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혜수 기자] 5일 동안의 긴 추석 연휴가 끝이 났다. 여야는 각기 추석 민심을 달리 해석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추석 민심에 따라 ‘묻지마 특검법’의 굴레를 벗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민주당은 추석 민심이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폭발 직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가 추석 민심을 각기 서로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있는 가운데 추석 전후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나타난 민심을 추적해봤다.
- 윤 대통령‧국민의힘 위기, 지지율 동반 하락…“정부 출범 후 최저치” 속속 발표
- 차기 대권 ‘이재명 대 한동훈’ 양강구도 굳혀져, 제3의 도전자는 없나
2024년 추석 연휴 전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두드러진다.
여론조사 기관들 사이에서는 여권 지지 성향을 보이는 고령층과 보수층에서 지지세가 빠지면서 윤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차기 대권 지지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양강 구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최근 정국 현안과 관련해서는 의료 대란과 국민연금 개혁안 등에 민심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尹 지지율, ‘정부 출범 후 최저치’…갤럽에선 20%
추석 전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들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갤럽은 추석 연휴 시작 직전인 지난 13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갤럽이 지난 10∼12일 실시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은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하락한 20%, 부정 평가는 3%포인트 상승한 70%로 나타났다.
갤럽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번 긍정률 20%는 취임 후 최저치, 부정률 70%는 최고치”라면서 “70대 이상, 보수층 성향에서도 부정률 50% 내외”라고 분석했다.
리얼미터도 추석 연휴 기간 중인 지난 16일 윤 대통령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13일 진행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7.0%로 조사됐다.
이는 일주일 전 조사보다 2.9%포인트 하락한 수치이며 기존 주간 최저치였던 2022년 8월 1주 차 조사 당시 29.3%보다 낮은 결과다.
리얼미터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이념 보수층, 지지층 결집 약화로 지지선이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건희 여사 의혹과 채상병특검법 등을 놓고 야권의 강공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진작 낙관론과 궤를 달리한 추석 장바구니 체감 물가가 여론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일주일 전보다 2.6%포인트 상승한 68.7%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현 정부 출범 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기존 부정 평가 최고치는 지난 2022년 8월 1주차 조사(67.8%)였다.
여당도 尹과 동반 하락세…국민의힘 28%, 민주당 33%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민주당에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갤럽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28%, 민주당 33%, 조국혁신당 8%, 개혁신당 2% 등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직전보다 3%포인트 하락하며 현 정부 출범 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은 1%포인트 상승했다.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이 지난 12∼13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는 국민의힘 33.0%, 민주당 39.6%로 조사됐다. 일주일 전 조사와 비교해 국민의힘은 1.6%포인트, 민주당은 0.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은 직전 조사 대비 2.9%포인트 상승한 10.7%, 개혁신당은 0.1%포인트 오른 4.2%, 진보당은 1.3%포인트 하락한 0.9%를 기록했다.
차기 대권, 굳혀진 양강 구도 계속…이재명 29%, 한동훈 18%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대 한동훈’ 양강 구도가 굳혀지면서 다른 후보들은 한자릿수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2024년 추석 특집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이재명 민주당 대표 29%,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18%를 기록했다. 이어 홍준표 대구시장 6%, 오세훈 서울시장‧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각각 5%,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각각 3%, 김동연 경기도지사 2%,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1% 순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2.2%포인트) 결과에서는 이재명 44.5%, 한동훈 22.0%를 기록했다. 이어 조국 6.3%, 오세훈 4.7%, 이준석 4.4%, 원희룡 3.6%, 홍준표 3.2%, 김동연 2.9%, 안철수 1.3% 등으로 집계됐다.
‘2025년 의대 증원부터 재논의해야’ 51.3%, 정부 국민연금 개혁안 찬성 37%
최근 정국의 최대 현안인 의료 대란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협의체 관련 조사에서는 핵심 의제인 의대 증원 문제와 관련해 내년 증원 문제부터 재논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정부는 내년 의대 증원 문제는 재논의가 어렵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8~19일 이틀간 여야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할 과제에 대해 물은 결과(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2025년 의대 정원의 증원부터 재논의해야 한다’는 응답은 51.3%로 조사됐다.
반면 ‘2025년 의대 정원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2026년 증원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는 응답은 41.0%로 나타났다.
22대 국회의 최대 논의 과제 중 하나인 연금개혁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10∼12일) 조사에서 정부의 국민연금 개혁안에 대한 여론은 찬성 37%, 반대 41%로 조사됐다. 의견 유보는 21%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최근 민심은 윤석열 대통령이 물가 안정 등 서민 경제 관련 정책을 가장 우선시 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11∼12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경제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물가 안정 등 서민 경제 관련 정책’이라고 답한 응답이 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소기업, 소상공인 지원 정책’ 9%, 부동산 관련 정책 8%, 연구개발 지원 정책 6%, 수출기업 지원 정책‧금리환율 정책 각각 5% 등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추석 민심을 각기 달리 해석하며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지난 18일 논평을 통해 “하나같이 국회가 소모적 정쟁을 멈추고 먹고사는 문제에 매진하라고 하셨다”며 “민주당이 추석 민심을 제대로 들었다면 묻지마 특검법의 굴레를 벗고 민생 현안 논의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2024년 추석 민심은 폭발 직전의 활화산 같았다. 물가 폭탄에 내수 침체로 먹고 살기가 정말 죽을 만큼 힘든데, 상상도 못 한 의료대란에 응급실 뺑뺑이까지 겹쳐서 아플까 봐, 다칠까 봐 몸을 최대한 사려야 되는 현실이 말 그대로 생지옥 같다는 아우성이 넘쳐났다”며 “활화산 같은 분노는 하나같이 대통령 부부를 향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