감리 및 개인정보 영향평가 실시 부적정 ▲접속량 증가에 따른 서버 과부하 등 대비 미흡 ▲테스트 관리 미흡, 베타테스트 오류 대응 미흡, 재해복구 테스트 미실시 등 관리·감독 부적정 ▲사업 검사 및 검수 부당 등을 적발했으며, 업무담당자 중징계, 경징계 등을 처분했다. 

또한, 국회 교육위 전문위원 결산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총 11만5556건(지난해 12월31일 누적기준)의 요청사항(질의, 오류발생 등)이 접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주요 오류 사항은 문항정보표 출력 오류, 세션 비정상 종료, 결시생 인정점 오류,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조회 오류 등이며, 이에 대하여 출력 요청 시간 단위 세분화 및 고유번호 부여 등 오류를 정정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졌다. 

이런 각종 오류 및 사업 추진 부실로 나이스 이용자 만족도 조사 결과 교직원 만족도가 33.7%로 상당히 저조하게 나타났으며, 학생 및 학부모 만족도 또한 72.1%와 67.4%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재진이 만난 서울 소재 고등학교 교사 오 모(46, 남) 씨도 같은 반응이었다. 오 씨는 “4세대 나이스 도입 전부터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교사가 많았다”라며 “도입 이후 문제가 발생해도 제대로 처리되지 않아 현장은 답답한 마음을 안고 있다”라고 밝혔다.

백 의원 “학교현장 의견 무시한 불통행정 결과”

백 의원은 결과를 두고 “4세대 나이스 대란이 우려돼 연기가 필요하다는 학교현장의 의견을 무시한 불통행정 , 졸속행정의 결과”라며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물론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책임져야 한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백 의원은 “4세대 나이스 업체선정부터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국정감사에서 정밀감사와 함께 교육부의 책임을 묻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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