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기대치 하회 예상…증권가 목표주가 줄하향
“전기차 수요 둔화로 상반기까지 실적 개선 어려울 듯”

삼성SDI 연구소 전경 [뉴시스]
삼성SDI 연구소 전경 [뉴시스]

삼성SDI 주가가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 속에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삼성SDI 주가는 장중 40만 원선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SDI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000원(1.96%) 내린 40만 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39만65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에 따른 영향이 현실화되면서 2차전지주들의 실적 부진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가가 당분간 상승동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목표주가도 낮아지는 추세다.

전날 상상인증권은 선진 전기차(EV) 시장 내 단기 경쟁이 격화됨에 따라 고객사의 매출 성장 우려 요인들이 존재한다며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기존 62만 원에서 55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요 시장의 전체 차량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EV 판매 대수의 급격한 증가에 기반한 이익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상인증권은 삼성SDI의 4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2.1% 줄어든 5조8000억 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5% 감소한 3855억 원으로 컨센서스(5113억 원)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했다. 유 연구원은 “4분기 친환경차(xEV)향 전지판매 증가량이 예상치를 소폭 하회하는 가운데 전동공구 물량이 전분기 대비 10.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GM과 포드(Ford)를 제외한 완성차업체들이 전동화 전환을 예정대로 이행함에 따라 단기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고객사 포트폴리오 다양성이 부족한 삼성SDI에 조금 더 불리한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리비안(Rivian)의 전기차(EV) 판매대수는 8만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각형 전지 주요 고객사인 BMW의 2025년 이후 신규 EV 라인업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고 짚었다.

“4Q 실적 아쉽지만 올해 기대…투자의견 ‘매수’ 유지”

IBK투자증권도 최근 삼성SDI에 대해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8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올해는 기대해 볼 만하다며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삼성SDI의 4분기 매출액 5조9991억 원, 영업이익 416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인 매출액 6조2000억 원, 영업이익 5230억 원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EV향 중대형 전지 부문의 유럽향 수요는 견조하나 북미향 수요가 감소해 3분기 대비 소폭 증가한 2조8000억 원으로 전망된다”며 “소형전지 부문은 전방 수요 둔화 지속에 따른 전동공구향 매출 감소로 1조8000억 원이 예상되고, ESS 부문은 3분기 수요 이연 효과가 기대됐으나 판매 증가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북미 시장 확대에 따른 기대감은 부각될 전망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IRA 외국우려기업(FEOC) 규정이 발표됨에 따라 올해부터 미국 전기차 보조금 대상 차종은 43개에서 19개로 감소했다. 총 19개 모델 중 7500달러 수령 가능한 차종은 10종, 3750달러 수령은 9종이다. 이 연구원은 “배터리 기업별 EV 크레딧을 수령 가능한 차종 수는 삼성SDI 8종(리비안 5종, 지프 2종, 링컨 1종), 파나소닉 6종(테슬라 5종, 포드 1종), LG에너지솔루션 3종(쉐보레 2종, 크라이슬러 1종), SK온 2종(포드 2종)으로 추정된다”며 “삼성SDI의 수혜 차종 수가 가장 많은 만큼 배터리 기업 중에서 북미 내 수혜 강도는 가장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2027년 북미 내 삼성SDI의 예상 배터리 생산능력(CAPA)은 100기가와트시(GWh)에 도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2025년 가동 예정이었던 스텔란티스 JV 공장의 올해 2분기 조기 가동으로 2025년 본격 양산이 시작되면 북미 시장 본격 진출과 함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다올투자증권도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올 상반기까지 이차전지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며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기존 82만 원에서 62만 원으로 낮췄다.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이차전지 출하량 역성장, 판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올 상반기까지 이차전지 업체들의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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