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스티브 잡스가 창업한 애플은 글로벌 기업에 가장 닮고 싶은 기업으로 꼽힌다. 기술력과 마케팅, 디자인 등 사실상 모든 부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뿐 아니라 신제품과 신사업을 내놓는 족족 무(無)에 가깝던 시장을 순식간에 형성하고 no.1로 군림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산업에서 제2의 애플이 가능해 보이는 기업들이 눈에 띄는데 최근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오디오 콘텐츠 산업계의 스포티파이이다.

스포티파이는 글로벌 최대 규모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이다. 매달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음악을 청취하는 비즈니스 개념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멜론이 가장 유명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2022년 기준 스포티파이가 5억 명이 넘는 사용자들을 확보하여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팟캐스트 서비스를 주력으로 제공하고 있다. 스포티파이가 제2의 애플이 될 수 있는 핵심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본업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애플, 아마존, 유튜브 등 거대 기업들과 경쟁 심화에도 오히려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며 점유율 1위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이미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 충성 고객을 상당 부분 확보한 만큼 음원 스트리밍 침투율이 낮은 브라질,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중심 성장 전략으로 발 빠르게 전환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는 14억 인구 대비 침투율이 5%에 불과한지라 성장 잠재력이 높아 사측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칼럼 라이브 네이션 편에서 언급했듯 한국의 BTS, 인도의 드루브 등 국가 간 경계를 넘어선 제3세계 아티스트들의 출연이 음원 시장의 영어권 외 지역으로의 확장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기에 스포티파이의 신흥국 선점 전략은 상상 이상의 파괴적 성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둘째, 코로나를 계기로 급격히 성장 중인 팟캐스트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 발돋움 중이다. 팟캐스트는 시각적 화면 제공 없이 청각 콘텐츠만으로 구성된 유튜브 개념이다.

스포티파이는 2019년부터 총 1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애플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매출의 일부를 저작권료로 음반사에 지불해야 하는 기존 주력 사업 음원 스트리밍과 달리 별도 저작권료가 발생하지 않아 이익률이 높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한,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의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에도 주목하고 있다. 라디오와 TV 등에 비해 팟캐스트 청취자의 광고 집중률이 높게 집계되기 때문이다. 여전히 대다수 광고주에게 미지의 영역인 만큼 가파른 매출 상승이 기대된다.

셋째, 2023년부터 수익성 개선 시그널이 보인다. 스포티파이는 2008년 창사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던 만년 적자 기업이다.

그러나 높은 고객 충성도를 바탕으로 2023년 하반기 음원 스트리밍 가격 인상을 예고하였으며, 팟캐스트 광고 솔루션 관련 기업 인수들을 차례로 인수하고 타 콘텐츠 플랫폼들과 공격적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팟캐스트 제작자 기반을 확대하는 등 본격적인 팟캐스트 광고 수익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비용 측면에서도 2019년 이후 2배 이상 늘어난 인건비의 순차적 절감 계획을 발표했다. 넷플릭스 등 거대 콘텐츠 기업들의 전례를 살펴보면 적자 기업에서 흑자 기업으로의 전환 시기가 사업과 주가의 전환기였던 경우가 많았다. 스포티파이에는 2023년이 해당 시기일 확률이 높다.

스포티파이의 혁신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테스트 버전으로 공개했던 AI DJ의 높은 호응도를 바탕으로 자체 AI 기술 개발에 착수해 향후 다양한 서비스를 AI로 지원할 계획이다. 더하여, 오디오북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오디오북은 아직 규모조차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초기 단계지만 팟캐스트와 같이 선제적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광범위한 오디오(청각) 관련 플랫폼을 초기에 섭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오디오 산업의 애플을 꿈꾸는 스포티파이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할 시간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