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는 한자어 '獨對'에서 유래한 용어로, 국어사전은 독대를 벼슬아치가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임금을 대하여 정치에 관한 의견을 아뢰던 일’, ‘어떤 일을 의논하려고 단둘이 만나는 일. 주로 윗사람과의 만남을 이른다라고 정의한다.독대는 기본적으로 신뢰와 비밀을 유지해야 하며 국가적.개인적 중대사를 결정하는 자리로 중요 정보가 오가기에 개인적인 친분관계가 중요하다. 이 세가지 조건이 맞춰져야 독대가 이루질 수 있다. 독대는 두 사람 사이의 깊은 유대감을 반영하고 때로는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개인적인 발전, 관계 개선, 혹은 국가, 개인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정치 분야에서 독대는 비공개 회의를 의미하며, 중요한 사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독대와 함께 따라오는 개념이 대면(對面)인데, 얼굴을 보고 주고받는 대화는 관계를 강화하고 신뢰를 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복잡하거나 민감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소통의 수단으로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정보가 쏟아지고 가짜뉴스가 판치는 정치권에 있는 인사들은 대면은 따뜻한 인간적인 접촉을 제공하고,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드는 중요한 수단이자 상대방에게 존중과 관심을 보여주는 행위로, 정치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 신경전은 주목할만 하다다. 검찰 선후배지간인데다 서울대 선후배지간으로 임기초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법무부장관으로 임명해 서로 신뢰가 깊은 돈독한 사이다. 김건희 여사가 부인이라면 한 대표는 형.동생 사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평소에도 여당 의원들을 자주 관저로 초청하고, 수시로 사람들을 만난다고 알려져 있는데 유독 한 대표와의 독대와 소통에 인색한 것은 필자로선 떠오르는 단어는 딱 하나다. 바로 김건희 여사다. 한 대표가 대통령의 오른팔이였다면 명실상부한 왼쪽팔은 김건희 여사다. 두 사람은 대통령 만드는데 검사팀과 정치외인부대의 김건희팀을 만들어 당선되는 데 크게 일조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서 보듯 국정운영에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명품백 사건이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혹으로 야권에서는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당 대표이자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인 한 대표로선 김건희 여사건을 대통령과 독대를 통해 풀 수밖에 없다. 한 대표는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총선 전후로 김건희 여사관련 경고 사인을 보냈지만 윤 대통령은 그때마다 부인을 감쌌다.

급기야 지난 총선에서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의혹까지 터지면서 국정운영뿐만 아니라 당 공천까지 영향을 미친 정황이 드러나면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대표와 김 여사의 공천 갈등이 존재했음을 간접적으로 짐작케 한다. 결국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심정으로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신청했지만 필자의 사고로는 김건희 여사의 반대로 윤 대통령은 거절했을 공산이 높아 보인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당시 좌희정-우광재가 최측근 인사 두 명이 있었다. 둘은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성공했지만 안 전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대선불법자금 10분의1발언으로 책임지고 임기초 감방에 갔고 이 전 지사는 승승장구했다. 둘은 대통령 만들기까진 협력관계였지만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보이지 않는 경쟁관계를 형성해왔다. 결국 윤-한 독대 무산 배경에 윤 대통령의 자진 기피보다는 한 대표를 견제하려는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공산이 높다. 김 여사건은 오직 윤 대통령만이 풀 수 있는 숙제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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