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줄을 서서 먹는 맛집도 손님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핵심 상권의 대형 매장은 운영비용을 감당 못 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라는 볼멘소리가 들리고 있을 정도로 외식업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최근 저가 업종이 뜨고 있다.

외식비용을 한 푼이라고 아끼려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유인하면서, 불황 속 ‘나 홀로 호황’을 이루는 점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민 최애 간식으로 치느님으로 불리는 치킨 값이 2만 원을 넘어 3만 원대를 바라보면서 너무 비싸다는 소비자의 원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이때, 덤브치킨은 그 절반 값도 안 되는 후라이드 한 마리 가격이 단 9900원 하는 치킨전문점 프랜차이즈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양념치킨, 갈릭소이치킨, 스위트크림치킨, 치즈스노우치킨, 반반치킨, 고추퐁닭치킨, 파무침치킨, 콘소메치킨, 고추마요치킨 등도 1만 원 초반에 판매한다. 모든 치킨 메뉴가 국내 최저가고, 맛도 좋고 양도 많은 편이다.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해 국내산 9호 닭 냉장육을 사용하는 체인점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치킨의 본고장 대구광역시를 중심으로 14개 점포가 모두 월평균 매출이 4000만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덤브치킨은 체인점 창업비용도 낮다. 본사가 초기 가맹점 개설 노마진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가맹점 창업비용은 33㎡(약 10평) 기준 3000~4000만 원이면 되고 점포 구입비를 포함해도 7000~8000만 원의 소자본 창업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로써 가맹점의 창업 투자금액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개월이면 된다는 것이 본사 측의 설명이다. 

- 해남 묵은지 베이스로 하는 가심비 높은 식당 등장

김치옥은 해남 묵은지 김치를 주 베이스로 하는 가심비 높은 한식당이다. 점심은 김치찌개와 김치찜을 주 메뉴로 하고, 저녁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가성비와 가심비 높은 김치 삼겹살, 목살, 가브리살 등을 솥뚜껑 구이로 판매한다. 김치옥은 100% 국내산 재료만 사용하며, 김치 원산지와 제조 일자를 매장에 공개하는 ‘김치 실명제’를 통해 고객과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김치옥의 가장 큰 장점은 초저가 가성비 높은 메뉴다. 어깨살과 삼겹살을 반반씩 섞어서 500g에 3만 원 중반대로 판매하는데 저녁 피크타임에는 줄 서서 먹는 점포로 대박을 치고 있다. 가심비에 가성비를 더하니 고객 반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김치옥 관계자는 “가맹점은 투자금 대비 수익성이 높은 지역 위주나, 점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임대료가 싼 2층 점포에서도 장사가 잘 되는 상권 위주로 입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에 본사를 둔 저가 고깃집 브랜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미진축산은 소, 돼지, 닭 등의 특수부위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고깃집 브랜드로 2019년 부산에서 시작해 지금은 국내 150여 개, 부산에서만 70여 개에 달하는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품질 좋은 수입고기를 100g당 생삼겹살을 초저가 수준으로 판매한다. 본사가 수입고기 유통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서 시중 고깃집에서 가격이 1만 원 내외인 것을 유통단계를 줄여서 초저가로 각 가맹점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에서는 삼겹살(1인분 200g 기준)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2만 원을 돌파하면서 수도권 미진축산 매장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 피크타임에는 긴 줄을 설 정도로 대박 점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또한 미진축산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홍콩 샤틴에 해외 첫 매장을 열었으며, 오는 11월 라오스 진출도 준비 중이다. 

가격을 낮춘 스몰 이자카야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치마이생은 ‘Japanese Beer Bar’ 컨셉을 도입하고 기존 이자카야와 차별화를 둔 맥주 브랜드로 가격파괴 전략을 앞세워 주점 프랜차이즈 창업시장에서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 가격 파괴 전략을 전면에 내세워

메뉴도 전기구이통닭, 닭꼬치, 닭날개튀김 등 생맥주에 어울리는 안주와 JMT철판닭갈비, 접시스끼야끼, 달콤꿔바로우, 바삭고추 유린기 등 가성비 퓨전요리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서 방문 고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치마이생은 활발하게 가맹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창업 및 업종변경 희망자 대상으로 창업비용 지원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관계자는 “가맹비 1,000만원 전액면제, 물류보증금 300만원 면제, 오픈지원금 300만원 면제 등 1,600만원 상당의 가맹점 창업비용 절감 혜택을 제공한다”라며, “아울러 무이자대출 최대 5천만원, 각종 시설물 렌탈서비스 최대 1억원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인기 있는 저가 스몰 이자카야는 생마차, 단토리 등이 있다. 

이처럼 장기 불황 시대에 초저가 브랜드는 고객의 마음을 끌면서 당분간 더욱 성장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너무 가격에만 초점을 맞추고 기대한 만큼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면 금방 고객의 관심이 쉽게 꺾이기도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어떤 가격을 매기든 그 이상의 만족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초저가 브랜드들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